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자24시] 현실화된 PF사업장 정리 난제

채종원 기자(jjong0922@mk.co.kr) 2023. 12. 14. 16:54
자동요약 기사 제목과 주요 문장을 기반으로 자동요약한 결과입니다.
전체 맥락을 이해하기 위해서는 본문 보기를 권장합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금융 회사를 시장 원칙에 따라 조정·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한 건설사가 자금난을 겪는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 회사의 해명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당신네 회사 정도는 날아가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달 자금이 바닥난다'고 엄살을 부리던 건설사도 엄정한 추가 자구노력을 요구하면 계속 자금줄이 나오곤 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음성재생 설정
번역beta Translated by kaka i
글자크기 설정 파란원을 좌우로 움직이시면 글자크기가 변경 됩니다.

이 글자크기로 변경됩니다.

(예시) 가장 빠른 뉴스가 있고 다양한 정보, 쌍방향 소통이 숨쉬는 다음뉴스를 만나보세요. 다음뉴스는 국내외 주요이슈와 실시간 속보, 문화생활 및 다양한 분야의 뉴스를 입체적으로 전달하고 있습니다.

이복현 금융감독원장은 지난 12일 재무적 영속성에 문제가 있는 건설·금융 회사를 시장 원칙에 따라 조정·정리하겠다고 말했다. 다음날 한 건설사가 자금난을 겪는다는 소문이 퍼졌고, 이 회사의 해명에도 주가는 하락했다. 이 원장 메시지에 새로운 내용은 없다. 금융당국은 사업성이 있는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사업장에는 금융 공급을 하고, 부실 사업장이나 부실 우려가 있는 사업장엔 재구조화 같은 연착륙 전략을 펼치겠다고 누차 밝혔다.

이번에 PF 시장이 민감하게 반응하는 것은 '진짜 정리할 것 같다'는 기류를 읽었기 때문이다. 그동안 PF 업계는 '내년 4월 총선 전까지 아무 일도 없다'고 확신했다. 선거가 때로 정책을 추진할 명분도 주지만 때로는 방치할 핑계로 활용되기 때문이다.

또 작년 말 증권사 PF 부실 문제가 불거지자 당시 금융당국 내부에서 "마음속에 빨간 줄을 그어둔 금융사가 몇 곳 있다"는 말이 나왔다. 하지만 정무적 판단이 더해져 별일 없이 넘어갔던 전례도 이번 오판의 한 이유다.

당국은 이미 '옥석 가리기 돌입'이라는 메시지를 시장에 던졌다. 이제는 선별하는 방법을 준비하는 단계로 넘어갔다는 의미다.

부실 기업 정리 작업을 해본 전문가들은 정부가 초반에 부실 회사에 끌려다니는 모습으로 비쳐서는 안된다고 조언한다. '당신네 회사 정도는 날아가도 아무 문제가 없다'는 기조를 유지해야 한다는 뜻이다.

동시에 기업의 자구노력을 최대한 끌어내야 한다고 강조한다. 한 금융당국 관계자는 "'이번달 자금이 바닥난다'고 엄살을 부리던 건설사도 엄정한 추가 자구노력을 요구하면 계속 자금줄이 나오곤 했다"는 경험담을 전했다. 부실 기업들이 자기희생 없이 국민 혈세로 위기를 모면하려는 꼼수는 과감하게 잘라내야 한다는 의미다.

정리 방식은 숙련된 외과의사와도 같아야 한다. 환자를 오랫동안 수술대에 눕혀놓는다고 수술을 잘하는 것은 아니다. 아픈 곳을 정확하게 찾고 빠르게 해당 부분만 제거해야 환자도 빠르게 회복할 수 있다. 부실한 PF가 확인됐다면 빠르게 결단하는 것이 결국 경제 회복으로 이어질 기반이 된다.

[채종원 금융부 jjong0922@mk.co.kr]

Copyright © 매일경제 & mk.co.kr. 무단 전재, 재배포 및 AI학습 이용 금지

이 기사에 대해 어떻게 생각하시나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