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교폭력 피해자 3명 중 1명 "처벌보다 진정한 사과 더 원해"
학교 폭력은 드라마의 단골 소재가 됐습니다. 올 상반기 학교 폭력이 얼마나 잔인한지 묘사한 드라마를 많은 사람들이 찾아보면서 사회적 관심도 어느 때보다 커졌죠. 이 시기에 정부가 초중고 학생들 대상으로 실태조사를 했는데 학교 폭력을 당했다는 답변이 1.9%, 6만명에 가까운데 10년 만에 최대치입니다. 코로나 기간에 따로 떨어져 지낼 땐 부딪힐 일이 확 줄었죠. 그런데 다시 한 교실에 모여 지내니 실제 때리고 아프게 하는 식의 신체 폭력이 다시 늘었습니다. 왜 친구를 괴롭히고 때렸냐 물어보면 가장 많이 나오는 답변은 이렇습니다. "그냥 그랬다" "장난이었다"는 겁니다. 드라마 주인공처럼 학교 폭력 피해자 대부분이 제대로 된 사과를 받지 못하고 이게 트라우마로 남게 된다고 합니다.
임예은 기자가 취재했습니다.
[기자]
고등학생 시절 시원씨(가명)는 1년 가까이 같은 반 친구에게 수차례 폭행을 당했습니다.
20대 중반이 된 지금도 그때의 기억은 선명합니다.
[김시원 (가명) : 그걸로 인해서 조금 이제 극단적인 선택까지 갔었기 때문에 평생 잊지 못하겠죠. 아마 무덤에 들어갈 때까지…]
시원 씨가 바란 건 진심 어린 사과였습니다.
[김시원 (가명) : 조금 많이 안타까운데 (사과를) 받은 적은 없었습니다. 큰 다른 이유적으로 이제 트라우마가 될 수도 있죠.]
학교폭력 피해를 입은 학생 3명 중 1명은 가해 학생의 반성과 사과가 가장 필요하다고 했습니다.
가해 학생에 대한 처벌(19.8%)보다 이걸 더 원한 겁니다.
하지만 현실은 그렇지 않았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내가 이렇게 하는 행동에 대해 미안하다고 얘기하지 않으면 어떤 가해 조치가 내려지더라도 피해 학생 마음은 회복되지 않는 경우들이 많다.]
게다가 가해 학생은 같은 반 학생이 절반 가량이고, 피해는 교실에서 가장 많이 벌어지는 탓에 가해 학생의 시선에서 벗어나기 힘듭니다.
이 때문에 피해자들은 단순한 처벌만으론 심적 고통을 치유할 수 없다고 했습니다.
교육부가 올해 초 학교폭력 대책을 발표했지만, 다소 미진하다는 지적이 나옵니다.
[최선희/푸른나무재단 상담본부장 : 피해 학생이 얼마나 회복됐는지 그다음에 이것을 알아볼 수 있는 이런 구체적인 지표가 현재는 없어서 이런 부분들도 (필요합니다.)]
[김시원 (가명) : 어떤 인성이어야 되고 어떤 도덕심을 가져야 된다. 이런 것들을 당연하게 알려줘야 된다고 생각을 해요.]
진정한 사과를 할 줄 아는 법, 피해자 상처를 조금은 아물게 할 수 있습니다.
[영상디자인 신하경 / 영상자막 김형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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