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순신과 담겨 영광"…이무생, 이무생로랑서 '노량' 왜군으로 (종합) [N인터뷰]
(서울=뉴스1) 장아름 기자 = 배우 이무생이 새로운 모습으로 관객들과 만난다. 팬들 사이 '이무생로랑'으로 불리는 그이지만 오는 20일 개봉하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에선 이전과는 또 다른 낯선 변발 왜군의 모습으로 관객 앞에 섰다.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조선에서 퇴각하려는 왜군을 완벽하게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의 전투를 그린 전쟁 액션 대작이다.
14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의 한 카페에서는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감독 김한민/이하 '노량') 관련 이무생의 인터뷰가 진행됐다. 이무생은 극 중 임진왜란 중심에 있던 왜군 선봉장 고니시 역을 맡았다. 고니시는 퇴각이 어려운 절체절명 위기 속에서도 왜의 승리를 위해 이순신 장군을 제거하기 위한 최후의 전략을 펼치는 인물이다. 이무생은 초반 고니시 역으로 등장해 극의 긴장감을 조성하고 후반부까지 강렬한 존재감을 보여줬다.
이날 이무생은 '명량'과 '한산: 용의 출현'에 이어 이순신 3부작의 대미를 장식한 '노량'을 본 소감에 대해 밝혔다. 그는 "가슴이 웅장해진달까 3부작 마지막이라 기대도 많았고 긴장도 많이 됐는데 먹먹하면서도 감동적인 느낌이 제 몸을 감싸는 느낌이었다"고 털어놨다.
고니시 역 캐스팅은 김한민 감독의 제안으로 이뤄졌다. 작품 제안을 받았을 당시에 대해서는 "너무 영광스러웠다"며 "'명량' '한산'을 재밌게 봤던 만큼, 거기에 몸 담고 싶다는 생각을 막연히 했었는데 감사하게도 제안 주셔서 참여하는 것만으로도 의미가 있겠다 하는 생각에 감사하게 했다"고 밝혔다. 김한민 감독과의 작업에 대해서는 "뚝심이 너무 대단하시더라"며 "현장에서도 이순신 감독님과 연결돼 있다는 느낌을 받았다, 이순신 장군님을 생각하시면서 더 그렇게 되지 않았을까 했다, 작품을 하시면서도 이순신 장군님을 더욱 사랑하셔서 정말 애국자 같다, 그래서 이런 3부작을 만들 힘이 생기시지 않았나 했다"고 감탄했다.
연기 과정에서는 '집중력'을 최대한 발휘했다고 털어놨다. 이무생은 "몸을 많이 움직이는 캐릭터는 아니지만 눈빛 하나, 시선 하나에 흐트러짐이 없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다"며 "영화상에서 보여지는 건 한순간이기 때문에 그 집중력을 잃지 않는 게 힘들었다"고 밝혔다. 이어 그는 "캐릭터에서 가장 중요했던 건 필요 이상의 악역으로, 왜군으로 접근하지 않아도 된다는 점이었다"며 "한 인간으로 이 상황에 맞게 하다 보면 '그렇게 보일 것이다' 하는 생각을 심어주셨다, 악역의 연기가 따로 있는 건 아니기 때문에 이 상황에 집중을 해보자 했다, 이 역할로서 시나리오 안에서 해야 하는 감정이 있는데 거기에 집중을 했던 것 같다"고 털어놨다.
장면 대부분이 CG로 완성되는 만큼, 그린 스크린을 두고 연기하는 고충도 잇따랐다. 이무생은 "이렇게 큰 그린 스크린도 처음 봤다"며 "강원도에 큰 실내 운동장을 빌렸는데 스크린 한 면이 엄청나게 크더라, 그걸 보고 연기가 막막했다"고 토로했다. 이어 "다행히 감독님께서 특정 지점을 잘 포인팅을 해주셨고 촬영 들어가기 전에 참고 될 만한 영상을 제작진이 만들어서 보여줘서 하기가 수월해졌다"며 "그냥 막연하게 했다면 부담감이 있었을 텐데 상세하게 말씀 해주시니까 좀 더 편안하게 다가갈 수 있었다, 그린 스크린 위압감에 압도당했으나 제작진의 준비를 통해서 편안한 작업을 할 수 있었다"고 덧붙였다.
이무생은 모든 대사를 일본어로 소화하기도 했다. 그는 줌을 통해 비대면 수업을 받은 일화를 전하며 "노량'이라는 작품이 영광스러운 자리이기 때문에 최선을 다하지 않을 수가 없었다"고 털어놨다. 대사 암기도 쉽지 않았다. 이에 대해 이무생은 "암기가 어려웠다"며 "(박)명훈 형님도 말씀하셨듯 탁 치면 나오는 느낌이지 않으면 안 되는데 일어 대사를 소화하다가 정신을 잃을 수 있겠더라"고 토로했다. 이어 그는 "그만큼 뇌로 기억하는 것보다 입으로 기억하는 게 속편한, 그렇지 않으면 연기고 뭐고 할 수 없겠더라는 그런 생각을 했다"며 "슛 들어가면 갑옷도 입고 나 같지도 않고 앞에는 그린 스크린이다 보니까 더 그랬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이무생은 "현장은 엄숙했는데 배우들의 마음가짐도 그랬다"며 "그래서 내가 여기서 대사를 못 외우면 안타까운 상황이 되는 거다, 그래서 머리로 기억하는 게 아닌 입으로 기억해야겠다 하는 생각을 했다"고설명했다.
또한 이무생은 고니시의 부장 아리마 역의 이규형과 많은 호흡을 맞췄다. 그는 "그 외 배우들과 많이 만나지 않았는데 너무 잘 맞았다, 티키타카가 잘 맞는다고 해야 할까"라며 "사로 우리나라 말로 하는 것이 아닌 만큼 입으로 기억하는 외국어를 구사했는데 거기서 통하는 게 있었다, 다른 나라 말로 해도 느껴지는 부분이 있더라, 서로 준비를 열심히 하자 했다"고 서로 독려했던 현장을 떠올렸다.
대작의 주요 인물로 등장하는 데 대한 마음가짐에 대해서도 이야기했다. 그는 "이순신 역할을 하신 김윤석 선배님께서 내려놓고 또 내려놨다고 하셨는데, 제가 만약 고니시란 인물에 대해 사견이나 욕심으로 다가갔더라면 오히려 이 작품에 도움이 되지 않았을 것"이라며 "마음을 내려놓고 담담히 가려 했다, 이순신 장군님의 영화이기도 하고 경거망동하지 않아야겠다는 생각이 들었다"고 고백했다.
이무생은 '열일'의 결실도 맺고 있다. 그는 올해 초 공개된 넷플릭스 오리지널 시리즈 '더 글로리'에서 주여정(이도현 분)의 아버지를 죽인 연쇄살인범 강영천으로 호평을 받은 데 이어 오는 20일 '노량'을, 그리고 내년 1월 '시민덕희' 개봉을 각각 앞두고 있다. 그 뿐만 아니라 현재 방송 중인 tvN 토일드라마 '마에스트라'에서도 차세음(이영애 분)의 과거 연인 유정재로도 활약 중이다. 모두 다른 캐릭터로 존재감을 보여준 만큼, 의미있는 한해를 보냈다.
이에 대해 그는 "'시민덕희'에서도 악역을 하게 됐는데 2024년 상반기까지는 악역을 하게 되는 것으로 봐달라"고 너스레를 떨면서도 '더 글로리'의 강영천에 대해 "이런 반응일지 상상도 못했다"고 말했다. 이어 "작품을 하는 데 있어서 욕 먹어야 마땅한 인물인데 심적으로 쉽지 않았다"며 "그 순간에 많이 힘들더라, 덜어내는 과정이 너무 힘들었다"고 토로했다. 그러면서 "그 사람과 비슷한 생각, 결을 갖고 진행해보자 하니까 현장에서 준비할 때 더 힘들었다"며 "끝나고 나서도 후폭풍이 와서 똑같이 힘들더라, 다만 배우로서 가져갈 몫이라 어쩔 수 없는 것 같더라"면서도 "여러가지 반응이 오니까 내가 그래도 용기있게 선택한 것이 틀리지 않았구나 다행이다 생각이 들었다"고 전했다.
이무생에게 '노량'은 의미가 남다른 작품으로도 남았다. 그 "작품이 저한테는 다 소중하다"면서도 "이순신 장군님과 스크린에서나마 함께 할 수 있었던, 적장이지만 함께 할 수 있었던 작품"이라고 답했다. 이어 "저의 상상이 구현돼서 작품서 같이 존재한다는 건 국민으로서 너무 감사하다, 그게 제일 큰 것 같다"고 애정을 드러냈다. 그러면서 이무생은 "이순신 3부작의 마무리를 많은 분들이 보시고 다시 한번 이순신을 생각해주셨으면 좋겠다"는 당부도 잊지 않았다.
aluemcha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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