금리 인상 종료 기대감 솔솔…한은 금리 언제 내릴까
파월 "정책금리 정점 근방" 비둘기적 발언
국내 금리인하 기대감 커져…물가·가계부채 변수
미국 중앙은행(Fed)이 금리 인상 종료를 시사하면서 한국은행 또한 기준금리 인하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국내 물가나 가계부채 상황 등을 고려하면 한은이 미국보다 먼저 기준금리를 인하하기는 어려울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Fed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 정례회의를 마치고 정책금리를 5.25~5.50%로 동결했다. 이는 지난 9월과 11월에 이어 세 번째 연속 동결이다.
미, 내년 세 차례 금리 인하 가능성 거론
이날 공개된 점도표에 따르면 연준 위원들은 내년도 금리예상치(중간값)를 4.6%로 지난 9월 예상치인 5.1%에서 0.5%포인트 인하했다. 현재 기준금리에서 0.25%씩 내린다고 하면 내년에 세 차례 금리인하를 단행할 수 있는 셈이다.
특히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의 발언이 긴축에서 완화로 기울었다는 평가다. 파월 의장은 이날 FOMC 이후 기자회견에서 "현재 정책금리 수준이 이번 인상 사이클의 정점 또는 바로 근처에 와 있다고 인정한 것"이라며 "정책금리가 정점 근방에 있다고 생각하기 때문에 자연스럽게 다음 정책제약 정도를 완화하는 시점이 시야에 들어오기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미국 주요 투자은행들도 이번 FOMC에 대해 비둘기파적이라고 해석했다. 씨티그룹은 "파월 의장의 '정책 완화 논의를 이제 막 시작', '실수를 하지 않는 데 초점을 맞춤'등의 언급도 완화적이었다"며 "파월 의장이 필요할 경우 긴축 준비가 되어있다고 발언했지만 아무도 믿지 않을 듯하다"고 언급했다.
블룸버그는 "연준은 그동안 단행해 왔던 공격적 금리인상 행진이 마침내 끝났다는 가장 명확한 신호를 보냈다"며 "파월 의장은 정책금리가 정점 또는 그 부근이라고 생각해 (정책결정문의 '추가 인상' 앞에) 'any'를 추가했다고 언급하고 언제 금리인하를 시작하는 것이 적절한지에 대해서도 논의했음을 인정했다"고 언급했다.
웰스파고는"거의 2년 동안의 급속한 통화긴축 이후 내년에는 금리인하로 전환할 가능성이 가장 높아 보인다"며 "비둘기파적인 회의였으며, 내년 6월 첫 금리인하를 예상한다"고 밝혔다.
한은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쏠리는 눈
연준이 긴축 기조를 종료할 가능성이 커지면서 한은도 기준금리 인하 시점에 대한 논의를 시작할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나 한은이 내년들어 곧바로 금리 인하를 단행하기는 쉽지 않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높은 수준의 물가와 가계부채 등의 상황이 미국보다 금리를 내리기 어려운 상황이란 점을 고려하면 여전히 불확실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지난 10월 3.8%에 이어 11월 3.3%로 여전히 높은 수준을 기록하고 있다. 한은이 설정한 물가 목표치인 2%에 도달하는 시일 또한 기존 예상보다 늦어진 내년 말이나 내후년 초가 될 것으로 예상됐다. 은행권 가계대출은 지난달 말 기준 1092조원으로 역대 최대치를 기록했다.
이창용 한은 총재는 지난달 금통위 이후 기자간담회에서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물가상승률이 목표수준으로 수렴할 것이란 확신이 들 때까지 통화긴축 기조를 충분히 장기간 지속할 것"이라고 밝혔다.
시장에선 이번 FOMC 이후 미국의 금리 인하 시점이 내년 2~3분기에서 1분기까지 당겨질 수 있다는 관측이 나왔다. 현재 한미 기준금리차가 2.00%포인트로 최대 수준을 기록하고 있지만 한은으로선 통화정책 운용에 숨통 트일 수 있게 됐다.
유상대 한국은행 부총재는 이날 '시장상황 점검회의'를 열고 "앞으로 미 연준 통화정책 운용에 대한 관심이 금리인하 시점에 맞춰질 것으로 보이는데, 그 과정에서 금융·외환 시장의 변동성이 수시로 확대될 수 있는 만큼 미국 물가·경기 흐름과 통화정책 기조 변화 등을 예의주시하면서 국내 경제, 금융·외환시장에 미칠 영향을 잘 점검해 나갈 것"이라고 설명했다.
강지수 (jisoo@bizwatch.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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