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단독] 주가조작 뒤에 '허위 보도자료'…금감원, 홍보대행사 압수수색

박준우 기자 2023. 12. 14. 20:51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앵커]

특정 바이오 업체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가짜 보도자료를 뿌린 혐의로 한 홍보대행사가 금융감독원 조사를 받고 있습니다. 이 바이오 업체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사건을 벌인 주범과도 관련이 있는 것으로 확인됐습니다.

박준우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서울 여의도의 한 홍보대행사입니다.

금융감독원은 최근 이곳을 압수수색했습니다.

문제가 된 건 한 바이오 업체에 대한 호재성 보도자료들이었습니다.

미국 식품의약국 FDA에서 의료기기 승인도 받고 제품 생산라인도 갖췄다는 내용 등이 들어갔습니다.

지난해 세원이앤씨라는 플랜트 업체가 수십억 원을 투자한 곳이기도 합니다.

[홍보대행사 관계자 : 저희는 뭐 여하튼 회사(세원이앤씨)에서 주신 내용으로 보도를 했고요.]

바이오 업체의 사무실 앞입니다.

이 업체가 개발한 의료기기와 관련한 기사를 보면 피부재생과 탈모, 치매, 암까지 치료 효과가 있는 것처럼 묘사되고 있습니다.

실제로 그런지 이 바이오 업체 관계자를 만나서 확인해보겠습니다.

[바이오 업체 관계자 : 레지스트레이션(등록)이 맞죠. 승인은 식약처가 하는 과정이랑 비슷하게 시간이 좀 더 걸리는 거죠. 정확한 표현이 아니었던 거로 기억해요.]

임상을 거쳐 치료 효과를 입증해야 하는 승인이 아니라 단순한 등록이었던 겁니다.

바이오 업체에 원천 기술을 넘긴 교수도 "기사가 틀린 내용이라 정정을 요청했었다"고 밝혔습니다.

금감원은 세원이앤씨의 주가를 띄우기 위해 의도적으로 이런 자료를 낸 걸로 판단하고 있습니다.

실제로 보도가 나올 무렵인 지난해 7월부터 9월 사이 주가는 두 배 넘게 오르기도 했습니다.

금감원은 세원이앤씨의 실소유주이자 기업사냥꾼으로 통하는 양모 씨가 조작의 배후에 있는 걸로 보고 있습니다.

특히 양씨는 영풍제지 주가조작 주범인 이모 씨가 영풍제지를 인수할 때 세원이앤씨 회삿돈으로 70억 원을 빌려주기도 했습니다.

[세원이앤씨 관계자 : 저희는 답변을 공식적으로 드릴 건 없습니다.]

현재 세원이앤씨는 감사의견 거절 판정을 받고 지난 4월부터 거래가 정지돼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김현주]

Copyright © JTBC.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