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은 둥글다”, 절대강자 사라진 남자배구…봄배구 향한 치열한 순위경쟁
프로배구 남자부 선두 신영철 우리카드 감독은 2023~2024시즌 “공은 둥글다”는 말을 자주 한다. ‘절대 강자’가 사라진 남자부 판세를 잘 설명하는 말이다. 14일 현재 남자부 순위표 꼭대기에는 우리카드(승점 31·11승4패)가 자리한다.
그 뒤를 대한항공(승점 28·9승6패), 삼성화재(승점 25·10승5패), 한국전력(승점 24·8승7패) 등이 쫓고 있다. 리그 1위 우리카드와 ‘봄배구’ 마지노선 4위 한국전력의 승점 차이(7점)도 크지 않은 데다, 각 순위간 승점 격차도 촘촘하다. 언제 순위가 뒤바뀌어도 이상하지 않은 형국이다.
실제로 리그 4위였던 삼성화재는 지난 12일 우리카드와 경기를 세트 스코어 3-2로 승리한 뒤 승점 25점을 쌓아 3위 한국전력을 승점, 2위 대한항공을 다승에서 앞서 단번에 2위로 뛰어올랐다. 잠깐 3위로 밀렸던 대한항공은 13일 한국전력을 세트 점수 3-1로 꺾고 승점 28로 2위 자리를 되찾았다. 한 번 삐끗하면 순위표에서 추락할 수밖에 없는 살얼음판 승부가 이어지고 있는 것이다.
이는 각 구단 간 전력 차가 줄었기에 가능한 일이다. 남자부 7개 구단 감독들은 시즌 개막 전 진행된 미디어데이에서 “쉽게 이길 팀도, 쉽게 질 팀도 없다”고 입을 모았다. 새 시즌 외국인 및 국내 선수 구성과 아시아쿼터제 도입 등으로 전력 평준화가 이뤄졌다는 평가였다. 대표적으로 지난 3시즌 연속 ‘통합우승’을 일군 대한항공도 이번 시즌에는 외국인 선수 링컨 윌리엄스의 부상 여파 등으로 압도적인 퍼포먼스를 보여주지 못하고 있다.
반대로 하위권이었던 팀들은 자신만의 ‘색깔’을 만들어가며 쉽게 꺾이지 않는 저력을 과시하고 있다. 지난 시즌 꼴찌 팀인 삼성화재는 ‘주포’ 요스바니 에르난데스를 앞세워 상위그룹에 이름을 올렸는데, 5세트 승률이 100%에 달할 만큼 끈질긴 배구를 하고 있다. ‘명가 재건’을 이끄는 김상우 삼성화재 감독은 “작년과는 분위기가 다르다”고 자신감을 내비쳤다.
마찬가지로 봄배구를 꿈꾸는 5위 OK금융그룹(승점 22·8승7패)도 일본 출신 오기노 마사지 감독의 지휘 아래 수비에 힘을 실은 배구를 선보이며 4위 한국전력을 승점 2점 차이로 추격 중이다. OK금융그룹이 현재까지 기록한 범실은 265개로, 리그에서 두 번째로 적은 범실을 한 우리카드(289개)보다도 24개 적다.
배재흥 기자 heung@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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