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주 또 수주...HD현대 정기선이 새로 쓰는 '사우디 신화'

김도현 기자 2023. 12. 14. 14:4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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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주베일 신화'를 쓴 사우디에서 손자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새로운 신화를 쓴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사우디 시장 개척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 부회장은 현대가(家)가 사우디와 오랜 시간 쌓인 신뢰 아래 적극적인 개척 행보를 보였다.

지난 13일 정 부회장은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을 만나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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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난 13일 HD현대 정기선 부회장이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알코라이예프 장관 일행과 울산 HD현대중공업 내 정주영 창업자 흉상 앞에서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왼쪽부터 사드 알 칼브 사우디 수출입은행 CEO,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 HD현대 정기선 부회장, 술탄 빈 칼리드 알사우드 사우디 산업개발기금 CEO) /사진=HD현대


고(故) 정주영 현대 창업주가 '주베일 신화'를 쓴 사우디에서 손자인 정기선 HD현대 부회장이 새로운 신화를 쓴다. 20세기 최대 토목공사로 일컬어지는 주베일 항만 공사를 성공적으로 수행해 대한민국 경제발전의 토대를 닦은 조부처럼 공격적인 시장 개척을 바탕으로 다양한 활로를 모색한다.

HD현대건설기계는 사우디 종합건설회사 알 라프 컨트랙팅(Al Rawaf Contracting)과 중대형 굴착기 100대 공급 계약을 체결했다고 14일 밝혔다. 내년 2월까지 22톤 굴착기 70대, 50톤 굴착기 30대를 순차적으로 납품한다. 해당 장비는 사우디 동부 담맘(Dammam)부터 리야드(Riyadh)까지 400km에 달하는 구간의 지하 수도관을 조성하는 데 투입된다.

HD현대건설기계는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굴착기·휠로더 50대 공급계약을 비롯해 올 한 해 사우디에서만 800대의 건설장비 수주를 기대한다. 해외건설정책지원센터 보고서에 따르면 사우디 건설시장은 2027년까지 매년 5%씩 성장하고, 2030년 완공 예정인 네옴시티에 지난해에만 6000대 이상의 건설장비가 투입된 바 있어 대규모 건설장비 주문이 계속될 것으로 예상된다. 1991년 현지시장 진출 이래 브래드 신뢰도를 지속해서 높여온 성과다.

관련 업계에서는 정 부회장의 사우디 시장 개척 노력이 빛을 발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 부회장은 현대가(家)가 사우디와 오랜 시간 쌓인 신뢰 아래 적극적인 개척 행보를 보였다. 조부가 사우디에서 건설신화를 썼다면, 정 부회장은 건설기계뿐 아니라 조선·에너지·전력기기 등 사우디가 역점을 두는 신사업 영역에서 두각을 나타내고 있다.

지난 13일 정 부회장은 울산 HD현대중공업 본사에서 반다르 이브라힘 알코라이예프 사우디 산업광물자원부 장관을 만나 다양한 사업 협력 방안을 논의했다. 이번 만남은 지난 10월 경제사절단 일원으로 사우디를 찾은 정 부회장이 알코라이예프 장관을 만난 자리에서 방한을 요청했고, 알코라이예프 장관이 이에 응해 성사됐다.

정 부회장은 사우디 실권자인 무함마드 빈 살만 왕세자, 사우디 국무펀드(PIF) 총재 직을 겸하는 야시르 오스만 알 루마이얀 아람코 회장 등 주요 인사가 방한할 때마다 직접 맞이하며 주요 사업회사의 사우디 사업 확장을 이끌어 냈다. 이번 알코라이예프 장관과의 환담 뒤에도 HD현대중공업의 선박 건조 현장과 HD현대일렉트릭의 변압기 스마트팩토리 등을 소개했다.

이런 노력을 통해 HD현대는 국내 기업 중 사우디와 가장 폭넓은 협력 관계를 구축하는 기업으로 발돋움 중이다. HD한국조선해양은 라스 알 헤어 지역의 킹살만 조선산업단지에 약 500만㎡ 규모로 지어지는 중동 최대 합작조선소와 선박·발전용 엔진공장을 추진하고 있다. HD현대오일뱅크는 2019년 1조3749억원 규모의 지분투자를 한 아람코와 함께 친환경 수소·암모니아 사업 협력을 확대하고 있다. HD현대일렉트릭은 네옴시티 프로젝트 내 주요 변전소 시설에 필요한 전력기기 수주계약을 연이어 체결했다.

HD현대 관계자는 "조선뿐 아니라 건설기계·에너지 등 다양한 영역에서 사우디와 지속해서 사업 협력을 강화할 것"이라고 말했다.

김도현 기자 ok_kd@m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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