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류동혁의 이슈분석] 남자프로농구의 이상한 '마녀사냥', 불안한 판정기준이 더욱 흔들린다.

류동혁 2023. 12. 14. 14:4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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KBL 심판진의 비디오 판독 장면. 사진제공=KBL

[스포츠조선 류동혁 기자] 지난 6일(이하 한국시각) NBA 인시즌 토너먼트 8강전. 피닉스와 LA 레이커스와의 경기에서 오심 논란이 불거졌다.

LA 레이커스가 106대103으로 승리. 단 종료 직전, 작전타임이 문제였다. LA 레이커스가 볼 소유가 제대로 되지 않은 상황에서 타임아웃을 불렀고, 심판은 받아들였다. 피닉스는 당연히 불만을 표출했다. 경기가 끝난 뒤 피닉스 에이스 데빈 부커는 "우리는 공정한 판정을 원한다. 세상이 그 상황을 봤다"고 거센 비판을 했다. 단, NBA의 2분 리포트에는 'LA 레이커스가 볼을 소유하고 있다고 판단했다'며 정심이라고 최종 결론을 내렸다.

지난달 23일 피닉스와 골든스테이트전에서는 황당한 판정도 나왔다. 골든스테이트 크리스 폴은 오랜 악연이 있는 스캇 포스터 심판에게 '판정 테러'를 당했다.

크리스 폴은 정상적 항의를 하던 도중 포스터 심판은 테크니컬 파울을 불었고, 폴이 흥분하자, 2차 테크니컬 파울로 퇴장시켰다. 폴이 소속된 팀은 포스터 심판이 맡은 플레이오프에서 3승17패를 기록 중이다. '포스터 심판이 폴에게 매우 불편한 감정을 가지고 있다'는 결론이 나온다. NBA에서도 KBL과 마찬가지로 플레이오프와 같은 중요한 경기에서 황당한 오심이 많다.

단, 거기까지다. 이상한 '음모론'은 없다. 여전히 NBA 선수들은 판정에 대해 기본적 신뢰를 가지고 있다. 판정 기준은 여전히 명확하고, 공개 설명을 통해 오해를 최소화 한다. '심판진의 오심은 경기당 10개 안팎은 나올 수 있다'는 폭넓은 이해가 동반된다.

KBL은 좀 다르다. 판정에 대해 기본적 불신을 가지고 있다. 핵심적 2가지 이유가 있다.

▶판정 기준점의 불명확함과 충분한 설명 부족 ▶판정을 이용하려는 10개 구단의 이상한 이기주의가 결합돼 있다. 두 요소가 서로 얽혀 있기 때문에, 자세히 살펴봐야 한다.

지난 SK와 KCC전, 삼성과 KCC전에서 논란이 표면 위로 드러났다.

SK와 삼성은 경기 막판 오심을 지적하며, 심판 설명회 개최를 요구했다.

지난 2일 SK와 KCC전. 안영준의 파울이 불렸다. 알리제 존슨의 자유투로 KCC가 74대72 승리. SK는 심판 설명회를 개최했고, 안영준 파울이 아니라는 KBL의 '오심 인정'을 받아냈다.

지난 5일 삼성과 KCC전에서 경기 막판 박민우의 리바운드 상황에서 KCC의 파울을 지적하지 않았다. 삼성 역시 심판 설명회를 요청했고, '오심'이라는 답변을 받아냈다.

두 가지 사례로 올 시즌 스폰서사인 KCC에게 유리한 판정을 주는 게 아니냐는 의혹이 불거졌다.

하지만, 세부적으로 더 들어가면 사실은 좀 다르다.

일단, KBL은 "안영준 파울을 분 것은 오심이 맞다. 당시 허일영의 파울이었다. 즉, 심판이 허일영의 파울을 지적해야 했는데, 안영준의 파울을 불었다. 이 부분이 오심이다. 삼성 박민우의 파울 경우, 상당히 애매했다. 단, 판정기준을 볼 때는 파울로 부는 게 맞는 오심"이라고 설명했다. SK-KCC전 막판 오심이 승부에 영향을 미친 것이 아니었다.

삼성 측의 경우, 핵심은 박민우의 파울이 아니었다. 삼성 관계자는 "박민우의 파울건이 심판 설명회 개최의 주된 목적이 아니었다. 코피 코번에 대한 두 팔 포스트업 수비를 계속 지적했는데, 수정되지 않아서 이 부분을 질의하는 게 주 목적이었다"고 했다. 삼성 측의 주장도 충분히 이해간다. 올 시즌 핸드 체킹이 만연하면서, 강력한 파워를 지닌 코번, 아셈 마레이(LG), 게이지 프림(현대모비스), 자밀 워니(SK) 등이 상대적으로 손해를 본다는 평가가 많았다.

그런데, 2개의 심판 설명회가 개최되자, KCC를 제외한 9개 구단과 농구 팬 사이에서는 당연히 '스폰서 콜'이라는 의혹의 눈초리가 나왔고, 실제 관계자들 사이에 공공연하게 언급되기도 했다.

KBL에 만연한 심판진에 대한 불신과 거기에 따른 '음모론'이 논란의 실체다. 이런 '음모론'은 프로농구의 격을 떨어뜨린다. 사실, 현대모비스가 스폰서를 할 때도 '스폰서 콜' 논란이 있었고, 한때는 SK에게 유리한 콜이 불린다는 'SKBL'이라는 정체불명의 단어가 나오기도 했다. 당시에도 명확한 근거가 없는 당황스러운 루머였다.

심판진의 판정도 아쉽긴 마찬가지다. 올 시즌 대부분 판정논란은 2가지 이유에서 나온다. ▶핸드체킹 과도한 허용으로 인한 매 경기 달라지는 판정 기준 ▶오심에 따른 문제점을 수정하지 않으려는 불통이다.

시즌 전 KBL 룰 설명회에서 강조한 두 가지가 ▶포스트 업 수비 시 두 팔 사용 금지 ▶팔을 끼는 행위에 대한 엄격한 규제였다.

하지만, 핸디 체킹을 한계치로 극대화하면서 판정 기준은 불명확해졌고, 콜은 뒤죽박죽이 됐다. 판정기준이 불명확해지면서, 불완전한 심판진의 주관적 판단이 승부처에서 개입될 수밖에 없다. 그런 상황을 10개 구단과 심판진이 만들었다. 게다가 과도한 팔을 끼는 장면들이 제대로 지적되지 않으며, 부상 위험은 더욱 높아졌다. 고양 소노 이정현의 부상이 대표적 경우다.

올 시즌 판정 논란의 문제점과 핵심은 명확하다. 하지만, '음모론'은 본질을 흐트린다. ▶감독 챌린지 ▶핸드체킹에 대한 명확한 기준점 확립 ▶오심에 대한 KBL 심판부의 공개적 설명이 필요하다. 자연스럽게 '음모론'은 없어질 수 있다. 류동혁 기자 sfryu@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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