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FC서울 제15대 감독' 상암벌 입성한 김기동 감독 부임 인터뷰, "서울의 영광을 재현하도록"
[인터풋볼] 하근수 기자= 'Grow with uS, GS' GS스포츠 프로축구단 FC서울이 제15대 사령탑으로 김기동 감독(52세)을 선임했다.
신임 김기동 감독은 1991년 포항에서 프로 선수 생활을 시작해 제주 유나이티드의 전신인 유공 코끼리, 부천 유공, 부천 SK에서 K리그를 대표하는 미드필더로 평가받으며 선수 활동을 했다. 이후 2003년 다시 포항으로 적을 옮겨 은퇴할 때까지 K리그 통산 501경기에 출전하며 K리그 역대 필드 플레이어 출전 2위 기록을 보유하는 등 K리그 대표적인 레전드로 활약했다.
선수 생활을 마감하고 2013년 대한민국 U-23 축구 국가대표팀 코치를 시작으로 지도자로 변신한 김기동 감독은 2016년 포항의 수석코치, 2019년부터는 감독으로 K리그 무대에서 지도자 커리어를 이어갔다. 2019, 2020시즌 2년 연속 팀을 상위권으로 이끌며 2020시즌 K리그 '올해의 감독상'을 수상, 지도력을 인정받았던 김기동 감독은 2021년 AFC챔피언스리그 준우승, 올 시즌에는 FA컵 우승컵까지 들어올리며 K리그 최고의 지략가로 명장 반열에 그 이름을 올리기도 했다.
김기동 감독은 완성도 높은 전술을 기반으로 상대 공략에 대한 뛰어난 통찰력이 강점인 지도자이다. 뿐만 아니라 다양한 데이터를 활용해 수준 높은 전략을 펼치고, 빠른 판단력으로 팔색조 같은 대처 능력을 선보인다는 찬사를 받고 있는 감독이다. 서울은 뛰어난 전술과 강력한 리더십을 보유한 김기동 감독이 재미있고 역동적인 축구를 추구하는 구단의 철학과 방향성에 부합하고, 무엇보다 쉽게 무너지지 않는 팀으로의 변화를 이끌 적임자로 판단해 감독으로 선임하게 됐다.
김기동 감독은 "서울에서 저를 선택해 주신 것에 감사드리고, 잘 선택했다는 것을 보여드리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무엇보다 서울의 찬란했던 영광을 다시 재현시키는 것이 제 역할이라 생각한다. 많은 기대에 반드시 부응할 수 있도록 하겠다"며 소감을 밝혔다. 더불어 서울은 김기동 감독과 진행한 인터뷰를 공유했다.
[이하 김기동 감독 FC서울 부임 인터뷰]
"감독 15년째이다. 포항에서 많은 도전들을 했고 많은 걸 이뤘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다른 조건에서 어떤 도전이 필요하지 않을까 생각했다. 스텝업을 위해 서울이 많은 도움을 줄 거라 생각이 들어서 서울로 이적하게 됐다."
"큰 틀에서 정리를 한다기보다도 일단 팬들이 좋아하는 축구를 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큰 틀은 갖고 경기를 하고, 개인적인 능력보다 팀으로서 빠른 축구를 원한다. 팀워크로 좋은 축구를 해보려고 노력을 하고 있다."
"포항에서 같이 했던 친구들이 많다. 그때와는 지금과 상황이 다르다. 그때는 선수 여건이 많이 좋지 않은 가운데에서 활용을 많이 했는데, 지금은 분명 그때보다 좀 더 좋은 모습을 보여줄 거라 생각한다. 그 친구들이 내가 원하는 축구를 알기 때문에 접근하는 방식은 조금 더 편하지 않을까 생각한다."
"경기장에서 기본적으로 만나면 선후배로서 인사하는 친구들이 있었다. 그렇게 친하게 지내거나 했던 선수는 사실 없었던 것 같다.(웃음)"
"한 팀에만 몰입하다 보니 남의 팀 선수를 생각해 본 적이 없다. 이제 서울 감독이 됐으니 모든 선수를 동등한 입장에서 같이 해보려고 노력할 것이다."
"자질이 상당히 좋은 선수들이 많다. 기술과 특성이 있는 선수도 많다. 한 팀으로 묶는다면 정말 무서운 팀이 되지 않을까 생각했다. 선수 구성에 있어 공격과 수비(밸런스)가 조금 더 완벽하지 않다고 본다. 공격에 비해 수비가 약하다는 생각이 들었다. 그런 부분만 보완된다면 더 좋은 결과를 가져오지 않을까 기대한다."
"빡빡하게 진행된 시즌이었던 것 같다. 모든 것들이 정리되고 갑작스럽게 서울과 계약하게 됐다. 좀 더 가족들과 10일 정도는 쉬고 싶다. 그 가운데에 선수 구성에 대해 의논하겠지만 시간을 갖고 구성하면서 신경 써야 하지 않을까 계획하고 있다."
"서울에서 나를 선택한 것에 굉장히 감사하게 생각한다. 나를 잘 선택했다는 걸 보여주기 위해 최선의 노력을 다할 것이다. 서울이 옛 영광을 되찾는 게 내 역할이라 생각한다. 기대에 부응하도록 노력하겠다."
"여러분들을 이렇게 만나 뵙게 되어 정말 반갑다. 몇 년 간 서울이 여러분들 기대에 미치지 못한 성적을 내면서 힘들었으리라 생각한다. 내년 시즌 여러분들과 함께 뛰면서 여러분들이 원하는 목표를 이루도록 최선을 다하겠다. 서울의 영광을 재현할 수 있도록 최선의 노력을 다하겠다."
더불어 김기동 감독은 오랜 기간 함께했던 포항과도 작별을 고했다. 포항은 김기동 감독이 팬들에게 남긴 마지막 편지를 끝으로 동행에 마침표를 찍었다.
[이하 김기동 감독 포항 스틸러스 작별 인사]
안녕하세요. 김기동 감독입니다. 오늘 저는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서 3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서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 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것 같습니다.
2019년 첫 감독직을 맡으면서 많은 어려운 과제들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팬 여러분들의 지지와 열정적인 응원과 관심 속에 저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었고, 팀 창단 50주년이자 감독 5년 차인 올해 FA컵 우승과 리그 2위, ACL 16강 확정이라는 좋은 성적을 거둘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 좋은 결과를 낸 것이 저와 선수들만 잘해서 냈을까요? 첫 경기 끝나고 팬 여러분들 앞에서 제가 한 말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선수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단, 팬, 3연 일체가 됐을 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지분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스틸러스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욱더 큰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올 한 해 마무리하는 12월에 이렇게 인사드리는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 합니다. 시즌을 마치고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주변의 여러 사정을 모두 고려해서 서울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게는 또 다른 도전들과 과제들이 될 것이고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쓰리고 아픕니다. 매일매일 마음이 불편합니다.
프로선수로서의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 스틸러스가 있었습니다. 더 큰 사람으로 다시 여기서 뵙게 될 날을 꿈꾸겠습니다. 어디에 있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의 제 선택에 지금까지 그래주셨듯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스틸러스 팬 여러분들한테 받았던 사랑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김기동 드림.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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