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내년부터 '전국최초 난임치료 휴가에 부부동행' 신설
경기도가 내년 1월 1일부터 난임 치료 휴가 등에 부부 동행 휴가를 전국 최초로 신설해 시행할 예정이다. 이와 함께 민간기업을 대상으로는 가족 친화 일하기 좋은 기업 인증을 현재 35개 사에서 내년부터 50개 사로 확대하고, 지원금도 현행 200만원에서 500만원으로 상향하기로 했다.
14일 도에 따르면 도는 합계출산율 0.7명이라는 초저출생 인구 위기에 직면해, 실효성 없이 예산만 쏟아붓는 것이 아니라 실제 당사자들이 원하는 정책을 시행해야 문제의 실마리를 찾을 수 있다는 판단에 따라 부부 동행 휴가, 일하기 좋은 기업 지원금 등을 상향할 계획이다.
도는 먼저 공공분야의 가족 친화 조직문화 확산을 위해 공공기관 직원의 육아휴직 시 정규직 충원을 위한 별도 정원제와 수시 채용 등을 시행하고, 난임 치료 휴가 등에 부부 동행 휴가를 내년부터 시행한다. 난임부부 동행 휴가 조례는 현재 경기도의회에서 심의 중이다.
또 31개 시군의 다자녀 기준을 3자녀에서 2자녀로 통일하기 위해 정기적으로 시군 현황을 조사하고 기준 완화를 요청해 그 결과를 공표할 예정이다.
김동연 경기도지사는 취임 직후부터 인구문제 해결에 남다른 관심을 보이며 인구문제 해결을 특정 부서의 일이 아니라 경기도 전체가 매달려 종합적으로 접근해야 한다고 강조해 왔다.
도는 이에 따라 저출산 대응 인구 해법 마련을 위해 지난 3월, 20~40대 남녀공무원 100여 명과 난상토론을 벌이고, 400여 명의 경기도 및 산하 공공기관 직원들과 ‘인구문제 기회 토론회’를 여는 등 체감도 높은 정책 방안을 모색했다.
이 같은 노력은 지난 6월 ‘인구톡톡위원회’ 발족으로 이어져 올해 5차례의 위원회를 통해 실질적인 정책으로 현실화됐다.
인구톡톡위원회는 저출산 대응을 위한 정책 구상을 구체화하고 의사결정 과정에서 현장의 목소리를 지속적으로 담아내기 위한 시도였다.
도민의 목소리 ‘톡’을 담아 ‘톡’하고 나온 인구문제의 해결책을 정책화하고자 하는 도민 참여형 위원회를 의미한다.
임신·출산, 육아, 초등돌봄, 청년(결혼) 분야에서 목소리를 내는 아이원더를 비롯해 경기도 아빠하이, 기업대표, 전문가 등 200명의 도민참여단이 함께하고 있으며 김동연 지사는 월 1회 정기위원회를 직접 주재하고 있다.
도는 인구톡톡위원회를 통해 먼저 ‘난임부부 시술비 지원 사업’ 소득 기준을 지난 7월부터 폐지했다. 난임부부가 시험관 실패 시 지원금을 반환하도록 한 현행 제도 개선안에 대해서도 내년부터 시술비 지원을 시행하며, 산모·신생아 건강관리지원사업 소득 기준 역시 내년부터 폐지할 예정이다.
또 예기치 않은 임신과 출산 등으로 고민하는 미혼모 등 위기에 놓인 임산부라면 누구나 24시간 익명으로 상담을 받을 수 있는 위기임산부 안심상담 핫라인을 10월 개설해 운영 중이다.
도는 특히 둘째아 이상 출산 가정 가운데 긴급 양육 공백이 발생하면 소득에 상관없이 1인당 30만원 내에서 돌봄서비스 본인부담액을 지원하는 ‘둘째아이 돌보미 지원’도 내년부터 시행한다.
이와 함께 아동돌봄 핫라인 콜센터를 운영해 도내 12세 이하 아동 긴급돌봄이 필요한 가정을 대상으로 주말, 평일 야간 돌봄과 연계해 상담에서 시설·가정 돌봄서비스까지 원스톱으로 제공한다.
도는 현재 300개소가 운영 중인 다함께돌봄센터는 경기도 자체 예산을 추가로 지원해 2026년까지 500개소로 늘린다.
생후 24~48개월 이하 아동의 돌봄에 참여하는 조부모와 사회적가족인 이웃을 대상으로 월 30만~60만원의 가족돌봄수당을 지급하고, 마을주민들이 만든 아동돌봄공동체 64개소에 1인당 월 20만원의 기회소득도 지원한다.
여기에 초등학교 1학년 입학 이후 돌봄 공백을 해소하기 위한 ‘초등1 학교 안심돌봄’도 추진한다. 방과 후 돌봄이 필요한 1학년 학생들을 대상으로 학교 내 운영 중인 돌봄교실이나 신규 설치하는 다함께돌봄센터 운영을 지원한다.
도는 내년 일부 시군을 대상으로 지역 내 모든 초등 1학년 안심돌봄을 시범 운영한 뒤 전 시군으로 확대해 나갈 방침이다. 도내 다함께돌봄센터 이용 아동 7500명을 대상으로 방학중 중식 급식비도 제공하기로 했다.
한편 김동연 지사는 그동안 "인구 문제는 특정 조직이나 사람으로 해결할 수 없는 문제이고, 작아도 실질적 변화를 만드는 정책이 필요하다"고 강조하고 있다.
수원=윤상연 기자 syyoon1111@hankyu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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