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현장] "'분초사회'에 사는 '육각형인간'" 2024년 소비 트렌드 키워드는
[서울=뉴시스]박미선 기자 = 아무리 멋진 용을 그려도, 마지막에 눈을 그려넣지 않으면 용이 아니다. 인공지능(AI)이 아무리 똑똑하고 민첩하게 변화에 대응한다고 해도, 그걸 완성시키는 건 결국 사람만이 할 수 있다.
사람만이 할 수 있는 '화룡점정' 역량을 갖추기 위해선, 변화에 대한 대응 역량을 길러야 한다. 그 역량을 키우는 것의 출발점이 바로 사회를 관통하는 트렌드를 파악하는 일이다.
'트렌드코리아'의 공저자 전미영 서울대 소비트렌드분석센터 연구위원(박사·롯데쇼핑 사외이사)은 14일 서울 중구 소공동 조선호텔에서 열린 '제267회 경총(한국경영자총협회)포럼'에서 '2024년 소비트렌드에 주목하라'는 주제로 내년도 10대 트렌드 키워드를 발표했다.
전 위원은 김난도 서울대 교수와 함께 대한민국의 트렌드를 제시해 온 '트렌드코리아'의 공저자로 "인공지능이 민첩하게 용을 그리더라도 용의 눈동자를 그려넣어 그림의 완성도를 높이는 건 사람이 할 일"이라며 "화룡점정할 사람이 돼야 한다"고 강조했다.
트렌드코리아가 제시한 내년도 10대 트렌드 키워드는 ▲분초사회 ▲호모 프롬프트 ▲육각형인간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 ▲도파민 ▲요즘남편 없던아빠 ▲스핀오프 프로젝트 ▲디토소비 ▲리퀴드폴리탄 ▲돌봄경제다.
'분초사회'는 '시간의 가성비'를 극도로 중시하며 사용 시간의 밀도가 매우 높아졌다는 뜻이다.
소유 경제에서 경험 경제로 경제의 패러다임이 바뀌면서, 시간이 돈 만큼이나 중요한 자원이 됐다.
16부작 인기 드라마를 정주행하지 않고 유튜브 요약 영상을 찾아본다든지, 지하철 환승할 때 출구와 가까운 위치에 미리 가있는 것은 우리가 '분초사회'를 살고 있다는 걸 보여주는 단적인 예다.
'호모 프롬프트'는 창의적인 명령을 통해 인공지능 서비스를 적재적소에 사용할 수 있는 사람을 말한다. 자유자재로 인공지능을 활용하기 위해선 사색과 해석력을 겸비해야 한다.
인공지능이 그린 용의 그림을 완성시키는 '화룡점정' 자격은 가장 인간적인 아날로그 역량을 갖춘 자만이 할 수 있다는 뜻이다.
'육각형인간'은 외모·학력·자산·직업·집안·성격·특기 등 모든 측면에서 약점이 없는 사람을 말한다. 육각형외모에 주목하게 된 배경은 SNS(소셜네트워크서비스)의 발달과 무관하지 않다.
SNS를 통해 완벽한 라이프스타일을 갖춘 전 세계 동년배와 자신을 비교하며 훨씬 더 복잡하고 치열한 경쟁에 뛰어든 것이다.
육각형인간 트렌드는 완벽을 지향하는 사회적 압박을 견뎌야 하는 젊은이들의 활력이자 절망이면서 하나의 놀이로 자리 잡았다.
'버라이어티 가격 전략'은 같은 상품이라도 해도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떻게 사느냐에 따라 가격이 천차만별로 '버라이어티'하게 달라질 수 있다는 걸 뜻한다. 그런 만큼 소비자가 납득할 만한 가격 차별화를 선보이는 것이 더욱 중요해졌다.
'도파밍'은 새롭고 재밌는 것을 경험할 때 분비되는 신경전달 물질인 도파민을 모으려는 요즘 사람들의 행동을 뜻한다.
예측하기 힘든 순간에 자신을 밀어 넣거나, 비일상적이고 과장된 행동을 할 때 통쾌함과 해방감을 느끼고, 기괴하고 가학적으로 보이는 스트레스를 자초하는 것이 도파밍의 예다.
'요즘남편 없던아빠'는 30대와 40대 초반 남성들의 가정생활과 성 역할에 대한 가치관의 극적인 변화를 보여주는 말이다.
혼인 연령이 높아지고 생애 미혼율도 치솟는 가운데 결혼이라는 어려운 길에 들어서길 선택한 '요즘남편', 유아용품 직접 고르가 등 기성세대에겐 낯선 육아 마인드를 갖춘 '없던아빠'가 속속 등장하는 현상을 반영했다.
'스핀오프 프로젝트'는 기존의 브랜드 정체성을 유지하면서 새로운 고객과 시장으로 확장하는 트렌드를 말한다.
프리미엄 패션 브랜드가 젊은 소비자나 매스티지 시장을 위해 서브 브랜드를 출시하는 것이 대표적인 예다.
'디토소비'는 과거 스타나 인플루언서를 맹목적으로 따라하는 것과 달리, 가치관에 맞는 대상을 찾고 그 의미를 해석해 받아들이는 주체적인 추종을 뜻한다.
'리퀴드폴리탄'은 사람들이 정주하는 '고정된 도시'가 아닌 다양한 구성원이 어우러지는 '유연한 도시'를 말한다. 인구가 감소하는 지역이라도 해도, 그 지역만의 콘텐츠가 있다면 사람들이 이동해 서로 연결되고 다양한 변화를 보일 수 있다는 뜻이다.
'돌봄경제'는 단순히 복지 차원이 아닌, 새로운 패러다임의 경제적 효과를 가져올 수 있다는 걸 내포한다.
전 위원은 "날로 개인화하는 '분초사회'의 분주함 속 우리는 모두 서로의 돌봄을 필요로 하는 존재가 됐다"며 "이제 돌봄 그 자체가 돈을 만들 것이고, 그런 만큼 돌봄경제는 현대의 가장 중요한 경제적 이슈가 될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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