링컨의 부상으로 비워진 자리, 기회 잡은 에스페호 “기회이자 동시에 특권”
지난 13일 수원체육관에서 열린 프로배구 남자부 한국전력과의 경기를 앞두고 토미 틸리카이넨 대한항공 감독은 한숨을 내쉬었다.
이날도 외국인 선수 링컨이 뛰지 못하기 때문이다. 팀은 3연패에 빠진 상태였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오랫동안 뛰지 못할거 같다”며 링컨의 교체 가능성도 살짝 내비쳤다.
하지만 사령탑의 고민은 한 선수의 활약으로 줄어들었다. 대한항공은 이날 한국전력을 세트스코어 3-1로 꺾으며 연패 탈출에 성공했다.
국내 선수 임동혁의 활약이 돋보였고 여기에 함께 힘을 보탠 아시아쿼터 아웃사이드 히터 에스페호도 힘을 보탰다. 서브 에이스 4개를 포함해 19득점(공격 성공률 55.56%)을 터뜨렸다. 권영민 한국전력 감독은 패인 중 하나로 “상대의 서브를 공략하지 못했다”고 꼽을 정도로 에스페호의 활약이 팀 승리에 큰 영향을 끼쳤다.
에스페호는 지난 4월 드래프트에서 3순위로 대한항공에 지명됐다. 필리핀 출신인 그는 당시 “필리핀에도 배구 잘 하는 사람이 있다는 걸 보여주겠다”고 포부를 밝혔다.
하지만 에스페호에게 좀처럼 기회가 찾아오지 않았다. 이날 경기 전까지 개막 후 팀이 치른 14경기 중 8경기에 출장하는데 그쳤다. 선발 출전은 단 한 경기 뿐이었다. 심지어 첫 선발 출장했던 지난 10월28일 KB손해보험에서는 8득점에 그쳐 이후 기회를 잡지 못했다.
하지만 이번에는 기존 주전 아웃사이드 히터 정지석이 복귀 후에도 제 컨디션을 찾지 못하자 모처럼 기회를 다시 잡았다.
에스페호는 이날 경기 후 “KB손해보험전에서 사실 잘 하지는 못했기 때문에 경기가 끝나고 다시 한번 기회가 오면 더 최선을 다하자라고 다짐했었다”며 “어젯밤에도 혼자 ‘이길 거다, 잘 할 거다, 자신감을 가지고 할 것이다’라며 이렇게 주문하면서 준비를 했다”고 밝혔다.
틸리카이넨 감독은 에스페호에 대해 “팀 상황상 새로운 선수를 넣는 것은 쉽지 않지만 투입을 시켰다”며 “나는 모든 선수들에게 뛰고 싶으면 경쟁에서 이겨라, 보여줘라고 이야기하고 있다. 기회가 있을 때 잡으라고 한다”고 칭찬했다.
필리핀은 농구가 인기 종목 중 하나다. 에스페호 역시 농구를 했던 이력이 있다. 그는 “고등학교 때까지 농구를 하다가 부상으로 그만뒀다”며 “대학에 진학해서 공부에 전념하려고 했다가 배구를 알게 되었고 경기에서 이기다보니까 계속 배구를 하게 되었다”고 말했다.
에스페호는 아시아쿼터 선수라는 것에 대한 부담감도 적지 않다. 그러면서도 “기회이자 특권이라고 생각한다. 최대한 웃고 경기를 즐기면서 이겨내려고 한다”고 했다.
부담감을 또 다른 ‘도전’으로 생각한다던 에스페호는 “선수들, 코칭스태프들이 다 잘 도와줘서 이겨내고 있다”고 씩씩하게 말했다. 동료 임동혁도 “매 경기 에스페호의 활약을 기대해도 좋을 것 같다”며 엄지 손가락을 추켜세웠다.
김하진 기자 hjkim@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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