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오늘의 DT인] 메타버스서 비대면 상담 플랫폼 개발… "진솔하고 깊은 대화 상대돼 주고파"

김나인 2023. 12. 14. 18:4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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웹캠 활용 표정까지 아바타 구현… 익명공간에선 속내 털어놔
KT '따기더'챌린지 우수상… 내년 CES서 글로벌보험과 사업모색
디지털상담 오프라인 확장 중요 관문… 상담분야 새 지평 열것
이성찬 야타브엔터 대표가 포즈를 취하고 있다.
'메타포레스트'에서 아바타로 상담을 진행하는 모습. 야타브엔터 제공
이성찬 야타브엔터 대표가 인터뷰 질문에 답하고 있다.
야타브엔터의 '메타포레스트' 서비스 화면. 야타브엔터 제공

이성찬 야타브엔터 대표

"'아프니까 청춘이다?' 아프면 전문가를 만나서 이야기하고 상담을 받아야지요. 메타버스를 활용해 편의점에 가듯 쉽고 편안하게 상담 받을 수 있는 비대면 상담 분야의 '퍼스트무버'가 되겠습니다."

10대 청소년을 비롯해 20·30세대 중 많은 이들이 성적, 취업, 대인관계의 어려움 등 스트레스로 인한 마음건강 문제를 겪는다. 지난해 우리나라 자살률은 인구 10만명당 25.2명으로 OEDC(경제협력개발기구) 회원국 1위라는 오명에서 벗어나지 못했다. 심리상담이 보편화됐다고 해도 낙인에 대한 두려움 등으로 여전히 대면상담을 꺼리는 경우가 많다.

이성찬(39·사진) 야타브엔터 대표는 "메타버스의 확장성과 특성을 활용해 청소년 눈높이에 맞는 채널을 통해 무거운 심리상담이 아니라 진솔하고 깊은 대화 상대가 돼 주고자 한다"며 "KT와 협업해 디지털 심리상담 서비스도 제공하고 있다"고 말했다.

야타브엔터는 메타버스와 AI(인공지능) 기술을 활용해 사람들이 편안하게 접근할 수 있는 심리상담 플랫폼인 '메타 포레스트(META FOR:EST)'를 개발했다. 최근에는 올해 3년 차를 맞은 KT의 '따뜻한기술더하기(따기더)' 챌린지에 참여해 성장 가능성을 인정받고 최종 우수 기업으로 선발돼 우수상을 받았다. 따기더는 KT의 ESG(환경·사회·지배구조) 경영 활동의 일환으로, 야타브엔터와 같이 사회적 문제를 해결하는 소셜벤처를 발굴하고 육성·지원한다.

대학에서 심리상담을 전공한 이 대표는 "세계에서 처음으로 실제 메타버스를 활용해 상담자와 내담자가 이야기하며 상담하는 논문을 발표한 것이 시작"이라며 "대면상담은 어려워해도 익명의 공간에서 실시간으로 상담을 하면 내담자가 자신감을 가지고 마음 속 이야기를 털어놓는 용기를 내더라"고 말했다.

야타브엔터의 메타포레스트 프로그램은 가상공간에서 아바타를 활용해 상담하는 것이 특징이다. 여타 다른 비대면 상담의 경우 보통 화면을 끄고 목소리만으로 진행하는 경우가 많아 표정, 몸짓 등 비언어적인 부분을 알아채기 어려운 한계가 있다. 야타브엔터는 비대면 상담의 한계를 극복하기 위해 AI 표정인식 기술을 적용했다. 노트북의 웹캠이나 스마트폰 카메라를 활용해 표정을 트래킹하고 아바타로 구현해 해결했다.

이 대표는 "불편하고 보급률이 낮아 한계로 꼽혔던 HMD(헤드마운트디스플레이) 대신 웹캠을 활용해 표정을 인식하고 이를 실시간으로 아바타에 표현되도록 했다"며 "웹캠으로 표정의 정확도를 높이는 기술을 계속 진화시켜 가고 있다"고 말했다.

야타브엔터는 사업 초기에는 방향성을 교육기관 위주의 B2G(기업·정부간 거래)로 잡았지만, KT ESG팀의 제안으로 B2C(기업·소비자간거래)로 사업 범위를 확장했다. 해외로도 눈을 돌려 KT의 따기더 챌린지에 참여하는 동안 미국의 3개 학교와 접촉해 POC(기술검증)를 하고 있다. 내년 1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CES 2024'에 참가하고 글로벌 보험사들과 만나 사업 확장 기회를 도모한다.

이 대표는 "내담자들과 상담자 간의 소통의 질을 어떻게 높일까 고민하던 중 KT 측의 제안으로 기업운영재단과 전문 NGO(비정부기구)까지 메타버스 상담의 접촉점을 넓힐 수 있게 됐다"며 "서비스 테스트에도 도움을 받아 피드백 내용을 다시 서비스에 반영하는 등 기술과 콘텐츠, 사업 측면에서 많은 도움을 받았다"고 말했다.

KT 및 전문 NGO와 사이버불링, 게임 중독, 스마트폰 과의존 같은 디지털 부작용 피해 청소년을 대상으로 한 심리상담 사업도 추진한다.

그는 "'디지털 기술로 인한 부작용을 겪는 사람에게 디지털 기술로 해법을 제공하는 게 맞느냐'고 의문을 갖는 이들이 있을 수 있지만, 사실상 이들이 접근할 수 있는 가장 효과적인 채널이 디지털이기 때문에 거기에서 시작하는 게 맞다고 생각한다"면서 "디지털 상담은 기존 방식과 달리 온라인 환경에서 시작해 오프라인으로 확장할 수 있는 중요한 관문이자 통로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고 밝혔다. 여기에다 메타버스와 AI의 결합은 상담 분야에 새로운 지평을 열 수 있을 것이라는 게 이 대표의 기대다.

야타브엔터는 성소수자, 다문화가정 등 익명성이 필요한 상담을 기획하는 등 다양한 분야로도 영역을 넓힐 계획이다. 이 대표는 "비대면 상담사들이 많은 미국 시장 진출도 구상하고 있다"면서 "누구나 편하고 쉽게 접근할 수 있는 비대면 상담이 상담의 미래가 될 것"이라고 말했다.

김나인기자 silkni@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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