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찰 “지드래곤 부실수사는 아냐” 엉뚱한 해명···이미지 훼손 보상은 누가?

지드래곤. 스포츠경향 DB.

경찰이 마약 투약 혐의로 수사한 가수 지드래곤을 불송치하기로 결정했다고 밝히며 부실 수사는 아니었다고 해명했다. 그러나 유흥업소 여실장의 진술에만 의존해 과잉수사를 했다는 지적을 피할 수 없게 됐다.

14일 연합뉴스에 따르면 김희중(58) 인천경찰청장은 이날 출입기자단과 만나 “(수사 초기에) 권씨의 마약 투약 혐의에 관한 상당히 구체적인 제보가 있었다”며 “제보를 토대로 전반적으로 수사했는데 범죄사실을 발견하지 못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청장은 “구체적인 제보가 있는데 수사를 안 하면 그게 더 이상한 것”이라면서 “수사에 착수해 혐의가 없으면 없다고 밝히는 것도 경찰의 의무”라고 밝혔다.

전날 인천경찰청 마약범죄수사대는 마약류 관리에 관한 법률 위반 혐의로 그동안 수사한 권씨를 다음 주 ‘혐의없음’으로 불송치할 방침이라고 밝혔다.

앞서 권씨는 간이시약 검사에 이어 국립과학수사연구원의 정밀감정에서도 마약 음성 판정을 받았다.

경찰은 권씨와 함께 강남 유흥업소에 방문한 연예인들과 유흥업소 직원 등 6명을 최근 참고인 신분으로 조사했으나 혐의를 입증할 진술을 확보하지 못했다.

이 때문에 유흥업소 여실장 A(29·여)씨의 진술에만 의존해 부실한 수사를 했다는 지적이 나왔다.

이 청장은 “감정 결과가 음성이 나왔다고 해서 부실 수사로 평가하는 견해에는 동의하기 어렵다”며 “법과 원칙에 따라 수사를 진행했다”고 말했다.

그러나 지드래곤의 수사과정은 처음부터 석연치 않았다. 특히 지드래곤과 배우 이선균 모두 내사(입건 전 조사) 단계에서부터 ‘경찰발’ 언론 보도로 사실이 공표돼 일각에선 정치적 의도가 있는 것이 아니냐는 의심도 받았다.

반면 경찰은 무리한 수사라는 지적을 부인하며 “언론이 먼저 수사를 했다”면서 언론탓으로 돌리기도 했다.

또 “지드래곤이 온 몸 제모를 한 상태로 조사를 받아 경찰로부터 증거인멸 시도를 의심받고 있다”는 보도가 나오자 지드래곤 측 변호사인 법무법인 케이원챔버는는 “온몸을 제모 하였다는 보도는 명백한 허위 사실”이라고 즉각 반발하는 일도 있었다.

또 지드래곤의 손톱, 머리카락 등 국과수 검사 결과가 음성이 나오는 등 물증 확보에 실패하자 “국과수 검사에서 확인되지 않는 신종 마약을 투약할 가능성도 배제하지 않고 있다”는 등의 보도가 나오면서 지드래곤의 마약 투약 의혹은 수개월간 지속됐다.

지드래곤은 지난 10월 마약 혐의로 불구속 입건된 뒤 즉각 변호사를 통해 혐의를 즉각 부인했다. 하지만 온라인에는 각종 루머와 의혹이 번져나갔고 이에 자신출석의향서를 제출해 경찰에 자진출석, 수많은 취재진 앞 포토라인까지 섰다.

광고 업계는 지드래곤이 마약 혐의가 사실일 경우 약 500억원의 위약금을 물어줘야 할 수도 있다는 전망을 내놨다. 특히 글로벌 럭셔리 브랜드 모델 활동을 하고 있는 지드래곤은 최종 무혐의를 받더라도 업체 이미지 훼손 등을 문제 삼아 위약금을 물어야 할 수도 있고, 그렇지 않더라도 모델 계약 해지 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 경찰의 헛발질 수사에 애먼 피해자만 생긴 셈이다.

강주일 기자 joo1020@kyunghyang.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