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옮길까 유지할까'…D-30 대만 총통 선거 '태풍의 눈' 된 TSMC
TSMC 국내 두려는 민진당과 달리 야당은 경제 균형 강조
(서울=뉴스1) 권영미 기자 = 반도체 분야 파운드리(위탁생산)로 유명한 대만의 TSMC가 약 한달 앞으로 다가온 대만 총통 선거의 중심 화두가 되고 있다. 이 기업을 국내에 유지하느냐 이전시키냐에 국민 여론이 갈리면서 선거에도 영향을 미칠 전망이다.
13일 파이낸셜타임스(FT)에 따르면 미국, 일본 및 유럽 정부는 모두 공급망 위험을 줄이기 위해 TSMC 측에 자국에 제조 공장을 세워달라고 요구하지만 대만 정부는 이를 국내에 유지하기를 희망하고 있다. 하지만 많은 대만 시민들은 또 다른 생각을 갖고 있다. 지난 8일 기준 TSMC는 대만증권거래소 시가총액의 26.8%를 차지, 대만 증시를 좌지우지한다고 볼 수 있는데 반드시 TSMC의 이익이 대만 경제 전반의 이익은 아니라는 점에서다.
일부 시민들은 반도체 생산에 엄청난 양의 에너지와 물이 필요하기에 TSMC의 대만에서의 확장은 지속 가능하지 않으며 탄소 배출을 줄이려는 세계적인 노력과 충돌한다고 주장하고 있다. 하드웨어 전자 엔지니어인 한 시민은 대만이 글로벌 기술 제조, 특히 칩 분야에서 강한 것에 대해 “그것이 우리를 세계에 없어서는 안 될 존재로 만드는 동시에 '네덜란드병'과 같은 결과를 낳고 있다”고 지적했다. 네덜란드병은 한 분야의 호황이 다른 분야의 발전을 방해하는 경제를 의미한다.
민중당 총통 선거 후보로 나선 커원저 전 타이베이 시장도 대만이 '네덜란드병'에 걸렸다고 주장했다. 그는 기술 부문과 나머지 경제 부문 사이의 투자와 소득 격차가 커지고 있다며 국가가 전력, 물, 토지, 근로자 및 고급 전문가를 위한 일자리라는 "5대 부족"을 해결해야 한다고 주장한다.
경제학자들은 대만 경제가 너무 한쪽으로만 성장하고 있다는 데 동의한다. 지난 2년 동안 반도체 수출은 거의 42%를 차지했는데, 이는 차이잉원 총통과 민주진보당이 집권한 2016년의 약 33%에서 증가한 수치이다. 반면 대만의 많은 전통 산업은 비용 상승으로 인해 중국보다 경쟁력을 잃고 있다. 특히 66만3000명이 일하는 반도체칩 분야와 달리 480만명이나 종사하는 서비스부문은 팬데믹 기간 동안의 소비 부진으로 침체되고 있다.
전자 엔지니어 시민은 “나에게는 영향이 없지만 우리 업계가 모든 자원을 빨아들이고 있어 다른 모든 사람들의 생존이 더욱 어려워지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고 말했다.
이번 총통 선거는 대만 정권이 친미·독립 노선에서 친중 정권으로 교체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다.
정부는 칩 산업의 강점이 다른 부문을 밀어내고 있다는 주장을 일축했다. 차이잉원 총통과 다른 민주진보당 정치인들은 TSMC가 대만에 남을 것이라고 반복해서 강조했다. 차이잉원 정부는 미국과의 관계 강화에 자부심을 갖고 있고, TSMC를 둠으로써 중국의 공격을 막을 수 있다고 본다. 그래서 미국이 TSMC 일부를 미국으로 옮기려는 것을 대만에 대한 미국의 지원이 끊기는 것으로 유권자들이 받아들일까봐 우려하고 있다.
그런데 친미적인 집권 민진당을 제1야당인 국민당이 바짝 추격하고 있고 민중당 후보와 마찬가지로 국민당 후보 역시 TSMC에 대한 지나친 의존을 경고하고 있다.
커 후보와 국민당 허우유이 후보는 대만의 경제가 취약하다고 지적하면서 TSMC를 국가 안보와 연관짓는 것보다 칩 산업과 나머지 경제의 균형을 맞추는 것으로 논의의 초점을 옮기고 있다. 정부가 지난달 2023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 전망치를 1.42%로 하향 조정한 데서 보듯 당장 국가 안보보다 경제가 더 중요해진 것이다.
차이잉원 정부는 이미 스마트 제조, 그린 에너지, 의료 기술, 방위 산업 등 광범위한 분야를 육성해 왔다고 스스로 생각한다. 그리고 차이잉원의 뒤를 이을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는 “반도체 산업에서 더 넓은 범위의 부문으로 파급효과를 창출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야 한다"면서 여전히 TSMC를 중심으로 연결고리를 만들어나가는 것이 중요하다고 주장하고 있다.
kym@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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