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부 못하면 어때"...불량품 로봇 강아지에게 배운 용기 [책과 세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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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F 동화집 '외동을 위한 매뉴얼'에는 나이 든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손주 로봇, 숙제를 하지 않는 어린이를 감시하는 인공지능(AI) 강아지,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안드로이드 엄마 로봇까지, 언젠가 과학기술이 빚을 법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미래에 마주할지 모르는 다양한 관계를 그린 이야기들은 묻는다.
인간은 로봇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감정은 오직 인간만 느낄 수 있을까.
아이들의 상상력을 보이지 않는 세계로, 먼 미래로 확장해 주는 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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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1 노준은 외동아이인 서준의 사회화를 위해 만든 로봇이다. 언어 발달이 느린 여섯 살 서준은 노준을 친형인 줄 알고 따르면서 밝아진다. 어느 날 서준의 부모가 둘째를 임신하고 노준을 폐기하려 한다. 서준은 비밀번호를 눌러 위치추적 시스템을 해지하고 노준에게 "도망가"라고 한다.('외동을 위한 매뉴얼')
#2 반려견 코코가 떠나자 서아는 복제 강아지를 주문한다. 털이 새하얬던 코코와 달리 박스에 담겨 배송된 까만색 강아지는 불량품이다. 공부 잘하는 언니와 늘 비교당해 위축됐던 서아의 마음을 새 강아지가 두드린다. 강아지를 반품하러 간 날 서아는 자신이 키우겠다고 선언한다. 말리는 가족들에게 이렇게 말한다. "맞아. 그건 코코가 아니야. 내가 언니가 아닌 것처럼!" ('너는 코코가 아니야')
SF 동화집 '외동을 위한 매뉴얼'에는 나이 든 할아버지와 함께 사는 손주 로봇, 숙제를 하지 않는 어린이를 감시하는 인공지능(AI) 강아지, 아이를 진심으로 사랑하는 안드로이드 엄마 로봇까지, 언젠가 과학기술이 빚을 법한 존재들이 등장한다. 아이들이 미래에 마주할지 모르는 다양한 관계를 그린 이야기들은 묻는다. 인간은 로봇과 어떤 관계를 맺게 될까, 감정은 오직 인간만 느낄 수 있을까. 질문은 궁극적으로 '인간다움'으로 향한다. 무엇이 인간을 인간답게 하는 걸까.
수록 작품 6편 중 절반이 황금펜아동문학상, 혜암아동문학상, 천강문학상 아동문학상 수상작이다. 장르 측면에서도 넓어진 아동문학의 저변을 실감할 수 있다. 아이들의 상상력을 보이지 않는 세계로, 먼 미래로 확장해 주는 책이다.
이혜미 기자 herstory@hankookilbo.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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