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이브 '더 시티', 기업서 먼저 러브콜…'팬더스트리' 키운다
도시경제 부양 효과에 日 기업들 협업 선제안 잇따라
나고야 철도·미쓰이 부동산·야바톤 등 홍보효과 노려 협업나서
테일러 스위프트 '투어노믹스'와 비교
'더 시티', 지역경제 동반성장하며 8조 팬더스트리 이끌어
[서울=뉴시스]이재훈 기자 = 하이브(HYBE)의 도시형 콘서트 플레이파크 '더 시티(THE CITY)' 프로젝트가 K팝의 새로운 공연사업 모델로 주목 받고 있다. 개최 도시에 막대한 경제효과를 일으키며, 해당 지역 기업들의 선제적 협업 제안이 잇따르는 중이다.
14일 하이브에 따르면, 일본 5개 지역에서 '돔 투어'를 진행 중인 그룹 '세븐틴'(SVT)이 동시에 펼치고 있는 '더 시티'의 협업 기업은 작년 25개 기업에서 올해 30개 이상으로 늘어났다.
앞서 하이브는 세븐틴의 지식재산권(IP)을 활용해 작년 도쿄·오사카·나고야 등 일본 세 개 도시에서 '더 시티'를 펼쳤다. 올해는 이들 세 개 도시는 물론 사이타마·후쿠오카를 추가했다.
세븐틴이 지난달 30일, 이달 2~3일 아이치 반테린 돔 나고야에서 연 일본 돔 투어 '팔로우 투 재팬(FOLLOW TO JAPAN)' 공연에 앞서 지난달 17일부터 나고야 전역에서 진행된 '더 시티'의 경우, 나고야 철도 주식회사를 보유한 일본의 대기업 '메이테츠 그룹'이 지난해 '더 시티' 효과를 확인하고 협업을 진행했다.
메이테츠 그룹은 나고야 중심부를 지나는 메이테츠 노선에 세븐틴의 이미지를 래핑한 전철을 운영했다. 역사 내부와 승차권에도 세븐틴 초상을 적용하는 등 '더 시티'와 대대적인 협업을 펼쳤다.
하이브 재팬 관계자는 "메이테츠 측이 지난해 '더 시티' 프로그램 중 오사카의 난카이난바역 대계단과 라피트 특급열차를 세븐틴의 이미지로 래핑한 대중교통과의 협업 사례를 확인하고 올해 우리쪽 제안에 흔쾌히 함께한 사례"라고 설명했다.
일본의 유력 부동산 개발 기업 '미쓰이 부동산'은 먼저 하이브에 적극적으로 협업을 제안한 사례다. 나고야의 히사야 오도리 파크 쇼핑몰을 비롯해 도쿄 미쓰이 아웃렛 파크, 오사카와 후쿠오카에 위치한 라라포트 쇼핑몰까지 일본 전역에 미쓰미 부동산이 보유한 쇼핑몰들을 '더 시티' 장소로 활용할 수 있도록 제공했다.
이들 쇼핑몰에서는 2000엔(약 1만8300원) 이상 상품을 구매하면 세븐틴의 포토 스티커를 특전으로 증정하는 이벤트를 진행했다. 쇼핑몰의 상권 활성화에 도움이 될 수 있도록 프로그램을 구성했다.
'나고야의 명물'로 손꼽히는 돈카츠 체인 '야바톤' 역시 선제적으로 더 시티에 협업을 요청했다. 지난해 나고야 공연 당시 세븐틴 멤버 호시가 방문한 뒤 소셜미디어에 관련 내용을 게시해 큰 화제가 되자, 올해는 기업 측에서 '더 시티'에 공식 컬래버레이션을 제안했다.
호시는 올해도 멤버 우지, 디노와 함께 식당을 찾아 더 시티 특별 세트를 주문했다. 제공되는 특전인 포토 스티커를 직접 뽑는 모습을 소셜 미디어에 올렸다. 매장 관계자는 "야바톤은 총 6개의 더 시티 협업 매장을 운영하는데, 늦은 오후가 되면 '더 시티' 특별 세트는 모두 매진돼 판매가 어려울 정도"라고 밝혔다.
세븐틴의 '더 시티'는 후쿠오카(16~17일 페이페이 돔) 공연과 함께 계속된다. 후쿠오카의 명소 캐널시티(Canel City)에서는 세븐틴의 노래와 함께 분수쇼가 펼쳐진다.
이렇게 일본 유수 기업들의 선제안이 있었던 배경에는 앞선 '더 시티' 프로젝트들에서 확인된 경제효과 때문이다.
'더 시티'는 공연이 열리는 지역에서 다양한 이벤트를 열어 팬들에게 즐길거리를 제공한다. 개최하는 도시마다 경제적 파급 효과를 일으키며 각광 받고 있다. 공연 외에도 아티스트와 연계된 식음료(F&B), 쇼핑, 숙박, 다양한 엔터테인먼트 요소를 제공한다.
지난해 일본 세븐틴 '더 시티'는 25개 이상의 현지 기업 및 단체가 참여해 총 46개의 부대시설에서 이벤트를 진행했다. 오사카 랜드마크를 방문해 인증하는 '디지털 스탬프 랠리'에는 16일간 2만8000여 명이 참여해 약 24만 개의 스탬프를 찍었다.
특히 '더 시티' 기간 동안 오사카 지역 거리의 유동인구는 하루 평균 300만 명, 총 2500만 명으로 집계됐다. '더 시티'를 위해 찾은 많은 방문객들이 오사카 전역에 활기를 불러일으킨 것으로 나타난 것이다. 나고야에서는 세븐틴 월드 투어의 발자취를 담은 전시를 열어 개관 9일 만에 1만 명 이상의 방문객이 찾는 등 성황을 이뤘다.
작년 4월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린 '방탄소년단'(BTS)의 '더 시티' 경우 협업 기업인 MGM 리조트에서 그 효과를 입증했다. 약 2주간 진행한 '더 시티'는 방탄소년단 곡을 배경음악으로 진행한 벨라지오 분수쇼에만 20만 명이 찾았다.
팝업스토어와 사진전 두곳에만 동일 도시에서 개최된 세계 최대 전자·IT 전시회 CES 관람객(4만 5000명)의 2.5배 이상인 11만 4000명을 끌어모었다. 당시 코로나 19로 관광객의 발길이 끊겼던 네바다 주 전체에 다시 활기를 불어넣는 효과를 낳았다.
이미 공연사업 모델의 효과는 미국에서도 검증됐다. 최근 미국의 팝 슈퍼스타 테일러 스위프트의 월드 투어 '디 에라스 투어'가 창출하는 경제 효과는 '스위프트노믹스'(테일러 스위프트+이코노믹스), '투어노믹스'(콘서트 투어+이코노믹스)라는 신조어를 만들어냈다.
미국 주요 언론은 "스위프트 공연이 열리면 지역 경제가 살아난다"고 보도했다. 실제 스위프트 공연은 올해 미국 국내총생산(GDP)을 43억~57억달러(약 5조6000억~7조4000억원)가량 늘린 것으로 추산됐다. 공연 수익 뿐 아니라 호텔과 음식점 등 소비효과를 일으키고 영화와 기획 상품 등 연관 산업에까지 영향을 미쳤다. 결국 미국의 권위 있는 시사주간 '타임'은 지난 6일 스위프트를 '올해의 인물'로 선정했다.
하이브의 '더 시티'는 스위프트의 '디 에라스 투어'와 같은 관점이다. 행사를 여는 엔터 기업만의 수익모델이 아닌 지역 경제에도 활기를 주는 '동반 성장 모델'이라는 평을 받고 있다. 이러한 공연 연계 사업 모델이 더욱 활성화되면, 연 8조원 규모로 추정되는 K팝 팬더스트리(팬+인더스트리)(국제교류재단 2022년 기준) 시장도 더 큰 성장을 이룰 것으로 전망된다.
결국 '더 시티'는 아티스트의 공연 콘텐츠와 IP를 현지 도시의 인프라와 결합하고, 기업과는 적극적인 컬래버레이션을 통해 도시 전체를 팬들을 위한 거대한 테마파크로 만드는 프로젝트다. 궁극적으로 아티스트의 공연을 따라 이동하는 팬들의 경험을 확장하려는 목적인데, 팬들 역시 좋아하는 아티스트가 도시 전체를 뒤 덮은 모습과 다양한 즐길거리가 있다는 점에서 더 시티 프로젝트에 만족감을 드러내고 있다.
하이브 관계자는 "더 시티와 같은 공연사업 모델은 콘서트 개최를 비롯해 아티스트 IP를 활용한 솔루션, 플랫폼 사업 역량을 종합적으로 갖춰야 실현 가능한 매우 고도화 된 종합 사업 모델"이라며 "아티스트와 팬덤, 공연이 열리는 도시 특성에 맞게 다양하게 모듈화 된 공연 사업을 전개할 것"이라고 강조했다.
☞공감언론 뉴시스 realpaper7@newsis.com
Copyright © 뉴시스.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
- '8번 이혼' 유퉁 "13세 딸 살해·성폭행 협박에 혀 굳어"
- '선거법 위반' 혐의 이재명, 1심서 의원직 박탈형
- '동방신기 출신' 시아준수, 女 BJ에 협박당해…8억 뜯겼다
- 가구 무료 나눔 받으러 온 커플…박살 내고 사라졌다
- 허윤정 "전 남편, 수백억 날려 이혼…도박때문에 억대 빚 생겼다"
- 반지하서 숨진 채 발견된 할머니…혈흔이 가리킨 범인은
- 탁재훈 저격한 고영욱, "내 마음" 신정환에 애정 듬뿍
- '순한 사람이었는데 어쩌다'…양광준 육사 후배 경악
- 태권도 졌다고 8살 딸 뺨 때린 아버지…심판이 제지(영상)
- 채림, 전 남편 허위글에 분노 "이제 못 참겠는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