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무 기대 안 하지만…” 돌아온 나달, 매일 훈련 사진·동영상 올려
남자 테니스 라파엘 나달(37·스페인·세계 668위)은 지난 1일 본인의 소셜미디어에 “1년가량 프로 테니스 투어에서 자리를 비웠다”며 “이제 복귀할 적기(適期)가 됐다고 말할 수 있을 것 같다. (내년 1월 첫째 주에 열리는) 호주 브리즈번 대회에서 돌아올 준비가 됐다”고 말했다.
이후 그는 14일까지 소셜미디어에 매일 본인의 이름을 딴 라파엘 나달 아카데미 쿠웨이트 지부에서 훈련하는 모습의 사진과 동영상 등을 올리고 있다. 이날은 실내 코트 연습 장면을 공유했다. 그러면서도 “나 자신에게 아무 것도 기대하지 않는다”며 “나는 지금 (전례 없던) 다른 순간, 다른 상황, 미지의 세계에 있다고 생각한다”고 자세를 낮추고 있다.
2008년 베이징 올림픽 단식 금메달리스트 출신인 나달은 2010년에 ‘커리어 골든 슬램(4대 메이저 대회 제패 + 올림픽 단식 금메달)’을 달성했다. 클레이 코트에서 유독 강해 프랑스오픈에서만 14회 우승했고, 4대 메이저 대회(호주오픈·프랑스오픈·윔블던·US오픈)에선 총 22회 정상에 올랐다. 누적 기간으로 총 209주 동안 세계 1위로 군림한 바 있는 등 스페인이 배출한 세계 최고 테니스 선수 중 한 명이다.
그러나 그는 부상으로 올해 1월 호주오픈을 마지막으로 2023시즌을 사실상 통째로 날렸다. 2022년에 호주오픈과 프랑스오픈을 휩쓸었지만, 1년 만에 상황이 완전히 달라졌다.
나달이 코트에서 자리를 비운 사이 현 세계 1위이자 ‘라이벌’ 노바크 조코비치(36·세르비아)는 각종 기록을 갈아 치우며 ‘GOAT(the Greatest of all time·역대 최고)’ 지위를 굳혔다. 조코비치는 올해 호주오픈, 프랑스오픈, US오픈을 제패하며 나달을 제치고 메이저 대회 최다 우승 기록(24회)을 세웠다. 메이저 대회 다음 위상과 권위를 자랑하는 마스터스 1000 시리즈 대회에서도 40회 우승 금자탑을 쌓았는데, 이 부문 2위는 나달(36회)이다.
나달은 다음달 약 1년 만에 다시 코트에 선다. 이미 2024년 은퇴를 예고한 바 있다. 2024년엔 그가 가장 좋아하고 압도적인 모습을 과시한 프랑스 파리에서 프랑스오픈은 물론이고 올림픽까지 열린다. 모든 걸 다 이룬 듯한 조코비치에게도 올림픽 단식 금메달은 없다. 그는 2008년 베이징 올림픽에서 단식 동메달을 딴 게 최고 성적이다. 그래서 내년 파리 올림픽 출전에 강한 의욕을 내비치고 있다.
나달은 그의 ‘안방’에서 조코비치의 커리어 골든 슬램을 저지하고, 마지막 자존심을 지키고 싶어 하는 것으로 전해진다. 그는 “코트에서의 긴장감, 환상, 두려움 등을 (다시) 느끼고 싶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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