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 메밀 국내 최대 주산지 명성 찾는다
메밀건면·커피 가공상품 2종 개발
국산 품종 점유율 3년만에 23%↑
제주도가 메밀을 활용한 가공상품 개발, 국내 품종 보급에 속도를 더하며 국내 최대 메밀 주산지로서의 위상 높이기에 나섰다.
제주도농업기술원은 제주산 메밀의 부가가치와 생산성을 높이기 위한 가공상품 개발과 국산 메밀품종 보급 확대를 추진하고 있다고 14일 밝혔다.
제주도가 현재 제주산 메밀을 활용해 개발한 가공상품은 메밀건면과 메밀커피 2종이다. 메밀건면은 제주산 단메밀이 30% 함유돼 시중에 판매되는 기존 제품의 메밀 함량 2~20%에 비해 함유량이 높은 것이 특징이다. 국내산 쌀가루 3%를 첨가해 식감도 보완했다고 제주도는 설명했다.
제주산 메밀이 30% 함유된 메밀커피는 순한 커피를 선호하는 소비층을 겨냥했다. 소비자의 기호도를 고려해 카페인, 디카페인 2종류를 개발했다. 시제품의 시장성을 평가하기 위해 소비자 테스트를 실시한 결과 메밀건면은 5점 만점 중 4.22점, 메밀커피는 3.62점의 만족도가 나왔다. 제주도 관계자는 “메밀건면의 소비자 구입의향은 80% 이상으로 높았다”면서 “이번 상품 개발은 제주도가 제주산 메밀의 시장성을 높이기 위해 실시한 지난 2월 과제 공모에서 선정된 제주메밀영농조합법인과 메밀문화원이 공동으로 추진한 것”이라고 설명했다.
메밀건면과 메밀커피 시제품은 현재 제주민속촌 내 위치한 메밀문화원에서 시범적으로 판매하고 있다. 제주도는 1인분 소포장, 활용 레시피 제공, 티백크기 조절 등의 개선점을 보완한 후 상품으로 출시할 계획이다.
이번 가공상품 개발은 제주가 메밀 최대 주산지임에도 불구하고 원물 이외에는 가공상품 등이 전혀 개발되지 않아 부가가치를 높이지 못하는 점을 보완하기 위한 것이다.
2022년 기준 제주지역 내 메밀 재배면적은 1665㏊로 전국 재배면적(2259㏊)의 73.7%를 차지하고 있다. 생산량은 1264t으로 전국 생산량(1982t)의 63.8%에 달한다.
제주도는 생산성을 높이기 위해 외래종 일색인 지역 내 메밀을 국내 품종인 양절 메밀로 전환하는 작업에도 탄력을 가하고 있다.
현재 제주에서 재배되는 메밀 대부분은 생산성이 낮고 잡초가 혼입돼 수입되는 외래종이라는 한계를 갖고 있다. 제주도는 이를 극복하기 위해 2018년부터 국내 육성 메밀 채종단지를 운영하면서 우량품종을 도내 농가에 보급하고 있다. 국립식량과학원이 육성한 품종인 양절 메밀은 봄, 가을 2모작 재배가 가능하고, 생산량도 15% 많다.
보급 결과 국산 메밀의 품종 점유율은 2020년 0.8%에서 2023년 23%로 크게 증가했다. 재배농가의 생산성도 28% 늘었다.
이성문 도농업기술원 농업연구사는 “국내 육성 메밀 우량종자 공급 체계 구축, 제주 메밀 소비 확대를 위한 가공상품 개발 등에서 높은 평가를 받아 농촌진흥청으로부터 ‘2023년 지역농업연구기반 및 전략작목 육성 사업’평가에서 우수기관으로 선정되기도 했다”면서 “앞으로도 재해에 강한 메밀 품종을 보급하고 우량종자 채종단지를 지속 운영해 제주 메밀의 경쟁력 강화에 나서겠다”고 밝혔다.
박미라 기자 mrpark@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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