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필동정담] 지방 소멸과 선거구 획정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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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강원도 삼척 외곽에 있는 임원중학교에 강연을 다녀왔다.
주변에 폐교된 학교도 있지만 임원중은 '아직 12명 학생이 남아 있습니다'로 버티고 있다.
한 대학교수는 인구 도시 집중이 경쟁 심화로 이어져 출산율을 낮추고 농촌은 고령화로 소멸된다며 지방 활성화를 강조한다.
지방에 기업과 관공서, 상가, 학교가 많아져야 사람이 몰리고 애도 낳는다는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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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달 말 강원도 삼척 외곽에 있는 임원중학교에 강연을 다녀왔다. 1970년 개교한 학교지만 지금 전교생은 12명에 불과하다. 옆 초등학교는 6학년생 4명, 5학년생 0명이다. 정천복 임원중 교장은 "외지로 나가는 집은 있어도 유입 인구가 없어 내후년엔 신입생이 없을 것"이라고 했다. 교육청과 인근 발전회사 지원으로 학교 시설은 훌륭했다. 학생들은 골프와 승마, 수영, 스킨스쿠버에 악기까지 무료로 배운다. 주변에 폐교된 학교도 있지만 임원중은 '아직 12명 학생이 남아 있습니다'로 버티고 있다.
저출산·인구 감소로 지방에 사람이 적은 것은 이제 뉴스도 아니다. 한 대학교수는 인구 도시 집중이 경쟁 심화로 이어져 출산율을 낮추고 농촌은 고령화로 소멸된다며 지방 활성화를 강조한다. 지방에 기업과 관공서, 상가, 학교가 많아져야 사람이 몰리고 애도 낳는다는 것이다. 하지만 반대로 사람이 있어야 기업과 학교 등이 들어설 수 있다. 어느 게 먼저냐 문제다. 경기도 화성 인구가 늘었다지만 이는 지역 간 이동이지 국가 전체 인구 증가는 아니다.
내년 총선 지역구 획정안을 놓고 여야가 득실 계산에 한창이다. 통합과 분구로 선거구가 사라지거나 바뀐 의원들은 핏대를 높인다. 내년엔 서울·부산·경기·전북·전남에서 6개 선거구가 통합되고 부산·인천·경기·전남에서 6곳이 분구된다. 의석수는 서울·전북에서 1석씩 줄고 인천·경기는 1석씩 늘어난다. 큰 변화가 아닌 듯싶지만 내부 사정은 다르다. 강원도 속초·철원·화천·양구·인제·고성 6개 시군이 한 개 선거구로 통합된다. 총면적 4900㎢의 '공룡 선거구'로 서울 면적(605.21㎢)보다 8배나 넓다.
하나였던 전남 영암무안신안 선거구는 각각 뿔뿔이 흩어진다. 경기도 고양시 식사동은 2016년 총선부터 내년까지 3회 연속 선거구가 바뀐다. 이 모든 게 지역 간 인구 편차가 생겼기 때문이다.
특정 정당과 후보에 유리하게 선거구를 정하는 '게리맨더링'도 인구 감소와 지방 소멸 앞에서 더 복잡하게 됐다.
[김병호 논설위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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