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대로 온실가스 배출하면 미래 한반도에 극심한 가뭄 잦아진다

김기범 기자 2023. 12. 14. 17:38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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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남 순천시 상사면에 있는 주암댐이 지난 3월 20일 긴 가뭄으로 인해 말라붙어 갈라진 바닥을 드러내고 있다. 연합뉴스

현재보다 온실가스 배출량이 줄지 않으면 앞으로 극심한 가뭄이 더 잦아질 것이라는 예측이 나왔다.

아시아태평양경제협력체(APEC) 기후센터는 14일 이런 내용이 담긴 ‘국내 가뭄에 대한 미래 전망 분석’을 발표했다. 센터 기후분석팀은 기상청의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중 동아시아 지역의 고해상도 시나리오와 표준강수량, 표준증발산부족량지수 등의 지표를 이용했다고 설명했다.

연구진은 현재 수준과 유사하게 온실가스 배출을 지속하는 상황을 의미하는 고탄소 시나리오(SSP5-8.5)에서는 현재(1985~2014년)와 비교해 미래로 갈수록 점점 가뭄이 심각해지는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연구진은 보통 가뭄지수는 D0~D4 등급으로 나뉘는데 고탄소 시나리오에서는 앞으로 봄철의 경우 서울·경기 등 수도권 지역에서 D3(극심한 가뭄) 단계의 가뭄이 잦아질 것으로 보인다고 밝혔다. 가을철에는 남부지역에 D3 단계의 가뭄이 잦아질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현재는 발생 확률이 5% 이하인 D4(이례적으로 극심한 가뭄) 단계의 가뭄도 자주 나타날 것으로 예상했다. D4 가뭄이 나타나는 계절은 봄철과 가을철로 중·북부 지역에서 빈발할 것으로 예상된다. 봄보다는 가을철 가뭄이 더욱 극심할 것으로 나타났다.

연구진은 미래 한국의 봄철엔 강수량이 증가할 것으로 보이지만 기온이 더 가파르게 상승하면서 가뭄이 심해질 것으로 보인다고 설명했다. 가을철에는 습도가 높은 공기를 유입시키는 남풍이 적게 불면서 강수량도 줄어들 것으로 예상된다.

신도식 APEC기후센터 원장은 “기후변화로 고온 현상이 극심해질 것으로 예상되기 때문에 앞으로 지역별 가뭄 정보가 더욱 중요해질 것”이라며 “가뭄 등 기후변화에 따른 사회적·경제적 피해 대응에 활용할 수 있도록 국가 기후변화 표준 시나리오 기반의 영향을 계속 연구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기범 기자 holjja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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