[단독] 조현범 "도와주는 분 많아···거의 다 끝났다"
"아버지가 평생 일궈 놓은 사업,
사모펀드가 가져가는 것 용납 못해"
"MBK의 '아닌 말고 식' 투자 위험,
소액 투자자들도 유의할 필요 있어"
"제 주변에 도와주는 분들 많아,
사실상 끝나, 별다른 대응 계획 없어"
14일 오후 6시 45분 서울중앙지방법원 311호 법정. 공판을 마치고 나온 조현범 한국앤컴퍼니(000240)(한국타이어 지주회사) 회장은 이날 장시간 이어진 재판 탓에 다소 지친 모습이었다. 하지만 기자가 다가가 질문하자 웃음을 잃지 않으며 적극적으로 답변을 이어갔다. 검은색 롱코트에 흰색 와이셔츠, 먹색 넥타이를 한 조 회장은 “(MBK파트너스와 조현식 고문 측의 공개매수와 관련해) 재정적으로나 구조적으로 무리수라는 게 투자은행(IB) 업계의 정론”이라고 강조했다. 이날 한국앤컴퍼니 지분 2.72% 매입 사실을 공개하며 자신의 백기사로 나선 아버지 조양래 명예회장의 결정에 대해선 “평생 일궈 놓은 사업을 사모펀드에 넘기는 것인데, 저라도 그렇게 했을 것”이라며 목소리를 높였다.
다음은 조 회장과의 일문일답.
-조양래 명예회장이 지분 2.72% 매입 사실을 알렸다. 이에 대한 입장은.
“아니요 없습니다 (웃음)”
-조 회장의 지분 매입, 사전에 얘기된 것인가.
“부친께서는 회사를 다른 펀드 회사에게 넘긴다고 하니까 당연히 평생 일궈놓은 사업을 그렇게 하는 것은 어느 누구도, 저라도 그렇게 할 것 같다 (웃음)”
-이날 오전 공판 참석 길에 소액 투자자 피해 우려를 언급했다. 걱정하는 주주에게 한 마디 한다면.
“투자를 하는 것은 자유이지만, 상당히 위험이 따르는 투자다. 구조적으로는 사실 MBK쪽에서는 ‘아닌 말고 식’으로 해도 리스크가 없다. (소액 투자자들이) 유의하셔야 할 것 같다.”
-경영권 방어 준비는 어떻게 되고 있나.
“주위에 도와주시는 분들이 많다.(웃음) 부친께서도 계시다. 사실 어떻게 보면 재정적으로, 인베스트먼트뱅킹(IB)에서 보는 관점에서 (MBK 측의 공격은) 구조적으로 무리수라는 게 정론이다. 이것 때문에 개인 투자자 분들이 피해 안 봤으면 좋겠다. 저희도 일말의 책임을 느끼고 있다.”
-앞으로 대응 계획은.
“대응 계획 별 문제 없다. 저희는 거의 다 끝났는데. (웃음). 고맙습니다”
조양래 한국앤컴퍼니(옛 한국타이어그룹) 명예회장이 지분 2.72%를 사들이며 차남 조현범 회장의 백기사로 등판했다. 사모펀드(PEF) 운용사 MBK파트너스의 경영권 공격을 방어하기 위해 약 570억 원의 사재를 투입한 것이다.
1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조 명예회장은 7일 한국앤컴퍼니 주식 258만 3718주(2.72%)를 장내에서 주당 2만 2056원에 취득했다. 금액으로는 569억 8648만 원어치다. 조 명예회장이 한국앤컴퍼니의 지분을 취득한 것은 2020년 6월 이후 3년 6개월 만이다. 당시 조 명예회장은 차남인 조 회장에게 자신의 보유 지분 전량(23.59%)을 시간 외 대량 매매(블록딜) 방식으로 넘기고 경영 일선에서 물러났다.
조 명예회장의 등장으로 조 회장은 기존에 보유한 지분 42.03%에 더해 우호 지분을 44.75%로 높이게 됐다. 5%가량의 우호 세력만 추가 확보하면 경영권을 안정적으로 지킬 수 있는 셈이다.
MBK는 조 명예회장의 장남 조현식 한국앤컴퍼니 고문, 차녀 조희원 씨와 연합해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확보하기 위한 공개매수를 진행하고 있다. 두 사람의 지분은 각각 18.93%, 10.61%로 총 29.54%다. MBK는 24일까지 주당 2만 원에 지분 20.35~27.32%를 사들일 계획이다. 공개매수가 성공하면 MBK는 우호 지분을 최소 50% 이상으로 늘려 한국앤컴퍼니 경영권을 가져올 수 있다.
공개매수 발표 후 한국앤컴퍼니 주가는 계속 2만 원을 웃돌고 있다. 이날도 종가 기준 2만 1150원을 기록했다. 주가가 2만 원 아래로 내려가지 않으면 MBK의 공개매수는 실패할 가능성이 크다.
업계의 관심은 MBK가 공개매수 가격을 올릴 것인지에 집중된다. MBK가 공개매수 단가를 올릴 수 있는 시한이 임박했기 때문이다. 공개매수하는 주식의 매수 단가를 바꾸려면 신고서 정정을 매수 종료 10일 전까지 해야 하는 만큼 24일 마감하는 이번 공개매수의 시한은 15일이다. 아직 MBK 측은 공개매수 가격 상향을 검토한다는 입장을 내지 않았다.
MBK가 공개매수 단가를 올릴 경우 조 회장 측도 반격 카드를 꺼낼 것으로 예상된다. 앞서 조 명예회장은 “평생 일군 회사를 사모펀드에 내줄 수 없다”며 MBK가 공개매수 인수 가격을 올릴 경우 직접 관여하겠다는 의사를 밝혔다. 조 명예회장은 경영권 승계 과정에서 최소 3000억 원 이상의 자금을 확보했기 때문에 지분을 추가 매입할 여력이 충분하다.
조 회장이 이날 “도와주는 분들이 많다”고 언급한 점을 고려하면 우호 지분을 이미 확보했다는 해석이 가능하다. IB 업계에서는 hy(옛 한국야쿠르트), 극동유화 등을 조 회장의 백기사 후보로 분류한다.
노해철 기자 sun@sedaily.com유창욱 기자 woogi@sedaily.comCopyright © 서울경제.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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