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매경춘추] 지역 예술, 더 멀리 봐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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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의 시대, 모든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지역별 공연시장 규모, 특성과 성장 가능성' 연구 자료를 보면 전체 공연 소비지출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을 성장시키고 그들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함으로써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그 지역만의 문화예술 브랜드를 정착시킬 수 있다면 이는 더없이 이상적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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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방 소멸의 시대, 모든 인프라의 수도권 집중 현상도 가속화되고 있다. 예술의 경우 이러한 쏠림 현상은 더욱 급격하게 나타난다. 젊은이들이 지역으로 이주 시 느끼는 불만 사항 중 하나가 우수한 문화예술 공급 부족이라고도 한다. 예술경영지원센터가 발간한 '지역별 공연시장 규모, 특성과 성장 가능성' 연구 자료를 보면 전체 공연 소비지출의 70%가 수도권에 집중돼 있다. 지출 규모를 기준으로 한 데이터이기에 무료 공연 비중이 높은 지역 공연의 특성상 공연 수에는 오차가 있을 수 있다지만 그만큼 지역에 공연예술 유통·소비시장이 형성돼 있지 않다는 건 알 수 있다.
현재 지역에서 실시되는 문화예술 활성화 정책을 살펴보면 우선은 지역 문화예술인 활동을 지원하는 등 지역 제작·공급자 중심에서 이루어지는 노력이 있다. 지역 문화예술인을 성장시키고 그들의 활동을 꾸준히 지원함으로써 다른 지역과 차별화된 그 지역만의 문화예술 브랜드를 정착시킬 수 있다면 이는 더없이 이상적일 것이다.
유럽에서는 아티스트가 특정 지역 문화예술센터를 중심으로 오랜 시간 활동을 지속하도록 지원함으로써 아티스트에겐 안정적인 창작 환경을, 지역은 그 지역만의 차별화된 문화예술 브랜드를 갖는 경우가 많다. 1987년부터 2007년 타계하기까지 20년간 스위스 로잔을 대표한 모리스 베자르나, 2006년부터 현재까지 프랑스 엑상프로방스 국립무용센터를 거점으로 활동하는 프랑스 안무가 앙줄랭 프렐조카주 등을 예로 보면 이들은 단체공연 활동뿐만 아니라 지역에서의 문화예술 이벤트, 교육 프로그램을 통해 자신의 예술을 알리고 그 지역 방문을 촉발했다.
또 다른 방식으로는 우수한 작품을 초청해 지역민에게 선보이는 지역 소비자를 중심에 둔 형태가 있다. 지역 기관이 프로그래밍 능력을 발휘해 다양한 공연을 유치하는 단순한 형태로 생각할 수 있으나 지역 성장을 고려한다면 대구 오페라 축제나 통영 음악제 또는 부산영화제와 같이 특정 예술 장르를 지역의 대표 문화예술 브랜드로 만드는 방식으로 확장해볼 수 있다. 우리나라는 지역 특산물을 제외하고 그 지역 브랜드가 될 정도로 특정 예술 장르에 집중한 차별화된 축제가 많지 않다. 지역민에게는 그 장르의 수준 높은 예술을 다양하고 깊이 있게 경험하는 기회를 제공하고 외부 관객 유입을 통한 지역관광 활성화와 더불어 지역에 특정 장르 예술가를 유치해 대외적인 홍보 메신저로 성장시키거나 수준 높은 교류의 장을 제공하는 등 다양한 활용 가능성이 있다.
그리고 이런 이상적인 지역 주도형 예술정책의 성공에서 가장 중요한 것은 장기적인 지속 가능성이다. 하나의 지역 예술이 안정적으로 틀을 잡고 성장해 대외적으로 알려지기까지 적어도 10년 이상은 지속해야 한다. 그만큼의 역사를 통한 신뢰도가 형성되어야 더 우수한 예술가나 작품이 교류하는 장으로서 브랜드가 형성된다.
현재와 같이 정치적 지형에 따라 우후죽순 만들어지고 몇 년 지나지 않아 소멸하는 비슷비슷한 예술 '이벤트'들은 지역 발전에는 도움이 안 되는 밑 빠진 독에 물 붓기로 끝날 수밖에 없을 것이다.
[박인건 국립중앙극장 극장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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