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월 금리인하 확률 39%→71%…“물가 곧 잡힌다” 파월 자신감, 이유는

윤원섭 특파원(yws@mk.co.kr) 2023. 12. 14. 19:06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3대 경제지표 호조...‘골디락스’ 자신감 반영
연준 “물가 1년 동안 완화돼” 첫 긍정 평가
美 재무장관 “인플레 내년말 2% 도달할것”
3월 금리인하확률 시점 앞당겨지며 71%로
美10년물 국채금리 8월 이후 첫 3%대추락

◆ 美 금리동결 ◆

제롬 파월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 의장이 13일(현지시간) 워싱턴DC에서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친 뒤 기자회견을 하고 있다. 연준은 이날 기준금리를 현재의 5.25∼5.50%로 동결하면서 추가적인 긴축정책은 없을 것임을 시사했다. [로이터 = 연합뉴스]
올해 마지막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가 ‘비둘기적 동결’로 끝나자, 시장은 벌써부터 내년 3월 첫 금리 인하를 점치고 나섰다. 미국 중앙은행 연방준비제도(Fed·연준)가 내년에 시장 예상보다 큰 폭의 기준금리 인하 계획을 선언했기 때문이다.

물가·고용·성장이라는 3대 경제지표 호조가 주효했다. 물가는 둔화하고, 고용은 유지되며, 경제는 성장하는 이른바 ‘골디락스(물가 안정속 성장)’에 대한 연준의 자신감을 반영한 것이다.

이 중 연준이 가장 강조한 것은 물가상승률 둔화다. 연준은 13일(현지시간) FOMC 정례회의 결과를 담은 성명서에서 물가가 최근 1년 동안 ‘완화되었다(eased)’라고 새롭게 언급했다. 지난해 3월 연준이 기준금리 인상을 시작한 이후 파월 의장이 물가에 대해 긍정적으로 평가한 것은 이번이 처음이다.

지난달 FOMC까지만 하더라도 물가에 대해 ‘높은 상태(elevated)’라는 말만 있었지 개선 관련 표현은 없었다.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기자회견에서도 “인플레이션 진전이 있었다는데 회의 참가자 간 이견이 없었다”면서 “특히 최근 6개월 인플레이션 데이터가 그렇다”고 밝혔다.

연준은 이날 공개한 경제전망에서 올해 말 개인소비지출(PCE) 물가 상승률을 전년대비 2.8%로 예측했다. 이는 3개월 전 전망치(3.3%)보다 0.5%포인트 내려간 수치이자, 연준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물가지수인 PCE의 올해 첫 2%대 전망치다. 내년 말 PCE 상승률도 기존 2.5%에서 소폭 내린 2.4%로 조정했다. 상품 물가가 이미 둔화되고 있는 데다 주거를 제외한 서비스 물가도 둔화가 시작됐기 때문이라고 파월 의장은 설명했다.

재닛 옐런 미국 재무장관은 한 발 더 나아가 이날 CNBC 인터뷰에서 “인플레이션이 내년 말까지 연준이 목표로 하는 2%에 도달할 것”이라고 전망했다.

고용시장이 여전히 견조한 가운데 서서히 냉각되는 것도 ‘경기침체 없는 물가 둔화’의 근거로 제시됐다. 연준은 실업률이 올해 말 3.8%에서 내년 말 4.1%로 소폭 늘어날 것으로 전망했다.

파월 의장은 “내년에 경기침체 가능성은 있지만 쉽게 오지 않을 것”이라면서 “그 이유는 실업률이 크게 올라가지 않기 때문”이라고 강조했다. 그는 이어 “강력한 일자리 창출이 노동공급 확대와 동반하면서 명목임금 상승이 둔화되고 구인도 줄었다”고 덧붙였다.

연준은 올해 미국 경제성장률을 3개월 전보다 0.5%포인트 상향조정한 2.6%로 전망했고, 내년 성장률은 전보다 0.1%포인트 내린 1.4%로 내다봤다. 내년 경기둔화를 전망한 것이지만 침체가 아닌 연착륙이라는 입장이다.

파월 의장은 특히 공급망 문제가 해소됐다고 강조하고 이것이 경제활동 확대에 기여할 것임을 시사했다.

슈퍼 비둘기성 발언을 쏟아낸 파월 의장의 변신에 대해 일부 외신은 ‘파월 피봇’으로 칭했다. 파월 의장은 지난 1일만 해도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추측은 아직 시기상조”라고 말했지만, 불과 2주만인 이날 “금리인하가 오늘 회의 주제였다”고 밝혔다.

덕분에 시장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이 더 앞당겨지고 횟수도 더 늘어날 것이라고 전망하고 있다. 시카고상품거래소(CME) 페드워치에 따르면, 3월 기준금리 인하 확률이 전날 39%에서 71%로 껑충 뛰었다. 이어 내년 인하 횟수는 하루만에 5회에서 6회로 늘어났다.

미국 국채금리도 하락세를 보였다. 13일 뉴욕에서 10년물 국채금리는 0.18%포인트 하락한 4.01%를 기록해 간신히 4%대를 유지했지만, 14일 아시아 시장에서는 3%대(3.945%)를 찍었다. 10년물 금리가 4% 아래로 떨어진 것은 지난 8월 이후 처음이다.

‘신(新)채권왕’으로 불리는 제프리 건들락 더블라인캐피탈 최고경영자(CEO)는 이날 CNBC에서 연준이 내년 기준금리를 약 2%포인트 내리고, 시장금리를 대표하는 미국채 10년물 금리는 3% 초반까지 빠질 것이라고 예상했다. 아울러 현재 역전된 미국채 수익률 곡선도 내년 정상화될 것으로 내다봤다.

투자회사 50파크인베스트먼트의 애덤 사헌 설립자도 “수십 년래 가장 급격한 금리인상 사이클이 종료되면서 월가에 대규모 패러다임 전환이 일어나고 있다”면서 “연준은 이제 더이상 인플레이션을 제1의 공공의 적으로 다루지 않는다”고 말했다.

켈리 우드 슈뢰더 채권담당 부대표는 “연준이 시장에 이른 크리스마스 선물을 줬다”며 “시장은 이제 연준이 더 빠르고 큰 폭으로 기준금리를 인하해 주길 기대하고 있다”고 말했다.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