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어오른 얼굴뼈, ET라 불린 5남매… ‘사자 얼굴 증후군’ 뭐길래

문지연 기자 2023. 12. 14. 16:2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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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 세계 보고 사례 40건 미만”
'사자 얼굴 증후군'으로 불리는 레온티아증을 앓고 있는 도미니카공화국 남매의 얼굴. /더선 보도화면

원인을 알 수 없는 미스터리한 병에 걸려 얼굴이 영화 ‘E.T’ 속 외계인처럼 부풀어 오른 한 가족의 사연이 공개됐다. 도미니카공화국 작은 마을에 사는 이들로 12명의 형제자매 중 5명에게만 같은 증상이 나타났다.

13일(현지시각) 영국 일간 더 선에 따르면 이들 남매는 얼굴이 비정상적으로 부어오르고 광대와 코 부분이 튀어나오는 희귀병을 앓고 있다. 뼈 구조가 기형적으로 변한 탓에 눈 사이가 넓게 벌어져 있고 삐뚤빼뚤해진 치아 상태 역시 좋지 않았다. 때문에 어린 시절부터 사람들에게 “외계인”이라는 조롱과 욕설을 들어야 했다고 한다.

뿐만 아니라 얼굴 기형에서 비롯된 것으로 추정되는 두통, 호흡곤란, 어지럼증, 몸살 등도 주기적으로 겪는 상황이다. 문제는 다섯 남매에게 이런 증상이 나타나게 된 이유가 명확하지 않다는 것이다. 부모는 물론 다른 7명의 형제자매는 관련 질환을 앓고 있지 않아 의료진조차 당혹스러움을 표한 것으로 전해졌다.

지금까지 가장 유력한 병명은 ‘사자 얼굴 증후군’이라고 불리는 레온티아증이다. 영어로는 레온티아시스(Leontiasis)로 표기하며 ‘사자’를 의미하는 그리스어 ‘레온’과 번역어 ‘레온토스’에서 유래됐다. 두개골과 안면 뼈가 과도하게 성장해 사자처럼 보인다는 이유로 붙여진 이름이다.

태아 발달 초기에 발생하는 유전자 돌연변이가 가장 큰 영향을 미친다는 보고가 있다. 매독, 종양 및 거대증을 포함한 여러 원인에 의해 발생하기도 한다. 파제트병, 섬유성이형성증, 부갑상선 기능항진증, 신장 골다공증 등 다른 질병을 일으킬 수도 있고 실명, 청각장애 등을 초래하기도 한다.

신경과 전문의 프랜리 바스케스 박사는 “전 세계적으로 40건 미만의 사례가 보고된 매우 희귀한 질병”이라며 “환자의 얼굴과 두개골을 형성하는 뼈에 칼슘이 축적돼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이어 “안타깝게도 치료법은 아직 없다. 증상 개선을 목표로 삼아야 한다”며 “유일한 방법은 자라난 뼈를 노출시켜 조각을 깎아 내거나 가능하면 완전히 절제하는 것”이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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