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처음엔 밸런스가 마음에 안 들었어…” 영웅들 22세 잠수함의 7⅔이닝 철벽투, 2024년 ‘불펜의 희망’

김진성 기자 2023. 12. 14. 13:39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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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동혁/원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김동혁/원주=김진성 기자 kkomag@mydaily.co.kr

[마이데일리 = 김진성 기자] “대만에 갔을 땐 밸런스가 마음에 안 들었다…”

키움 히어로즈 잠수함 김동혁(22)은 2022년 LG 트윈스와의 플레이오프 3경기서 1승2홀드 평균자책점 제로로 맹활약했다. SSG 랜더스와의 한국시리즈 2경기서 1패 평균자책점 10.80으로 좋지 않았지만, 자신감을 가진 포스트시즌이었다.

2022년 11월 1일 인천 SSG랜더스필드에서 진행된 '2022 프로야구 한국시리즈 1차전' 키움-SSG의 경기. 김동혁/마이데일리
김동혁 '실점 위기 막았어'/마이데일리

그러나 올 시즌 1승7패6홀드 평균자책점 7.32로 부진했다. 포심 비중을 다소 줄이고 싱커와 체인지업을 많이 던졌으나 결과가 좋지 않았다. 지난달 10일 원주 태장체육단지 야구장에서 마무리훈련을 하던 김동혁은 “확실한 나만의 루틴이 없었다. 너무 안 좋아서 아쉽다고 표현하기에도 안 맞다”라고 했다.

그런 김동혁은 최근 대만 타이페이돔에서 끝난 제30회 아시아야구선수권대회서 맹활약했다. 4경기서 1승 평균자책점 0이었다. 7⅔이닝 동안 1피안타 6탈삼진 1실점(비자책)했다. 피안타율 0.042에 몸에 맞는 공 1개.

무엇보다도 그라운드볼을 11차례 유도한 반면 뜬공은 다섯 차례만 허용한 게 눈에 띈다. 구속이 아주 빠르지 않은 잠수함이라면 땅볼 유도가 매우 중요하다. 물론 4경기 상대가 대만-팔레스타인-필리핀-필리핀이긴 했다. 상대성 측면에서 과도한 해석을 할 필요 없는 이유다.

그렇다고 해도 나름대로 꾸준한 호투, 계산되는 모습을 보여줬다는 게 중요하다. 불펜투수에게 가장 중요한 게 일관성이다. 마무리훈련 당시 작년엔 투구자세가 계속 달라졌다고 털어놨는데, 이번 대회를 치르면서 밸런스를 찾았다.

김동혁의 아시아선수권 호투는 우연이 아니었다. 원주에서 그 누구보다 열정적으로 야간훈련을 소화하는 등 준비된 호투였다. 밸런스를 다잡고, 웨이트트레이닝으로 근력과 힘을 키워 좋은 투구를 할 수 있었다.

키움 히어로즈 공식 유튜브는 지난 13일 아시아선수권대회를 마치고 돌아온 김동혁을 만났다. 그는 “오랜만에 국가대표팀에 나갔는데, 태극기를 가슴에 달고 오랜만에 느낀 감정이었다. 부산에서 합동훈련을 하고 대만에 처음 갔을 때만 해도 밸런스가 마음에 안 들었다. 경기를 하면서 밸런스가 좋아졌다. 마지막 경기까지 좋았다”라고 했다.

키움은 2024시즌 선발진이 불안정할 전망이다. 에이스 안우진이 사회복무요원 생활을 시작하고, 정찬헌은 허리 수술로 당분간 행보가 불투명하다. 계산된 선발의 실종은 불펜 의존도 상승으로 이어진다. 올 시즌 부진한 김동혁이 내년에 제 몫을 하면 큰 힘이 될 전망이다. 불펜 짜임새 측면에서도 김동혁의 반등은 중요하다.

키움 김동혁 '부드러운 투구폼'/마이데일리

김동혁은 큠튜브에 “겨울에 준비를 잘 해야 한다. 올 시즌을 길게 치렀으니 좋은 감각을 유지해서 내년 시즌을 치러야 할 것 같다”라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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