우승드라마 쓴 크라운해태 “심장 터질듯 기뻐, 내색 안했지만 속으로 단단히 마음 먹었다”

황국성 MK빌리어드 기자(ceo@mkbn.co.kr) 2023. 12. 14. 19: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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웰컴저축은행 팀리그 4라운드 우승 기자회견
김재근 “자력우승 큰 의미, 백민주 오태준 수훈갑”
백민주 “마지막 6세트엔 스코어도 상대도 안보여”
오태준 “1세트 럭키샷에 운 따른다 생각”
“5라운드에선 전술 다변화, 정규리그 1위 목표”
NH농협카드를 꺾고 웰컴저축은행 팀리그 4라운드 우승을 차지한 크라운해태 선수들이 우승트로피를 들고 포즈를 취하고 있다. (사진=PBA)
세트 스코어 3:2에서 맞은 6세트 크라운해태라온 주자는 백민주였다. NH농협카드그린포스에

선 김민아가 나왓다. 초반부터 뱅크샷으로 경기 주도권을 잡은 백민주는 경기 내내 굳은 표정

이었다. 팀 우승을 위해서는 반드시 이겨야할 세트였다. 그 책임이 너무 컸다. 마침내 횡단샷

으로 9점째를 올리며 팀우승을 확정짓고 나서야 팀원들과 기쁨을 나눴다.

13일 밤 ‘23/24시즌 웰컴저축은행 팀리그 4라운드’ NH농협카드와 크라운해태의 우승 결정전은 크라운해태에게 절대적으로 불리한 경기였다. 승점 3점차(NH농협카드 16점, 크라운해태 13점)여서 반드시 이겨야하고, 아울러 6세트 이전에 승리해야 했다. 더욱이 상대가 올시즌 최강을 넘어 무적 행보를 보이고 있는 NH농협카드였다.

그러나 스코어는 세트스코어 3:2가 됐고, 우승의 결정적 키를 쥔건 백민주였다. 백민주가 6새트 내내 굳은 표정을 지은건 당연했다.

우승 직후 주장 김재근은 인터뷰하면서 연신 미소를 감추지 못했다. 탄탄한 전력에도 번번이 우승 직전에서 무너진게 벌써 6번이나 된다. 21/22시즌 4라운드 우승 이후 무려 2년 1개월만의 정규리그 우승이다.

우승 이후 기자회견에서 크라운해태 선수들은 “아쉬움과 절실함을 내색하진 않았지만 마음 속으로는 각오를 단단히 했다”고 입을 모았다. 크라운해태 선수들의 기자회견 내용을 소개한다.

▲오랜만에 팀리그 정규리그에서 우승트로피를 들었다.

△김재근=너무 기쁘다. 마치 심장이 터질 듯하다. 팀원들이 그동안 노력하며 한 단계씩 성장해 온 모습들이 오늘 좋은 결과로 이어졌다. 물심양면 지원해주신 크라운해태 윤영달 회장님께도 감사하다는 말씀을 드리고 싶다.

△김태관=우승해서 정말 기쁘다. 나도 맡은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려 하고 있고, 형 누나들을 믿고 잘 따라가고 있다.

△오태준=1~3라운드 결과가 아쉬웠는데 이번에 극적으로 우승해서 너무 기쁘다.

△백민주=우승도 기쁜데 MVP까지 받아 두배로 기쁘다. 매번 NH농협카드와 경기에선 내가 부진해서 지곤 했다. 이번에도 2세트 때 내가 한 점도 못 내 ‘또 나 때문에 지는 건가’라고 생각했는데 6세트(단식)에서 부진을 만회하고 이겨서 좋다.

△임정숙=더할나위 없이 기쁘다. 팀원들 한 명 한 명 다 최고였다. 모두 응원도 열심히 했다. 특히 6세트 어려운 상황을 극복한 백민주 선수에게 정말 고생했다고, 잘했다고 말해주고 싶다.

△마르티네스=팀으로 처음 우승 트로피를 들어올려 기쁘다. 특히 지난 1~3라운드에서 아쉽게 우승을 놓쳤다가 이번에 우승해 더욱 기쁘다. 5라운드에서도 우승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백민주가 6세트를 따내며 우승을 확정짓자 크라운해태 선수들이 하이파이브하며 기뻐하고 있다. (사진=PBA)
▲우승 원동력은 뭐라 생각하나.

△김재근=무엇보다 팀원들이 포기하지 않고 최선을 다해온게 결실을 맺었다. 특히 이번 라운드에선 우리 팀원들이 합심해 자력으로 우승을 확정했다는 게 더 큰 의미로 다가온다.

▲오늘 경기를 앞두고 팀원들에게 어떤 이야기를 했는지.

△김재근=현재 정규라운드 전체순위가 2위에 올라있으니 (이번 경기 결과와 상관없이)포스트시즌에 진출할 수 있다고 생각하고, 좀 더 편안한 마음으로 경기하자고 했다.

▲포스트시즌 티켓을 따는데 우승하고 안하고는 차이가 있지 않나.

△김재근=물론이다. 만약 정규리그 성적으로만 포스트시즌에 진출했다면 좀 떨떠름했을 것이다. 크라운해태 상징도 왕관이 아닌가. 팀원 모두 왕관을 한번 써보고 싶었을 것이다. 모두 말로 내색은 안했지만 마음 속으로는 각오를 아주 단단히 하고 경기에 임했던 것 같다.

▲1세트 때 럭키샷이 승리에 중요한 역할을 했는데.

△오태준=의도한 건 아니었다. 떨떠름하면서도 기분이 좋았다. 마지막 2점짜리 포인트였는데, 득점 되는 순간 ‘오늘 느낌이 좋다. 운이 좀 따르겠구나’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후 전체적으로 우리 팀에 운이 따랐다.

▲6세트에서 지면 우승이 무산되는 상황이었다. 부담이 컷을텐데.

△백민주=당연히 부담이 컸다. 특히 이전 NH농협카드와의 경기에선 내가 다 망쳐 놓은 적이 몇 번 있어서 더 부담이 됐다. 상대도, 스코어도 안 보일 만큼 정말 힘들었다. 그렇지만 그래서 더 이기고 싶었다.

▲이번 라운드 수훈갑을 꼽자면.

△김재근=백민주 선수는 MVP가 됐다. 그 다음으로는 오태준 선수를 꼽고 싶다. 오태준 선수가 팀에 오면서 백민주 임정숙 선수가 눈에 띄게 발전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올 시즌 팀 상승의 원동력 중 하나라 생각한다.

▲무조건 승점3으로 이겨야하는 경기였는데, 언제 우승 확신이 들었나.

△김재근=경기 끝나는 순간까지도 확신할 수가 없었다. 4세트에서 우리가 이겨 세트스코어 2:2 동점이 되고, 다음 5세트에 내가 출전할 때 ‘너만 잘하면 된다. 재근아’라고 속으로 되뇌었다. 돌이켜보면 4세트 승리가 우승을 결정짓는데 결정적이었다고 생각한다.

▲4라운드에서 가장 상대하기 어려웠던 팀은.

△김재근=아무래도 NH농협카드다. 상승세가 무시무시했고, 워낙 강팀이기에 오늘 경기 전부터 주눅이 든 느낌도 있었다. 그렇지만 팀원 모두 뚜껑은 열어봐야 안다고 생각하고 경기에 임했다.

▲크라운해태는 팀리그에서 외국인 선수가 한 명 뿐인 유일한 팀이다. 팀원과의 교류에 문제는 없는지. 또 크라운해태만의 장점은.

△마르티네스=팀원과의 교류나 소통에 전혀 문제가 없다. 나 스스로도 한국어를 배우려 노력하고 있고, 아직 잘 하진 못하지만 단어를 많이 알기 때문에 대략 어떤 뜻인지 안다. 팀원들도 대부분 영어를 잘 알아듣는다. 팀원들이 나를 많이 배려해준다. 특히 나를 배려해 내가 원하는 레스토랑에 가기도 한다. 우리 팀 모두 한 몸처럼 가깝고 친하게 지내는게 우리 팀 장점이라 생각한다. 이런 유대감이 연습을 통해, 경기를 통해 성적으로 이어지는 것 같다.

▲남은 5라운드에 대한 계획과 목표는

△김재근=포스트시즌 진출권을 확보한 만큼, 5라운드에선 좀 더 다양한 전략을 짜 볼 생각이다. 물론 우승도 놓칠 수 없다. 5라운드에서도 최선을 다해 정규리그 1위도 노리겠다. [김동우 MK빌리어드뉴스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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