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극장을 채우는 쇼팽의 감정과 음악…'쇼팽, 블루노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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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국 폴란드가 러시아의 손아귀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한 쇼팽이 좌절감에 사로잡혀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이다해는 "음악과 함께 대사를 연습할 때 저도 모르게 음악에 취하는 느낌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며 "'혁명'이 연주될 때는 무대 뒤편에 있지만 가슴이 두근거리고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서술자로 쇼팽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역할이다 보니 그의 감정과 삶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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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최주성 기자 = "모스크바가 세상을 지배하고 있습니다. 신은 어째서 우리의 복수를 대신해주지 않으십니까? 신, 당신도 모스크바의 편입니까?"
조국 폴란드가 러시아의 손아귀에 넘어갔다는 소식을 접한 쇼팽이 좌절감에 사로잡혀 하늘을 향해 소리친다.
그러자 무대 뒤편에 자리를 잡은 피아노 연주자는 쇼팽의 에튀드 '혁명'을 연주하기 시작한다. 무대에 붉은 조명이 밝혀진 가운데 연주자는 쇼팽의 심경을 대변하듯 건반을 힘차게 내리눌렀다.
14일 서울 마포구 소극장 산울림에서 개막한 '쇼팽, 블루노트'는 '피아노의 시인'이라 불린 쇼팽의 삶과 음악을 조명한다. 클래식 음악가를 주제로 한 공연 '산울림 편지콘서트' 시리즈의 10번째 작품이다.
임수현 연출은 이날 열린 프레스콜에서 "우리나라 사람들이 좋아하는 작곡가이고 대중의 관심도 큰 음악가라 예전부터 쇼팽을 다루고 싶었다"며 "특히 연인 상드와의 드라마를 가진 인물이라 흥미롭게 생각했다"고 말했다.
작품은 폴란드와 러시아의 전쟁, 연인 상드와의 만남과 헤어짐 등 쇼팽의 인생에 찾아온 결정적 순간들을 시간순으로 따라간다. 쇼팽을 연기하는 배우 류영빈은 편지를 낭독하며 내면을 털어놓고, 이다해는 작품 속에서 서술자의 역할을 맡는 동시에 쇼팽의 연인 상드를 연기한다.
제목인 '블루노트'는 쇼팽의 음악을 감상한 상드가 남겼던 말에서 따왔다. 극 중 상드는 쇼팽의 음악을 들으면 푸른색이 떠오른다는 말과 함께 '블루노트'라는 이름을 붙인다.
임 연출은 "'블루노트'라는 말이 둘만의 암호처럼 느껴졌다"며 "쇼팽과 상드의 관계를 다룬 영화 '쇼팽의 푸른 노트'의 영향도 받았다. 상드를 빼놓고 쇼팽의 삶을 이야기하는 것은 어렵지 않나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장면이 전환되는 순간마다 라이브로 연주되는 쇼팽의 음악 9곡은 감정의 여운을 이어간다. 쇼팽과 상드가 서로를 향한 마음을 고백하는 장면에서는 서정적인 분위기의 녹턴 2번이 소극장 무대를 채운다. 상드가 비를 맞고 쓰러진 쇼팽을 돌보는 대목에서는 '빗방울 전주곡'으로 애틋함을 부각한다.
이다해는 "음악과 함께 대사를 연습할 때 저도 모르게 음악에 취하는 느낌과 형언할 수 없는 감동을 받기도 했다"며 "'혁명'이 연주될 때는 무대 뒤편에 있지만 가슴이 두근거리고 뛰쳐나가고 싶은 마음이 든다. 서술자로 쇼팽의 역사를 이야기하는 역할이다 보니 그의 감정과 삶을 함께 나누고 있다"고 말했다.
연주자로는 산울림 편지콘서트에 출연한 경험이 있는 히로타 슌지와 표트르 쿠프카가 나선다. 폴란드 출신의 쿠프카는 쇼팽의 생애와 음악에 관한 본인의 생각을 공유했다.
쿠프카는 "쇼팽은 폴란드에서 보낸 유년 시기를 제외하면 평생 행복하지 못한 생애를 살았다"며 "그는 현실이 아닌 꿈속에서 행복을 찾은 사람이었다. 그의 음악에서는 전반적으로 슬픔이 느껴지지만, 중간중간 행복한 분위기가 느껴지기도 한다"고 말했다.
이어 "쇼팽의 곡을 정말 좋아하지만, 여전히 쇼팽 연주는 어렵게 느껴진다. 지금도 쇼팽을 공부하며 보다 좋은 해석을 얻으려 노력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쇼팽, 블루노트'는 오는 31일까지 열린다.
cjs@yna.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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