고금리에 빛 못보고 있었는데…삼성전자·네이버 이번엔 믿어볼까

명지예 기자(bright@mk.co.kr), 임영신 기자(yeungim@mk.co.kr), 문가영 기자(moon31@mk.co.kr), 안갑성 기자(ksahn@mk.co.kr) 2023. 12. 14. 19:12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美 금리인하시사에 코스피 1.3% 상승
“원화값 1280원대 오를 가능성 있어”
엔화 가치도 상승...100엔당 913.67원

◆ 美 금리동결 ◆

코스피가 14일 미국 긴축 종료 기대감에 1% 넘게 상승해 2,540대로 올라섰다. 이날 코스피 종가는 전장보다 33.52포인트(1.34%) 오른 2,544.18로 집계됐다. [사진 = 연합뉴스]
미국 연방준비제도(연준·Fed)가 예상보다 강한 수준의 비둘기파 신호를 내놓으면서 국내 증시도 환호했다. 14일 코스피는 1.3% 상승한 2543.35로 장을 마쳤다. 이번주 들어 상승폭이 가장 컸다.

금리인하에 대한 기대감이 커지자 그간 고금리 여건에 낙폭이 컸던 성장주가 다시 힘을 받았다. 이날 카카오 주가는 전 거래일 대비 6.7% 오른 5만5400원에 마감했다.

증권업계에서는 국내 증시가 연말까지 순항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전문가들은 성장주 외에도 현재 수출 회복을 주도하고 있는 반도체, IT(정보기술), 전기전자 업종이 유리할 거라고 내다봤다.

김지산 키움증권 리서치센터장은 “연말까지 큰 걸림돌은 해소됐다고 판단되며 저점을 높여가는 수준에서 완만하게 상승할 걸로 보인다”며 “대주주 양도세 완화 여부에 따른 변수와 지정학적 리스크가 있어 성장주나 반도체 등 대형주 위주가 유리하다”고 말했다.

금리 인상이 종료됐다는 신호가 강해진 영향으로 국고채도 강세를 나타냈다. 추후 금리가 하락하면 채권 가격은 상승하며 더 많은 이익을 얻을 수 있다.

14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이날 오전 국고채 3년물 금리는 전날보다 0.23%포인트 하락한 연 3.235%로 집계됐다. 5년물 금리는 전날 대비 0.226%포인트, 10년물은 0.194%포인트 내렸다. 장기물 금리도 마찬가지였다. 30년물과 50년물 금리는 각각 전일 대비 0.159%포인트 하락했다.

다만 현재 시장의 기대감이 과도하다는 우려도 나왔다. 백윤민 교보증권 연구원은 “최근 시장이 반영하는 기준금리 인하 수준은 다소 과하다”며 “내년 연준의 통화정책 전환은 경기부양 성격보다 과하게 조여있던 금융 여건을 일부 완화해 경제가 연착륙하도록 하는 게 일차적 목표일 것”이라고 말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원화값이 급등했다. 이날 서울외환시장에서 달러당 원화값은 전 거래일보다 24.5원 오른 1295.4원에 거래를 마쳤다. 미 연준이 시장 예상보다 강한 비둘기파적 입장을 보이면서 달러화가 급락하며 원화 강세가 나타났다는 분석이다.

백석현 신한은행 이코노미스트는 “미 연준이 금리인하 논의를 시작했다고 처음으로 밝히는 등 금융시장이 원하는 답을 내놨다”며 “연말까지 시장심리를 되돌릴만한 큰 변수가 없기 때문에 원화값이 1280원대까지 오를 가능성이 있다”고 말했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이코노미스트도 “미 연준이 시장에 크리스마스 선물을 미리 줬다”며 “고금리에 상품에 예치된 자금이 채권이나 주식으로 이동하는 머니무브 현상이 두드러지고, 이는 달러화의 추가 약세 압력으로 작용할 것”이라고 내다봤다.

엔화와 달러화 [로이터 = 연합뉴스]
이날 원화보다 엔화 가치가 상대적으로 더 급격하게 오르면서 100엔당 원화값은 장 마감시간인 오후 3시 30분 기준 전날보다 8.17원 하락한 913.67원을 기록했다.

미국에서도 올 연말부터 내년 초까지 미국 증시가 견조한 흐름을 보일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연말 쇼핑시즌이 겹치면서 올해도 ‘산타랠리’가 재현될 것이라는 기대도 형성되고 있다. 시장에서는 역사상 가장 빠른 속도로 기준금리 인상을 끝낸 연준이 다시 금리인하로 접어드는 중요한 전환점을 돌았다고 보고 있다.

윌리엄 더들리 전 뉴욕연은 총재는 블룸버그TV에 “파월 의장은 통화정책 효과가 긴 시차를 두고 지연될 수 있다고 말했지만, 금융 환경은 불과 몇 달 전보다 훨씬 더 완화적이 됐다”며 파월 의장의 기자회견 발언이 “기본적으로 불 붙은 시장에 기름을 더했다”고 평가했다.

에릭 베일리 스튜어드 파트너스 글로벌 자산관리 전무는 “투자자들이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났다는 확신이 더 커졌다”며 “고금리로 타격을 입은 주식이 회복되기 시작했고, 내년 금리 인하 가능성이 높아진 건 주식에도 도움이 될 것”이라고 평가했다.

한편 HSBC는 이날 S&P500 지수가 내년 5000선까지 오를 것이라는 장밋빛 전망을 내놨다.

니콜 이누이 HSBC 글로벌 리서치 주식전략책임자는 보고서를 통해 “급격한 경기침체가 없는 인플레이션 둔화를 전제로 첫 금리인하는 3분기에 이뤄질 것”이라며 역사적인 상승 가능성을 감안하면 5600선도 넘을 수 있다고 분석했다.

앞서 월가의 대표적 강세론자인 톰 리 펀드스트랫 대표도 S&P500지수가 5200P까지 상승할 것으로 전망했다.

이미 금리 인상 사이클이 끝에 접어들었다는 기대감에 따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 셧다운 리스크 등 부정적인 이슈가 미 증시에 미치는 영향은 제한되고 있는 상황이다.

다만 연준의 피봇(금융정책 방향 전환)에 대한 기대감이 일부 시장에 선반영됐다는 지적도 나온다. 박석중 신한투자증권 연구위원은 “그간 시장을 지배했던 피봇 기대감이 유지되겠지만 적정 가격에 대한 논쟁이 있을 수 있다”며 “산타랠리 연장 위해서는 향후 경제, 고용, 기업이익 향방이 중요하다”고 밝혔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