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켓뷰] ‘비둘기’ 美 연준이 날린 금리 인하 기대감에 1% 넘게 오른 韓 증시
SK하이닉스, 코스피 시총 2위 탈환
14일 코스피 지수가 1% 넘게 상승세를 이어가며 2540대에 올라섰다. 코스닥 지수도 두 달 반 만에 840선을 회복했다. 간밤에 비둘기(통화 완화 선호)로 돌아서며 뉴욕 투자 심리를 뜨겁게 달군 미국 연방준비제도(Fed·연준)의 기조 변화가 한국 자본시장에도 훈풍으로 다가온 결과다.
이날 유가증권 시장에서 코스피 지수는 전 거래일(2510.66)보다 32.69포인트(1.30%) 상승한 2543.35에 장을 마쳤다. 이날 코스피 지수는 2520선에서 상승 출발한 뒤 줄곧 오름세를 유지했다.
밤사이 나온 미국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 결과에 따른 투자 심리 회복이 국내 증시 강세로 이어졌다. 13일(현지시각) FOMC 정례회의에서 연준은 기준금리를 연 5.25~5.50%로 동결했다. 회의 직후 열린 기자회견에서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은 금리 인상 종결을 시사하며 시장 참여자를 기쁘게 했다.
외국인의 현·선물 매수 전환에 상당수 업종이 올랐다. 의료 정밀(2.13%), 운수·창고(1.82%), 유통업(1.81%), 전기·전자(1.71%), 화학(1.60%) 등이 오름세로 장을 마쳤다. 비금속광물(-0.87%), 종이목재(-0.39%) 등은 내렸다. 시가총액 상위 기업 중에선 삼성SDI(4.42%), 카카오뱅크(3.47%) 등이 상승 마감했다.
반도체 관련주의 급등세도 눈에 띄었다. 삼성전자가 고대역폭메모리(HBM)에 이어 차세대 디램 메모리 기술로 떠오른 컴퓨터익스프레스링크(CXL) 개발·양산을 가속화했다는 소식이 반도체주 투자 심리를 달궜다. 삼성전자는 올해 들어 처음으로 장중 7만4000원을 돌파하며 52주 신고가를 기록했다. 다만 막판에는 힘이 빠져 300원(0.41%) 오른 7만3100원에 거래를 마쳤다.
SK하이닉스는 LG에너지솔루션을 제치고 코스피 시가총액 2위 자리를 탈환했다. 대형 반도체 종목 상승세에 힘입어 약 2년 만에 두 기업의 순위가 바뀐 것이다. SK하이닉스 역시 장중 13만7800원까지 거래되며 52주 신고가를 찍었고, 최종적으로는 4.19% 오른 13만6700원에 마감했다.
연준의 비둘기적 기조 변화에 대표적 성장주인 인터넷 관련주도 강세를 보였다. 네이버(NAVER)가 4.45% 상승했고, 카카오는 6.68% 올랐다.
코스닥 지수는 전 거래일(829.31)보다 11.28포인트(1.36%) 오른 840.59에 하루를 마쳤다. 미 증시 훈풍에 장 초반 2% 가까이 상승한 후 일부 되돌려졌지만, 뒷심을 발휘했다. 코스피가 840선에서 마감한 것은 지난 9월 27일(841.02) 이후 약 두 달 반 만이다.
코스닥 시장에서는 제약과 일반 전기·전자, 인터넷, 제조, 화학 등의 업종이 2~3% 강세를 보였다. 금융·오락문화·컴퓨터서비스·정보기기·섬유의류는 소폭 내렸다. 시총 상위 종목 중에서는 에코프로비엠이 전 거래일보다 8000원(2.56%) 오른 32만원에 거래를 마쳤다. 에코프로는 3.02% 하락한 61만원을 기록했다.
또 바이오주인 HLB는 16.57% 오른 4만450원, 셀트리온제약은 5.78% 오른 9만1500원을 각각 기록했다. 셀트리온헬스케어도 2.03% 상승했다. 로봇 대장주인 레인보우로보틱스는 5.34% 오른 17만7400원에 거래를 마쳤다. 이날 정부가 첨단로봇 산업 비전과 전략을 내놓고 2030년까지 100만대의 로봇군단을 투입하겠다고 밝힌 영향을 받았다.
이날 서울 외환시장에서 달러화 대비 원화 환율은 전날보다 24.5원 내린 1295.4원에 장을 마쳤다. 김석환 미래에셋증권 연구원은 “12월 FOMC 회의는 금리 인하에 대한 본격적인 서막을 열면서 시장 참여자에게 반가운 소식만 잔뜩 전달한 이벤트였다”며 “특히 그동안 금리 상승으로 위축했던 부동산과 중·소형주가 크게 반등했다”고 분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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