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미일 '北미사일 정보 공유' 초읽기… 북한은 '도발 카드' 만지작?

이창규 기자 2023. 12. 14. 13:3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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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연내 정상가동" 예고 속 北 "군사적 망동… 힘으로 제압" 경고
통일부 "정당한 안보 협력에 '적반하장'… 잘못된 길 벗어나야"
한미일 해상훈련. 왼쪽부터 미 해군 구축함 '키드', 일본 해상자위대 호위함(구축함) '기리사메', 미 해군 항공모함 '칼 빈슨', 우리 해군 구축함 '세종대왕함', 미 해군 구축함 '스터릿'. (미 해군 제공) 2023.11.27/뉴스1

(서울=뉴스1) 이창규 기자 = 북한의 탄도미사일 발사 관련 경보정보를 우리나라와 미국·일본 등 3국 국방당국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체계가 연내 본격 가동에 들어간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한미일 3국 간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체계 가동이 궁극적으로 대북 "선제타격"을 위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거듭 비난하고 나서 이를 계기로 무력도발을 재개할 가능성이 점쳐지고 있다.

미라 랩 후퍼 미국 백악관 국가안전보장회의(NSC) 동아시아·오세아니아 선임보좌관은 13일(현지시간) 브루킹스연구소 주최 대담에서 "(한미일은) 연말까지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를 실시간 공유하기로 한 약속을 순조롭게 이행하고 있다"며 "앞으로 수일 내에 (이 체계가) 실제 가동될 것으로 예상한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우리 국방부의 신원식 장관도 올 후반기 전군 주요지휘관 회의를 통해 "한미일 안보협력을 강화해 이달 내 북한 미사일 경보정보의 실시간 공유체계를 정상 가동할 예정"이라고 밝혔다.

북한이 발사한 탄도미사일에 대한 경보정보를 한미일 3국이 실시간으로 공유할 수 있는 체계 구축은 작년 11월 캄보디아 프놈펜에서 열린 3국 정상회의 당시 합의사항이다. 이후 한미일은 국방당국 간 협의를 거쳐 올 8월 정상회의에서 이 체계를 연내 본격 가동하기로 의견을 모았다.

북한은 작년 한 해 동안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8발을 포함해 총 30여차례에 걸쳐 70여발의 탄도미사일 발사를 감행했다.

북한은 올해도 ICBM 4발과 3차례의 정찰위성 발사(2차례는 실패)를 포함해 유엔안전보장이사회 결의 위반에 해당하는 탄도미사일 및 그 기술을 이용한 비행체 발사를 20회 가까이 실시했다. 북한이 올해 쏴 올린 탄도미사일과 위성용 발사체 수만 30발이 넘는다.

이런 가운데 한미일 3국은 북한의 지난달 21일 정찰위성 '만리경-1호' 발사를 기점으로 북한의 각종 군사적 행동을 '억제'하기 위한 활동을 강화하고 있다.

(평양 노동신문=뉴스1) = 북한 대륙간탄도미사일(ICBM) '화성-18형'. [국내에서만 사용가능. 재배포 금지. DB 금지. For Use Only in the Republic of Korea. Redistribution Prohibited] rodongphoto@news1.kr

한미일 3국은 지난달 26일 제주 남방 공해상에서 미 해군 항공모함 등이 참가한 방공전 및 해상기동훈련을 실시한 데 이어, 이달 1일엔 독자 대북제재 조치를 연쇄적으로 발표했다. 이번 독자제재 발표엔 호주도 함께했다.

또 이달 7일엔 북한의 사이버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 3국 간 실무그룹이 공식 출범하는 등 한미일 간엔 수시로 대북 관련 협의가 이어지고 있는 상황이다.

이런 가운데 북한은 14일 노동당 기관지 노동신문을 통해 "미국 주도 하에 벌어지는 (한미일) 3자 간의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 놀음은 명백히 지역 정세를 더 험악한 대결 국면으로 몰아가기 위한 위험천만한 군사적 망동"이라며 "미일 괴뢰들의 미사일 경보정보 공유체계 구축이 우리 공화국(북한)과 주변나라들을 선제타격하기 위한 것임은 더 논할 여지가 없다"고 주장했다.

북한은 "미국이 부질없는 군사적 망동을 부리며 우리 자주권을 강탈하고 지역에서 패권을 쥐려고 날뛰는 조건에서 조선반도(한반도)와 지역 평화·안전을 보장하기 위한 다른 방도란 있을 수 없다"며 "평화를 파괴하는 미국을 힘으로 제압하는 것 뿐"이라고 경고하기도 했다.

노동신문의 이 같은 보도 내용을 두고 일각에선 대미(對美) 시위 성격의 무력도발 가능성을 시사한 것이란 관측이 나오고 있다. 한미일 3국 간 군사·안보협력을 도발을 빌미로 삼고자 한다는 것이다.

이와 관련 임을출 경남대 극동문제연구소 교수도 "북한의 미사일 및 인공위성 관련 정보를 두고 그동안 각자 대응해온 한미일이 이젠 신속히 정보를 공유하고 함께 대응할 수 있는 시스템을 갖추게 됐다"며 "북한이 그에 상당한 압박을 느껴 전보다 훨씬 더 민감하게 반응할 것을 보인다"고 전망했다.

다만 임 센터장은 "북한은 지금 연말 노동당 중앙위원회 전원회의를 앞두고 그간 미진했던 사업을 마무리하는 시기"라며 "도발은 아마 내년 초부터 재개하지 않을까 싶다"고 전망했다.

우리 통일부 당국자는 이날 노동신문 보도 내용과 관련해 "불법적 핵·미사일 개발 등 무모한 도발을 일삼는 북한의 심각한 위협에 대응하기 위한 한미일의 정당한 안보협력을 적반하장식으로 비난하고 있다"며 "북한은 이제라도 도발과 위협의 잘못된 길을 벗어나 대화·협력의 길로 나와야 한다"고 촉구했다.

yellowapollo@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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