한은 “물가상승률 2%까진 긴축 기조 장기간 지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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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은행이 앞으로 물가상승률 목표(2%)까진 통화긴축 기조를 장기간 지속할 방침이다.
국내경제가 성장세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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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년比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 11월 3.3%로 증가해
“통화긴축 장기화·더딘 中경기 회복세로 리스크 여전”
한국은행이 앞으로 물가상승률 목표(2%)까진 통화긴축 기조를 장기간 지속할 방침이다. 국내경제가 성장세로 개선 흐름을 이어가고 있지만 물가 경로가 당초 전망보다 높아질 것으로 보이기 때문이다. 한은은 지난 11월 회의에서 가계부채 증가 등을 고려해 기준금리 연 3.50%를 유지했다.
14일 금융통화위원회에서 의결한 통화신용정책보고서에서 한은은 △인플레이션 둔화 흐름 △금융안정 측면의 리스크와 성장의 하방위험 △가계부채 증가 추이 △주요국 통화정책 운용 △지정학적 리스크의 전개 양상 등을 고려해 금리 추가 인상 여부를 판단하겠다고 밝혔다.
구체적으로 전년 동기 대비 국내 소비자물가 상승률은 8월 이후 세달 연속 오름폭이 확대되면서 3% 후반까지 높아졌다가 11월 중 3.3%를 기록했다. 향후 1년 기대인플레이션은 일반인 3.4%, 전문가 3.0%로 지난 분기에 비해 소폭 상승했다. 한은은 "상대적으로 넓은 범위의 정보를 활용하여 형성되는 전문가의 기대인플레이션이 상승한 점은 물가상승률 둔화에 소요되는 기간이 예상보다 장기화될 수 있다는 우려를 반영하는 것"이라고 평가했다.
누적된 비용 상승 요인으로 인한 2차 파급효과, 국제유가·환율 변동, 공공요금 등과 관련한 정부 정책, 연말·연초 가격조정 집중 가능성, 글로벌 무역체제 분절화, 기후변화 및 친환경 체제 전환 등 리스크와 구조적 요인에 유의해야한다는 것이다.
주요국의 통화긴축 장기화, 중국의 경기 회복세 약화 등으로 대외수요 개선이 늦춰질 수도 있다. 민간소비 회복 지연, 설비투자 부진 등 대내요인들도 성장세 개선 주요 리스크다. 글로벌 반도체 경기에 연동되는 수출 회복세는 부동산 침체로 인한 중국의 경기 불황으로 더뎌질 수 있다. 국내경제 역시 고물가·고금리 기조로 민간소비 회복세가 지연되고 민간투자도 부진한 상황이다.
가계와 기업의 부채도 불어나고 있다. 지난해 9월 이후 완만한 감소세를 지속해오던 가계대출은 올해 4월 이후 예금은행의 주택관련대출을 중심으로 증가 전환했다. 11월 중 은행 가계대출은 주택담보대출이 5조8000억원 늘었다. 기업대출도 은행채 발행규모 확대와 금리 상승의 영향으로 증가세다.
한은은 "내년도 서울지역 입주 물량 감소에 따라 전세가격이 추가적으로 상승할 경우 매매가격에도 상승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보인다"면서도 "정부의 가계대출 관리 강화, 아파트 매물 증가 등은 주택가격 하방 압력으로 작용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어 앞으로의 주택시장 향방을 예측하기 어려운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가계 및 기업부채가 중장기적으로 우리 경제에 부정적인 영향을 미칠 수 있는 수준을 상회하는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명목GDP 대비 부채 비율이 완만하게 낮아질 수 있도록 바람직한 정책 조합의 일관된 시행이 긴요하다"고 덧붙였다.
최근 주요국의 금리인하 시점에 대한 전망 변화에 따라서도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됐다고 봤다. 미국은 긴축기조 장기화를 표명하고 내년 2분기 중 금리인하가 시작될 것으로 내다봤다. 다만 각종 경제지표가 엇갈려 긴축기조가 유지될 가능성도 있다는 입장이다. ECB와 영란은행도 현재의 높은 정책금리 수준을 오랜 기간 유지할 것임을 시사했다.
한은은 "주요국 중앙은행들의 금리인상 사이클은 대체로 종료될 가능성이 커진 것으로 보이나, 높은 수준의 금리가 시장 기대보다 장기간 지속될 가능성은 높은 상황"이라며 "주요국 중앙은행들이 데이터에 기반한 통화정책 수행 방침을 공표함에 따라 시장 예상치에서 벗어난 경제지표들이 발표될 때마다 금융시장 변동성이 확대되고 있다"고 강조했다.
김경렬기자 iam10@d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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