양종희 호 KB금융 재편 마무리…변화·안정 둘다 택했다
손보 등 6개 계열사 교체…'변화' 의지
"경영승계 구조 정착"…양종희 '메시지' 주목
양종희 KB금융지주 회장이 함께 KB금융을 이끌어갈 경영진 재편을 마무리했다. 업계에서는 변화와 안정에 균형을 맞춘 인사를 진행했다는 평가가 나온다.
금융당국이 최근 지배구조 모범관행을 발표한 가운데 KB금융은 이번 인사를 발표하며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정착"이라고 강조한 점도 주목된다.
KB금융지주는 14일 계열사대표이사후보추천위원회를 열고 8개 계열사 대표이사 후보를 추천했다고 밝혔다.
핵심 비은행 계열사 '안정' 추구
KB금융지주의 핵심 비은행 계열사인 KB증권과 KB국민카드는 사실상 대표를 연임시켰다. 핵심 계열사인 은행장을 연임시킴과 동시에 이들 계열사의 대표 임기를 연장, 그룹의 캐시카우 역할을 해줌과 동시에 급격한 변화 속 안정의 균형을 맞췄다는 평가다.
IB부문과 WM부문 각자대표로 운영되는 KB증권은 IB부문 대표로 김성현 현 대표를 연임시켰다.
WM부문의 경우 이홍구 현 KB증권 WM영업총괄본부 부사장을 내정했다. 박정림 KB증권 WM부문 대표가 금융당국으로부터 중징계를 받아 사실상 연임이 힘들어졌기 때문에 교체가 불가피했다.
KB금융 대추위 측은 "이홍구 후보는 안정적인 WM수익구조를 구축하고 관리자산(AUM) 증가 등 우수한 경영성과를 이끌어내며 새로운 WM 비즈니스의 구조적 전환을 가속화 할 수 있다는 평가를 받았다"고 설명했다.
또다른 핵심 축인 KB국민카드의 이창권 대표 역시 연임시켰다. 지난해 1월부터 임기를 시작한 데다가 KB국민카드가 그룹 내에서 차지하는 위상이 높다는 점을 고려하면 섣부른 변화를 추구하지 않겠다는 양 회장의 의지가 담겼다는 평가다.
'장수 CEO' 중 한명으로 교체 대상으로 꼽혔던 김종필 KB인베스트먼트 대표도 연임에 성공했다. 김종필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KB인베스트먼트를 이끌고 있다.
모험자본 공급 등 금융그룹의 벤처캐피탈 역할이 중요해지는 만큼 김종필 대표와 같은 전문가를 놓치기 어렵다는 판단을 내렸다는 분석이다. 김 대표는 미래에셋벤처투자, 한국투자파트너스 등에서 경력을 이어오면서 국내에서는 내로라하는 VC 투자 전문가로 윤종규 전 회장이 외부에서 수혈해 온 인사다.
KB손보 등 6곳 교체…'혁신' 인사
양 회장은 변화와 쇄신에 대한 의지도 드러냈다. KB손해보험, KB자산운용, KB캐피탈, KB부동산신탁, KB저축은행 등 6개의 계열사 CEO를 한 번에 교체했다.
구체적으로 △KB손해보험은 구본욱 KB손해보험 전무 △KB자산운용은 김영성 KB자산운용 전무 △KB캐피탈은 빈중일 KB국민은행 본부장 △KB부동산신탁은 성채현 KB국민은행 부행장 △KB저축은행은 서혜자 KB국민은행 전무 등이 차기 CEO 후보로 이름을 올렸다.
대추위는 "고객, 시장, 영업현장에 대한 이해를 기반으로 한 성과창출, 트렌드 변화에 능동적으로 대처 할 수 있는 변화혁신, 조직 화합과 지속 성장을 견인할 수 있는 조직관리 능력을 갖춘 후보자를 추천했다"고 설명했다.
금융권은 변화는 주면서 각 계열사의 특성에 맞춘 '전문가' 들을 CEO로 선임했다고 평했다.
다른 금융지주 한 고위 관계자는 "CEO후보 대상자 중에서도 각 계열사별 전문성을 지닌 후보들을 추렸다는 점이 주목된다"고 평가했다.
양종희의 '메시지'…"경영승계 구조 확립"
무엇보다 대추위는 이날 비은행 계열사 CEO 인선에 지배구조 안정화의 측면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금융당국이 CEO 선임 과정에서 내부인사 위주로 후보군을 마련하는 것을 자제하라는 모범관행을 내놓았다는 점을 고려하면 명확한 메시지가 담겼다는 분석이 나온다. ▷관련기사 : 금감원 "은행지주CEO 승계 3개월전 개시…외부후보 동등기회"
대추위는 "전문성에 기반한 세대 교체를 바탕으로 예측 가능한 경영승계 구조 확립 및 안정적인 거버넌스 정착"이라면서 "내부 인재 중심의 선순환 경영승계 구조 정착"이라고 이번 인선에 대해 설명했다.
계열사 CEO 후보로 이름을 올린 것은 향후 금융지주 CEO의 후보군에 들수 있다는 점을 강조한 것으로 풀이된다. 경쟁력 있는 내부 후보군 배출에 대한 의지로도 해석된다.
금융권 관계자는 "계열사 CEO로 이름을 올릴 정도면 회장 후보 자격을 갖췄다는 점을 강조하면서 이들에게 직의 의미와 책임감을 부여하는 측면이 있다고 본다"고 평가했다.
이어 "최근 금융당국이 CEO 선임 시 외부 인사에게도 기회를 충분하게 제공하라며 소위 그들만의 리그를 자제할 것을 요청했지만 내부 인사들도 충분한 능력이 있다는 메시지를 대내외에 공표하는 효과도 있어보인다"고 덧붙였다.
이경남 (lkn@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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