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韓·美 금리인하 언제쯤…] 고개 든 비둘기… 美 `내년 3월 인하설`에 韓은 7월 동참 유력

이윤희 2023. 12. 14. 19:0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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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롬 파월, 긴축사이클 종료 시사
美연준, 내년 말 4.6% 내려 제시
韓, 경기·고물가·가계부채 변수
제롬 파월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 연합뉴스

미국의 중앙은행인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1년 넘도록 이어진 긴축 사이클을 사실상 종결했음을 시사했다.

이제 관심은 기준금리 인하시기에 모아진다. 일각에서는 '내년 3월 인하설'까지 나온다. 한국은행도 연준의 움직임을 주시하며 금리인하를 고민하게 될 것으로 보인다. 국내 전문가들은 한은도 내년 7월 쯤 기준금리 인하에 동참할 것으로 보고 있다.

연준은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13일(현지시간) 정책금리를 5.25~5.50%로 만장일치 동결했다고 밝혔다. 이로써 한미 금리 차는 사상 최대인 2%(p)를 유지했다.

함께 제시한 점도표(금리 전망을 점으로 표시한 도표)에서는 내년 말 예상 금리(중간값)를 9월 제시한 5.1%에서 4.6%로 내려 제시했다. 현재 금리를 정점으로 보고 한 번에 0.25%포인트(p)씩 인하한다고 가정할 경우 4.5~4.75%까지 총 세 차례 내린다는 의미다.

연준은 이날 성명문과 함께 공개한 경제전망요약(SEP)에서 올해 기준금리 전망치를 9월 제시한 5.6%에서 5.4%로 수정했다. 현재 5.25~5.5%에 부합하는 수치다.

아울러 물가는 더욱 안정될 것으로 봤다. 내년 미국 개인소비지출(PCE) 인플레이션 상승률 예상치를 석달 전(2.5%)에서 2.4%로 소폭 낮췄다.성장 전망의 경우 올해 국내총생산(GDP) 상승률이 9월 2.1%로 전망한데서 이날 2.6%로 상향 수정했다. 내년 성장률은 9월 1.5%에서 이날 1.4%로 낮춰 잡았다. 특히 실업률 전망은 올해 3.8%, 내년 4.1%로 기존과 동일하게 유지하면서 고용이 크게 약화되지 않는다고 봤다.

연준은 성명문에서 "올바른 통화정책 기조를 평가하기 위해서 위원회는 계속해서 경제 전망과 새로운 정보의 경제 영향을 모니터링할 것"이라며 "위원회는 목표 달성을 저해할 수 있는 리스크가 발생할 경우 통화정책의 스탠스를 적절히 조정할 준비가 돼 있다"고 말했다.

연준은 미국 경제와 관련해 '3분기 경제활동이 강한 속도로 확장됐다'는 평가에서 '성장이 3분기 강한 속도로부터 둔화되고 있다(has slowed)'고 수정됐다. 물가는 기존 '높게 유지'에 '금년 중 완화'(has eased over the past year)가 추가됐다. 특히 추가 긴축에 대해선 'any'라는 제한적 표현이 추가됐다. 추가인상 여지가 담긴 문구에 새로운 표현 'any'를 추가함으로써 긴축 사이클의 종료 가능성을 강하게 시사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 역시 연준의 기준금리가 고점이나 고점 부근에 도달했다며 이날 회의에서 언제 금리 인하를 시작할지에 관한 논의가 이뤄졌다고 인정했다. 물가상승률이 목표치인 2%까지 떨어지기 전에 금리 인하에 나서는 것에 대해 파월 의장은 "그러면 너무 늦다"고 답했다.

기자회견에서 파월은 "금리 인상이 기업 투자를 억제하고 있음을 시사한다"고 말했다.

파월 의장은 "인플레이션 하락세는 아직 승리를 선언하기엔 시기상조"라면서도 "정책금리는 상당히 제약적인 영역에 있고, 현재 최종금리 수준에 와 있다"고 전했다. 그는 "연준이 금리 인하에 대한 적절한 시점을 논의하기 시작했다"며 "분명히 오늘 회의에서 논의한 주제"라고 밝혔다.

다만 내년 긴축이 이어질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았다. 파월 의장은 "위원들은 금리를 추가로 인상하는 게 적절할 것 같지 않다고 판단하지만, 그 가능성을 테이블에서 배제하고 싶어하지도 않는다"며 "필요하다면 정책을 더 강화할 준비가 돼 있다"고 설명했다.

시장은 연준이 사실상 긴축을 종료했다고 판단했다. 이날 뉴욕증시에서 3대 지수는 일제히 1%대 상승했고 다우지수는 사상 최고치를 경신했다. 가상자산시장에선 비트코인이 장중 4%대 반등했고 이더리움도 3%대 올랐다. 2년물과 10년물 미국채 금리는 급락했다. 채권 금리와 가격은 반대로 움직인다.

박상현 하이투자증권 연구원은 "이번 FOMC 회의 결과는 미 연준과 금융시장의 생각이 일치하고 있음을 보여줬다는점에서 무엇보다 긍정적으로 평가된다"며 "미국 경기의 연착륙과 디스인플레이션 가능성이 커지고 있음을 시사하는 동시에 조기에 금리인하에 나설 수 있음을 동시에 보여줬다"고 평했다.

이어 "물론 4차례 정도의 금리인하를 선반영하고 있는 금융시장과는 다소 간극은 있지만 매파적 입장을 견지하는 연준이 최소 3차례의 금리인하 가능성을 예고하는 것은 충분히 완화적 스탠스(태도) 전환"이라고 판단했다.

선물 투자자들은 이르면 내년 3월부터 연준이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연방기금(FF) 금리 선물 시장에선 내년 3월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이 크다고 본 투자자는 88.9%였다. 전날의 40%에서 크게 뛴 것이다 . 내년 5월까지 금리를 인하할 가능성을 높게 본 투자자는 99.8%에 달했다. 이들은 내년 12월 미국 기준금리 상단이 현재의 5.5%보다 1.5%포인트 낮은 4.0%로 떨어질 것으로 내다봤다. 글로벌 투자은행(IB)은 내년 6~7월께 첫 금리 인하가 시작될 것이라고 예상했다. 휘트니 왓슨 골드만삭스 채권·유동성 솔루션 최고투자책임자(CIO)는 "연준의 금리 인하가 내년 6월 시작할 가능성이 크다"며 "첫 시작은 0.25%p가 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웰스파고는 "거의 2년 동안의 통화긴축 이후 내년엔 금리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며 "내년 6월 첫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관측했다. 씨티는 "내년 7월을 시작으로 연말까지 1%포인트 인하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고 전망했다.

미국이 금리 인상 사이클 종료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을 고민하게 됐다. 한은이 당장 미국을 따라 금리를 내릴 가능성은 크지 않다. 가계대출 부담이 큰 한국의 경우 유가·누적된 비용 인상 압력 등으로 물가가 급등한다면 추가 인상을 고민할 상황이기 때문이다.

안예하 키움증권 선임연구원은 "미국은 내년 2분기부터 정책금리를 인하할 것"이라며 "한국의 경우 상반기 급격한 경기 둔화가 없을 수 있어 7월쯤 인하에 나설 것으로 전망한다"고 말했다.

정중호 하나금융경영연구소장도 "소비지출 여력 등에 따라 달라질 수 있겠지만 미국은 5∼6월쯤 금리 인하에 나설 것으로 예상한다"며 "한국은 환율 등 변수가 없다면 연준이 금리를 인하한 뒤인 7월쯤 인하할 것으로 본다"고 밝혔다.

이윤희기자 stels@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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