LG배 결승의 전초전, 명인전 결승서 먼저 만나는 신진서와 변상일
메이저 세계대회 결승에서 맞붙게 된 두 정상급 한국 기사들이 전초전을 갖는다. 신진서 9단(23)과 변상일 9단(26)이 명인전 우승을 놓고 물러설 수 없는 한 판 승부를 펼친다.
신진서와 변상일은 성남 K바둑 스튜디오에서 15일부터 시작하는 제46기 명인전 결승 3번기에서 격돌한다. 둘은 13일 열린 제28회 LG배 4강에서 나란히 승리해 내년에 열리는 결승에서 우승을 놓고 다투는데, 이번 대결은 그 전초전의 성격을 띈다.
오랜기간 신진서와 박정환 9단이 국내 랭킹 1~2위를 유지하면서 둘의 라이벌 관계가 잘 알려져 있는데, 최근 2년간을 놓고 따지면 변상일 역시 신진서를 꾸준히 위협해온 강자다. 통산 상대 전적은 32승7패로 신진서가 압도적인 우위에 있고 최근 맞대결 10연승을 질주하고 있지만, 변상일의 올해 기세가 만만치 않다.
변상일은 지난 7월 열린 춘란배 결승에서 중국의 리쉬안하오 9단을 꺾고 생애 첫 메이저 세계대회 우승을 거머쥐었다. 그 여세를 몰아 이어진 제28기 GS칼텍스배에서도 최정 9단을 누르고 첫 우승의 영광을 안았다.
이번 명인전에서도 변상일의 기세는 단연 돋보였다. 나현 9단과의 본선 16강을 시작으로 박종훈 7단, 김은지 8단을 차례대로 눌렀고 승자조 결승에서 박정환 9단마저 완파하며 전승으로 결승에 선착했다.
올해 응씨배 우승, 한국 바둑 최초 연간 100승 달성 등 굵직한 업적을 남긴 ‘최강’ 신진서도 우승에 대한 열망이 크다. 메이저 세계대회인 응씨배를 포함해 KBS 바둑왕전, 맥심커피배, 쏘팔코사놀배, YK건기배, 용성전 등 무수한 우승을 차지했지만 삼성화재배, GS칼텍스배, 란커배, 몽백합배, 국수산맥배 등 아쉬움을 남긴 대회들 또한 많았다.
신진서는 2021년 첫 명인전 우승을 차지했다. 당시 상대가 바로 변상일이었다. 1국을 변상일이 가져가 우위를 점하는 듯했으나, 신진서가 내리 2~3국을 따내며 역전 우승을 차지했다. 신진서는 지난해에도 결승에 올랐지만, 입단 동기이자 절친인 신민준 9단에 1~2국을 내리 내주며 타이틀을 뺏겼다.
신진서는 명인전에서 유독 고전을 면치 못했다. 첫 우승을 차지했던 2021년에 본선 16강에서 변상일에게 패해 패자조로 밀려난 뒤 가시밭길을 거쳐 최종 결승에 올랐고, 지난해에는 결승에 선착했으나 패자조를 뚫고 올라온 신민준에게 무릎을 꿇었다. 올해도 본선 8강에서 신예 박지현 4단에 패해 패자조로 떨어졌으나 천신만고 끝에 살아남아 결승까지 올라왔다.
변상일에게 있어 신진서는 정상의 자리에 서기 위해 반드시 넘어서야 할 벽이다. 변상일은 최근 3년간 무려 5번이나 결승에서 신진서를 만났지만 2021년 12월에 열린 제7회 국수산맥배에서만 이겼을 뿐 나머지 4번은 전부 신진서를 넘지 못하고 준우승에 그쳤다. 이번에 신진서를 넘어설 수 있다면 박정환을 제치고 신진서의 새 라이벌로 입지를 굳힐 수 있을 뿐 아니라 향후 맞대결에서도 자신감을 갖고 임할 수 있다. 반대로 신진서는 최강의 위치를 공고히 하기 위해서라도 또 한 번의 완벽한 승리가 필요하다.
윤은용 기자 plaimstone@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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