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서현·정용진 공통점은?"…韓 저출산 문제 심화속 '다둥이' 슈퍼 리치 눈길 [유미의 시선들]
韓, 연간 50兆 써도 '저출산 함정'…"기업 역할 중요, 금리인하·자금지원 등 지원해야"
[아이뉴스24 장유미 기자] 2015년부터 7년 연속 출산율 하락으로 '저출산의 함정'에 빠진 우리나라에서 흔치 않게 '다둥이' 자녀들과 함께 행복한 가정의 모습을 보이고 있는 오너들이 재조명되고 있다.
14일 재계에 따르면 이서현 삼성복지재단 이사장은 지난 2000년 김재열 삼성글로벌리서치 사장(겸 IOC 위원)과 결혼 후 내리 딸만 셋을 낳았고, 2007년에 막내아들을 얻어 1남 3녀를 두고 있다. 2002년 제일모직 패션연구소 부장으로 삼성에 입사한 이후 출산과 경영을 병행하며 '워킹맘'의 길을 걸었다. 바쁜 일정에도 초등학생 딸이 다니는 학교를 찾아 다른 엄마들과 환경미화 활동을 하는 등 학부모 행사도 직접 챙긴 것으로 유명하다.
정용진 신세계그룹 부회장도 대표적인 '다둥이 아빠'다. 네 자녀를 둔 정 부회장은 지난 2011년 플루티스트 한지희씨와 재혼한 후 2013년 쌍둥이 1남 1녀를 낳았다. 전처인 배우 고현정 씨와 1995년 결혼해 낳은 첫째와 둘째 자녀는 성인이 됐다. 정 부회장은 자신의 SNS(소셜 미디어)를 통해 셋째, 넷째 자녀와의 일상을 자주 올리며 다정한 아빠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고 있다.
이우현 OCI홀딩스 회장도 '네 자녀 아빠'다. 이 회장은 술과 골프를 전혀 하지 않는 대신 자녀들과 주로 시간을 보내는 것으로 알려졌다. 특히 아침마다 서울 소공동 OCI 본사에서 걸어서 5분 거리인 초등학교에 셋째와 막내를 데려다준 뒤 출근한다고 한다. 셋째 딸은 초등학생 쇼트트랙 선수로 활약 중이며, 넷째 아들은 축구를 즐겨한다. 이 부회장은 주말이면 자녀들과 스포츠를 즐긴다는 후문이다. 첫째와 둘째 자녀는 20대 성인으로 둘 다 미국에서 생활하고 있다.
최태원 SK그룹 회장도 1남 3녀를 두고 있다. 노소영 아트센터 나비 관장과 지난 1988년 결혼해 세 자녀를 두고 있는 데다 2015년에는 동거인인 김희영 티앤씨재단 이사장 사이에서 혼외자가 있다는 사실까지 밝혔다.
최 회장과 이혼 소송 중인 노 관장의 세 자녀는 1남 2녀로, 장녀인 최윤정 SK바이오팜 사업개발본부장은 최근 임원인사를 통해 그룹 내 최연소 임원 타이틀까지 달았다. 세 자녀 중에선 첫 임원이다. 차녀 최민정 씨는 2019년 SK하이닉스에 입사한 후 미국 법인으로 옮겨 근무하다가 휴직 중이다. 장남 최인근 씨는 SK E&S 북미법인 패스키에서 매니저로 근무하고 있다. 최 회장은 인근 씨와 테니스를 친 후 자신의 SNS에 '테니스 부자'라는 글과 사진을 올리는 등 자녀와 함께 하는 일상을 공개해 눈길을 끌었다.
1남 1녀를 두고 있는 이재용 삼성전자 회장의 자식 사랑도 유명하다. 이 회장은 지난해 6월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의 장녀 결혼식에 딸 이원주 씨와 함께 참석해 눈길을 끌었다. 당시 이 회장은 빗속에서 직접 우산을 들고 이원주 씨와 나란히 걸었다. 이 회장은 전처인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 사이에서 2000년 아들 이지호 씨, 2004년 딸 이원주 씨를 낳았다. 임 부회장과는 2009년 합의 이혼하며 당시 위자료로 약 1000억원을 지급한 것으로 알려졌다.
이처럼 일부 오너일가들이 '다둥이 부모'로서의 면모를 보이고 있는 것과 달리, 우리나라의 저출산 문제는 갈수록 심각해지고 있다. 연간 50조원이 넘는 저출산 대응 예산을 투입해도 7년 연속 출산율 하락에 세계에서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나라가 됐다.
대한상공회의소 SGI(지속성장이니셔티브)가 공개한 '출산율 제고를 위한 정책제언 보고서'에 따르면, 우리나라는 지난 2015년부터 2022년까지 7년 연속 출산율이 하락했다. 저출산 대응 예산은 지난해 기준 51조7000억원으로, 출생아(출생아 수 24만9000명)당 약 2억1000만원을 지출하면서도 전 세계 국가 중 가장 아이를 적게 낳는 국가가 되는 것을 막지 못했다.
우리나라 출산율 급락의 원인으로는 △수도권 집중과 높은 주거비 부담 △자식에 대한 많은 투자와 높은 경쟁수준 △노동시장 경직성 △남성의 낮은 가사부담 △젊은 층의 인식변화 등이 꼽혔다. 다만 SGI는 소득수준 향상과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 확대 등도 출산율 저하의 요인이 되고 있지만, 제도적 기반이 잘 마련된 선진국의 사례를 보면 여성의 경제활동 증가와 출산율이 반드시 상충관계는 아니라고 분석했다.
김천구 대한상의 SGI 연구위원은 "저출산·고령화 현상은 노동력 부족, 노년층 부양 부담 증가로 경제성장률을 낮추고 있다"며 "건강보험 적자, 연금문제, 정부재정 악화 등 다양한 경제·사회적 문제를 일으킬 수 있다"고 말했다.
보고서는 여성의 경제활동 참가와 출산율을 동시에 높이기 위해서는 기업의 역할이 중요하다고 봤다. 또 기업들이 문제 해결에 자발적으로 참여하도록 제도적 기반을 마련하고 경제적 인센티브를 제공하는 것이 필요하다고 주장했다. 이를 위해 △다출산직장 평가를 위한 '인구영향평가지표(가칭)' 개발 △결혼·출산·양육 관련 성과가 입증된 기업에게 '지속가능성연계대출(Sustainability Linked Loan)'을 통한 금리 인하, 정책자금 지원 등의 혜택을 제공해 기업들이 저출산 문제 해결에 동참하도록 유도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육아휴직 활성화 등 일-가정 양립 지원제도의 실효성 제고도 언급했다. 우리나라의 육아휴직 기간은 경제협력개발기구(OECD) 중 7번째로 길지만, 실제 사용률은 정보가 공개된 OECD 19개국 중 최하위라는 지적이다. SGI는 "여성 및 대기업·공공기관 등 특정층 중심의 육아휴직 사용을 보편화하는 것이 필요하다"며 "대기업 절반 수준인 중소기업의 육아휴직 사용 활성화를 위해 육아휴직에 따른 업무 공백 발생 시 퇴직 전문인력 또는 청년인턴 등을 활용한 대체인력 매칭을 지원해야 한다"고 지적했다.
교육·취업의 경쟁압력 완화의 필요성도 주장했다. SGI는 "규제완화·미래산업 성장 인프라 구축·다양한 인센티브 통해 양질의 일자리 창출할 수 있는 첨단기업을 적극 육성해야 한다"며 "노동시장 유연성 제고를 통해 1차(대기업·정규직)-2차(중소기업·비정규직) 노동시장 간 간극을 줄여야 한다"고 밝혔다.
/장유미 기자(sweet@inews24.com)Copyright © 아이뉴스24.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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