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량' 이무생, '배신의 고니시 열연, 연기진심 향한 새 북소리'(인터뷰)[종합]
“인간적인 저보다는 캐릭터와 연기로서 보여졌으면 한다. 이번 '노량' 역시 진심을 담아서 캐릭터로서의 연기를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배우 이무생이 영화 '노량'에서의 활약과 함께 자신의 배우관을 이같이 밝혔다.
14일 서울 종로구 한 카페에서 오는 20일 개봉될 영화 '노량 : 죽음의 바다' 속 고니시 역의 이무생과 만났다.
영화 '노량: 죽음의 바다'는 임진왜란 발발 후 7년, 퇴각하는 왜군을 섬멸하기 위한 이순신 장군의 최후 전투를 그린 김한민 표 '이순신 3부작'의 피날레다.
이무생은 왜군 선봉장 고니시를 연기했다. 이순신(김윤석 분)-시마즈(백윤식 분) 간의 대결을 메인으로 하는 영화흐름 속에서 비중상으로는 많이 비춰지지 않지만, 특유의 연기화법으로 표현된 카리스마 캐릭터와 함께 고립된 상황을 뚫고 필사의 퇴각을 꿈꾸는 생존욕망과 이순신을 제거하기 위한 냉철한 전략구상의 딜레마를 섬세하게 풀어내면서 영화 내내 늘 함께하는 듯한 묵직한 존재감을 발산했다.
이무생은 인터뷰동안 담백하면서도 유머러스한 말투로 '노량'과 배우로서 자신의 이야기들을 하나씩 풀어나갔다.
-영화 최종본을 보고난 소회는?
▲우선 제 캐릭터 면에서는 저도 몰라볼 정도로 캐릭터의 모습이 됐다는 것에 놀랐다.
작품 전반에서는 주요 핵심이라 할 북소리가 '너 이러고 있으면 되겠느냐'라는 듯 저를 자꾸 채근하는 듯한 느낌이 들었다.
이순신 장군의 힘을 새롭게 느꼈다고도 생각할 수 있겠다.
-캐스팅 당시 소회?
▲감독님이 처음 제안주셨을 때 제 마음을 읽으신 줄 알았다. 일반 대중이 그러하듯, 저 또한 이순신 장군에 대해 막연한 존경을 갖고 있었기에 더욱 그랬다.
그와 함께 잘해낼 수 있을까 걱정도 됐다. 감독님께서 '작품 안 고니시를 따라가보자'라는 말씀과 함께, 한발씩 내딛다보니 안개가 걷혀감을 느꼈다.
-고니시 역 준비과정은?
▲당초 국사나 역사책으로만 아는 정도였던 인물이었기에, 대본과 함께 감독님께서 선물해주신 '숙적' 책을 통해 상황을 익혔다. 카톨릭 신자였고 상인의 자식이라는 배경과 함께 이성적인 분위기를 가질 수 밖에 없을 것이라 생각했다.
또한 남녀 일본어 선생님을 비롯한 제작진의 많은 준비들을 토대로 다양한 톤과 감정들을 잡아나가려고 애썼다.
-고니시로서의 까다로운 지점은?
▲저의 기본적인 생각을 배제하고, 정세를 파악하고 아리마(이규형 분)에게 편지를 전달하는 등의 면면들을 캐릭터 그대로 표현해야 했다는 것이다.
느낌이나 제스처, 눈빛들을 과하지 않고 컴팩트하게 보여줘야 한다는 점에서 무엇보다 신중해야했다.
그러한 지점이 가장 잘 비쳐진 것이 가신들과의 장면이다. 초반의 묵묵한 톤을 바탕으로 소리를 내면서 장면에 필요한 신뢰감을 준 게 아닐까 싶다.
-'노량' 속 고니시가 배신의 캐릭터라는 평이 다수다. 어떻게 생각하나?
▲대본을 보면서 당시의 정세나 상황이 생사여부를 좌우하는 수준을 느꼈기에 너무나 당연한 접근이라고 생각했다.
북소리가 잦아들고 커지는 시점에서 고심과 포기를 번갈아갈 것임은 누가 보더라도 당연했을 것 같다.
-장면분량은 적지만, 그만큼 존재감을 과시해야하는 고니시. 그 지점의 부담은 없었나?
▲영화를 보면서 또 느꼈지만, 장면상 몇 컷 나오지 않는다. 하지만 그 사이에서도 '고니시는 도대체 어디있는가'하는 의문과 함께 존재감이 남아있다.
오히려 제가 장면에서 많이 비쳐졌다면 그러한 텐션이 감소됐을 거라 생각한다. 임팩트 있게 마무리까지 과하지도, 모자라지도 않게 잘 가다듬어졌다고 생각한다.
-이규형(아리마 역) 등 소위 '팀 고니시'간 호흡은?
▲이규형 배우와는 머리로 생각하기보다 바로 말로 티키타카를 나눌 수 있는 정도의 연습이 됐어야 했기에, 준비과정에서부터 호흡을 함께 나눴다.
갑옷부터 가발, 수염, 의상 등 준비에만 세 시간이 소요됐기에, 그만큼 짧아진 여유 속에서 집중력있게 서로 교감해야 했기에 연기호흡에 적극적일 수 밖에 없었다.
'팀 고니시'(웃음)또한 마찬가지다. 다들 해내야겠다는 의지들이 뭉쳐져서, 당초보다 장면 분량이 하나 더 늘어나는 수준까지 됐따.
-김윤석(이순신 역) 등 배우들의 연기를 본 현장소회?
▲김윤석 선배는 현장에서는 아쉽게도 못뵀다. '거북이 달린다' 이후 십수년만에 뵈니까 반가웠고, 예전과는 다른 멋짐을 느꼈다. 특히 “내려놓고 또 내려놨습니다”라는 말 자체에서 공감도 이해도 가서, 더 멋지게 다가왔다.
감독님의 지휘와 선배들의 배려를 바탕으로, 다들 자신을 비우고 몰입하면서 서로의 기와 케미를 발휘했던 것이 이번 '노량' 현장이었다 생각한다. 베테랑 선배들의 새로운 멋짐과 동료들의 연기활약, 그 사이에 제가 잘 탔구나 싶었다.
-개인적으로 꼽는 명장면?
▲아쉽다, 재밌다 등의 1차적인 반응에 더해 이순신-시마즈간의 구도와 북소리가 여러가지 감정을 갖게 한다.
그러한 핵심장면과 함께, 이순신 장군이 누워서 눈물 한 방울을 떨구는 모습을 담은 측면컷은 자식의 죽음 앞에서도 소리내서 울지도 못한 장군의 인간적인 면모를 담백하게 보여주는 바로서 더욱 깊게 남아있다.
-예매 10만장 돌파 등 흥행분위기가 벌써부터 감지된다. 기대하는 지점은?
▲감사한 일이다. 그와 함께 조심스럽게 많은 분들께서 보시고 또 봐주셨으면 생각하기도 한다.
한땀한땀 진정성 있는 영화인만큼, 숫자 이상으로 진실된 메시지에 귀를 기울여주시면 자연스레 또 보시고 싶지 않을까 한다.
-최근들어 비중이나 캐릭터감이나 좀 더 커진 느낌인데, 작품을 고르는 기준?
▲기분좋고 감사한 일이다. 제가 좋아서 시작한 연기로 감동받고 좋아해주시는 것 자체가 덤이자, 하나의 원동력이 된다.
작품선택에는 기준이 없다. 배우로서 다양한 모습을 보여드리는 게 당연하다 생각한다. 뭐 하나의 기준이 되면 캐릭터보다는 제 모습이 비쳐지게 될 것이다.
저는 저를 보여드리기 보다 캐릭터와 연기로서 보여졌으면 한다. 이번 '노량' 역시 진심을 담아서 캐릭터로서의 연기를 보여드렸다고 생각한다.
-대본에 집중해서 연기하는 편인지?
▲아직은 그게 맞다고 생각하지만, 100% 그렇지는 않다. 만나게 되는 작품이나 감독, 스태프들에 따라 달라질 수 있다.
심정적으로 오픈돼있는 상태에서 어떤 작품을 만나서 쏟아내느냐에 따라 다른 색깔이 되리라 생각한다.
또한 현장 분위기와 상대배우와의 합 또한 제 색감을 내는 다양한 영향요소가 된다고 생각한다.
-영화 '노량'의 메시지?
▲여러 가지가 있겠지만 '감사'를 꼽고 싶다. 간단하고 전형적일 수 있지만 어린 아이처럼 '이순신 장군 최고'라 생각했던 사람 중 하나로서, 그저 감사함이 남아있을 것이라 생각한다.
-2023 피날레 소회?
▲'노량'으로 올해 마무리와 새해를 열었으면 한다. 노량 전후의 제 모습처럼 많은 분들이 한 해의 마무리와 시작을 마주하셨으면 한다.
전자신문인터넷 박동선 기자 dspark@etnews.com
Copyright © 전자신문.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노량' 이무생, “배신의 고니시, 당연한 것 아니었나 생각”(인터뷰①)
- '노량' 이무생, “다소 적은 장면분량, 궁금증 텐션에 더욱 적절”(인터뷰②)
- '노량' 이무생, “이순신 측면눈물컷, 인간적 면모 보인 핵심”(인터뷰③)
- "태양광·풍력 7년 후 시작"…정부, 재생에너지 흔든다
- 금융당국 “가상자산, 내년 발행·유통·영업행위 시장 규제 추가”
- [단독]KG모빌리티, 인증 중고차 시장 진출 길 열렸다
- [제조혁신 이노비즈]이달의 이노비즈 NOW
- [자사몰 키우는 혁신 앱] 온라인몰 2300여곳 선택한 '알파리뷰'
- [카카오 쇼핑톡] 올 연말은 혜택 가득한 카카오쇼핑과 함께!
- '연말연시 우울증?' 뇌파로 측정 가능…기자가 직접 찍어보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