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더 글로리’·정순신 사건 여파···“학교폭력 당했다” 10년 새 최고
‘학교폭력을 당했다’는 초중고 학생의 비율이 10년만에 최대치를 기록했다.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큰 인기를 끌고 자녀 학폭 문제로 정순신 변호사가 국가수사본부장에서 낙마하는 등 1년 내내 학교폭력이 한국 사회의 주요 문제로 거론된 영향으로 보인다.
14일 교육부가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교육청과 함께 지난 4월10일부터 5월10일까지 한 달 동안 실시한 2023년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보면, 지난해 2학기부터 응답 시점까지 학교폭력 피해를 봤다고 답한 비율은 1.9%로 집계돼 2013년(2.2%) 이후 가장 높았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초등학교 4학년부터 고등학교 3학년 학생 384만명 전체를 대상으로 한다. 이번 조사에는 대상의 82.6%인 317만명이 참여했다.
피해응답률은 코로나19로 등교수업이 줄었던 2020년 0.9%로 최저점을 찍었다가 2021년 1.1%, 2022년 1.7% 등 매년 높아졌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가 3.9%로 가장 높았고 중학교 1.3%, 고등학교 0.4%였다. 학교폭력 가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비율도 전년보다 0.4%포인트 상승한 1.0%로 집계돼 2013년(1.1%)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교폭력 실태조사는 학생 인식조사로 사회 분위기를 많이 반영하는 특징이 있다. 올해 초에는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넷플릭스 드라마 <더 글로리>가 크게 흥행했고, 곧이어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던 정순신 변호사가 아들의 학교폭력 문제로 낙마하면서 국회 청문회까지 열리는 등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됐다. 교육부 관계자는 학교폭력 피해응답률이 올라간 이유에 대해 “실태조사가 학교폭력을 소재로 한 드라마, 청문회 등으로 학교폭력이 사회적 문제가 된 시기에 시행돼 민감도가 높아진 영향이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학교폭력 피해유형은 언어폭력의 비율이 37.1%로 가장 높았고 신체폭력(17.3%), 집단따돌림(15.1%), 강요(7.8%) 등이 뒤를 이었다. 코로나19 거리두기가 해제되고 대면 수업이 늘어나면서 신체폭력 비중이 전년보다 2.7%포인트 상승했고 사이버폭력 비중은 지난해 9.6%에서 올해 6.9%로 2.7%포인트 낮아졌다.
학교폭력 가해자는 ‘같은 학교 같은 반 학생’(48.3%)인 경우가 가장 많았고, 피해 장소는 ‘학교 안’(68.8%)이 대부분이었다. 92.3%는 피해 사실을 알렸고 피해 사실을 알리지 않은 경우는 7.6%로 나타났다. 피해를 신고하지 않은 이유는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28.7%)가 가장 많았고 ‘이야기해도 소용없을 것 같아서’라는 응답도 21.4%였다.
남지원 기자 somnia@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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