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WHO 인증" 안전기관 된 식약처…심사 더 깐깐해지나
업계 "보수적인 심사로 이어질까 걱정"
식약처 "내부적으로 관리에 더 힘쓸 것"
[서울=뉴시스]황재희 기자 = 식품의약품안전처가 WHO(세계보건기구) WLA(우수규제기관 목록)에 등재되면서 제약바이오 기업들의 기대감이 커지는 가운데, 일각에선 우려의 목소리도 제기된다.
14일 관련 업계에 따르면, WLA 등재로 국내 기업들의 해외 진출에 있어 장벽이 낮아질 것이란 기대와 함께 식약처의 보다 촘촘한 심사가 있을 것이란 우려가 나온다.
GC녹십자 이재우 본부장은 한국규제과학센터가 최근 발간한 보고서 ‘규제과학 플러스’ 기고문을 통해 “WLA 등재는 식약처 리뷰 수준을 WHO로부터 인정받았다는 뜻으로, 개별 국가 허가 등록 시에도 각 국가 규제기관의 리뷰 기간을 단축할 수 있는 효과를 얻게 되는 부수적인 장점을 기대할 수 있다”며 “업계 입장에서는 이번 식약처의 WLA 등재는 매우 좋은 소식임에 틀림없다”고 말했다.
이어 “다만 우려되는 점은 업계가 더욱 노력해서 많은 데이터를 만들어 품질 및 안전성을 확인해야 하는 것은 틀림없지만, 이번 등재를 바탕으로 식약처가 더욱 보수적으로 심사하고 자료를 요구해 오히려 업계가 백신 제품을 허가받는 것이 어려워지지 않을까 하는 것”이라며 “국내 제약업계는 다국적제약사들보다 규모가 크지 않다 보니 아무래도 가용한 R&D 비용이 상대적으로 크지 않아 한 개의 프로젝트에 투자할 수 있는 비용이 당연히 많지 않기에 만들어 낼 수 있는 데이터의 양이 한정적”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이러한 상황에서 기존보다 더 많은, 그리고 더 보수적인 자료를 요구하게 된다면 엄청난 비용 부담으로 다가오고, 또 실패했을 때의 어려움도 더욱 커질 것”이라며 “이러한 상황에서는 오히려 백신 자급화가 되지 않은 기초 백신에 대한 업계의 투자는 역설적으로 더욱 줄게 될 것”이라고 설명했다.
이 본부장은 “이러한 업계의 우려가 기우가 될 수 있게 식약처 심사부서는 업계의 입장을 잘 고려하면서 업계와 규제기관이 서로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았으면 하는 마음”이라고 부연했다.
SK바이오사이언스 BD3실 최진영 PL은 “본 제도가 한국 백신 제조사에게 해외 진출의 유용한 도구로 활용되기 위해서는 우리 정부의 지원이 절실하다”며 “국산 백신의 해외 주요 시장 및 진출 희망 지역에 대해 현황과 수요를 파악하고 선행적으로 WLA가 해당 국가에서 실효될 수 있도록 상대 규제기관과의 협력에 있어서 정부의 지원이 필요할 것”이라고 말했다.
식약처는 WLA 등재로 인해 기존보다 과도한 데이터를 요구하거나 하는 경우는 없을 것이라고 설명했다. 다만 GMP(우수의약품제조품질관리) 실사 등은 앞으로도 철저하게 하겠다는 입장이다. WLA 등재로 인해 특정 국가에 있어 GMP실사 면제 등이 이뤄질 수 있는 만큼 관리가 제대로 이뤄져야 한다는 것이다.
식약처 관계자는 “WLA 등재로 기업들에게 ‘추가적인 데이터를 내라’ 하는 것은 없을 것”이라며 “다만 GMP 실사 등은 보다 꼼꼼하게 하는 등 글로벌 기준에 부합하게 식약처 내부적으로 부지런하게 움직이면서 관리하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이어 “WLA 등재가 5년을 주기로 갱신되는 만큼 내부에서 자료와 관련해 기록하고 남기는 것이 중요하다”며 “식약처 자체적으로 관리를 더 철저히 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WHO는 지난 10월 31일 한국 식약처와 스위스·싱가포르 의약품당국을 WLA로 선정했다.
WLA는 WHO가 의약품 규제기관 규제업무 수행능력을 평가해 인증하는 제도이다. 식약처가 WLA에 등재되면 국내 의약품 규제역량이 국제적으로 인정받는 셈이 된다.
WHO는 이전에는 SRA(선진규제기관국가)를 통해 의약품 규제수준 신뢰도를 평가해왔다.
SRA는 WHO가 별도 평가를 거치지 않고 내부 논의를 통해 정한 것으로, 2015년 10월 23일 이전 ICH(국제의약품규제조화위원회) 회원국, ICH 참관국가, ICH 회원국과 법적 상호협정(MRA)을 맺은 국가 등 총 36개국이 포함돼있다.
한국은 2016년 ICH에 정회원으로 가입했으나, WHO는 SRA 등재 신청절차를 운영하지 않고 2015년 지정한 SRA 목록을 유지해왔다. 그러나 WHO는 ICH 회원요건을 기준으로 하는 SRA를 대체하기 위해 WHO가 직접 규제기관을 평가하는 제도인 WLA를 2016년부터 추진, 지난해 도입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hjhee@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어, 이 시험장 아니네" "수험표 없어요"…경찰이 해결사[2025수능]
- '마약 투약 의혹' 김나정 누구? 아나운서 출신 미스맥심 우승자
- "패도 돼?"…여대 학생회에 댓글 단 주짓수 선수 결국 사과
- 이시언 "박나래 만취해 상의 탈의…배꼽까지 보여"
- [단독]'김건희 친분' 명예훼손 소송 배우 이영애, 법원 화해 권고 거부
- "월급 갖다주며 평생 모은 4억, 주식으로 날린 아내…이혼해야 할까요"
- 배우 송재림, 오늘 발인…'해품달'·'우결' 남기고 영면
- '살해, 시신 훼손·유기' 軍장교, 38세 양광준…머그샷 공개
- '성폭행범' 고영욱, 이상민 저격 "내 명의로 대출받고 연장 안돼서…"
- 최지혜 "3번째 남편과 이혼…남친과 4개월만 동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