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항 떠나 서울행’ 김기동 감독, “이해 못 하는 팬도 있겠으나 어려운 선택이었다”
김 감독은 포항 구단 사회관계망서비스(SNS)를 통해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한다”며 작별 인사를 전했다.
그는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서 3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서 살았다”라며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거 같다”라고 돌아봤다.
그는 포항 창단 50주년인 올해 이룬 FA컵 우승, 리그 2위, 아시아축구연맹(AFC) 챔피언스리그(ACL) 16강 진출 성과를 말하며 “선수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구단, 팬까지 3연 일체게 됐을 때 결과를 가졍로 수 있다고 생각한다”고 공을 돌렸다. 아울러 “팬 여러분의 지분이 더 컸다고 생각한다”라고 덧붙였다.
김 감독은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고 한다”라며 “팬 여러분 중엔 이해 못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으나 이 곳에서 많은 이야기를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한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많은 고심 끝에 결정을 했다”며 “가슴이 먹먹하고 쓰리고 아프다. 매일매일 마음이 불편하다”라고 전했다.
김 감독은 “프로 선수로서의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스틸러스가 있었다”며 “더 큰 사람으로 다시 여기서 뵙게 될 날을 꿈꾸겠다”고 말했다. 그는 “어디에 있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다”고 밝혔다.
끝으로 김 감독은 “제 선택에 지금까지 그래주셨듯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다”라며 “저도 스틸러스 팬 여러분한테 받았던 사랑 잊지 않고 살겠다”라고 말했다.
<다음은 김기동 감독이 포항 팬에게 전하는 메시지>
안녕하세요. 김기동 감독입니다.
오늘 저는 꺼내기 힘든 이야기를 하려고 합니다.
1991년 선수로서 포항에 입단해서 3년간 선수 생활을 하다가 잠시 자의가 아닌 이적이 있었지만 2003년부터 지금까지 24년간 포항에서 살면서 포항이라는 도시를 사랑했고 또한 포항스틸러스만 바라보고 살아왔던 거 같습니다.
2019년 첫 감독직을 맡으면서 많은 어려운 과제들로 시작했습니다. 하지만 팬 여러분들의 지지와 열정적인 응원과 관심 속에 저는 용기와 희망을 얻었었고 팀 창단 50주년이자 감독 5년 차인 올해 FA CUP 우승과 리그 2위 ACL 16강 확정이라는 좋은 성과를 거둘 수 있었습니다.
어려움 속에 좋은 결과를 낸 것이 저와 선수들만 잘해서 냈을까요? 첫 경기 끝나고 팬 여러분들 앞에서 제가 한 말을 기억하실지 모르겠지만 우승이라는 것은 선수만 잘해서 하는 것이 아니라 생각합니다. 구단, 팬 3연 일체가 됐을 때 결과를 가져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여러분의 지분이 더 컸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스틸러스가 좋은 성적을 낼 수 있도록 더욱더 큰 지지를 부탁드립니다. 올 한 해 마무리하는 12월에 이렇게 인사드리는 점 죄송하게 생각합니다.
저는 이번 시즌을 끝으로 FC서울로 이적하려 합니다.
시즌을 마치고 여러 구단에서 오퍼가 있었지만 주변의 여러 사정들을 모두 고려해서 FC서울로 최종 결정을 하게 되었습니다.
팬 여러분 중에 이해 못 하시는 분들도 있으시겠지만 이곳에서 많은 이야기들을 할 수 없는 제 마음을 이해해 주셨으면 합니다.
제게는 또 다른 도전과 과제들이 될 것이고 어려운 선택이었습니다. 많은 고심 끝에 결정을 했습니다. 가슴이 먹먹하고 쓰리고 아픕니다. 매일매일 마음이 불편합니다.
프로 선수로서의 김기동의 시작과 지도자 김기동의 시작에는 늘 포항스틸러스가 있었습니다.
더 큰 사람으로 다시 여기서 뵙게 될 날을 꿈꾸겠습니다. 어디에 있든 한국 축구의 발전을 위해 더 열심히 공부하고 노력하는 지도자가 되겠습니다.
앞으로의 제 선택에 지금까지 그래 주셨듯 많은 응원을 해주셨으면 감사하겠습니다. 저도 스틸러스 팬 여러분한테 받았던 사랑 잊지 않고 살겠습니다. 감사합니다.
허윤수 (yunsport@edaily.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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