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폭 피해·가해 경험 있다” 10년만 최고...신체폭력 늘어
학교폭력을 당했거나 가해 경험이 있다는 초·중·고교생 비율이 10년 만에 가장 높아졌다는 조사 결과가 나왔다. 학폭을 주제로 한 넷플릭스의 드라마 ‘더글로리’ 등의 영향으로 학생들이 ‘학폭’에 민감해지고, 코로나 팬데믹 종료로 대면 수업이 자리잡은 데 따른 것으로 풀이된다.
교육부는 이 같은 내용을 담은 ‘2023 1차 학교폭력 실태조사’ 결과를 14일 공개했다. 전북을 제외한 16개 시도 교육청과 함께 지난 4월 10일부터 5월 10일까지 한 달 동안 초등학교 4학년~고등학교 3학년 학생 384만명을 대상으로 실시한 온라인 조사다. 전북 교육청은 매년 자체적인 실태조사를 하고 있다.
조사 결과 학폭 피해 경험이 있다고 답한 학생은 전체 1.9%(5만9000여명)로, 2013년 1차 조사(2.2%)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대면수업이 재개된 직후 시행된 작년 조사(1.7%)보다도 0.2%p 늘었다. 초등학생의 피해 경험 응답율(3.9%)이 가장 높았고, 중학교(1.3%)와 고등학교(0.4%) 순으로 뒤를 이었다.
교육부는 “조사 시기(4~5월)가 학폭 관련 이슈가 화재가 될 때였다”며 “학생들의 학폭 민감도가 높아져 응답율도 높아진 것으로 보인다”고 했다. 지난 해 학폭을 소재로 한 드라마 ‘더글로리’가 공개돼 인기를 끌었고, 국가수사본부장에 임명됐다가 아들의 학폭 문제로 낙마한 정순신 변호사 사태가 영향을 줬다는 것이다.
학폭 유형별로는 언어폭력이 37.1%로 비중이 가장 높았다. 그 뒤는 신체폭력(17.3%), 집단 따돌림(15.1%), 강요(7.8%), 사이버 폭력(6.9%), 스토킹(5.5%), 성폭력(5.2%), 금품 갈취(5.1%)가 이었다. 언어폭력과 사이버폭력의 비중은 작년에 비해 각각 4.7%p, 2.7%p 줄었다. 하지만 신체폭력은 2.7%p 높아졌다. 팬데믹 종료 후 대면 수업이 본격화 된 영향이라는 분석이 나왔다.
학폭 가해 경험이 있다는 학생 비율은 1.0%로 작년보다 0.4%p 늘었다. 이 역시 2013년(1.1%) 이후 최고치를 기록했다. 학교급별로는 초등학교(2.2%)가 가장 높고, 고등학교(0.1%)가 가장 낮았다. 학교 폭력 가해 이유로는 “장난이나 특별한 이유 없이”(34.8%)가 가장 많이 꼽혔다.
피해를 당하고 알리지 않았다는 학생 비율은 작년 9.2%에서 올해 7.6%로 소폭 감소했다. 알리지 않았다는 학생들은 “별일이 아니라고 생각해서”(28.7%)와 “이야기해도 소용이 없을 것 같아서”(21.4%), “스스로 해결하려고”(20.0%) 등의 이유를 들었다.
학교폭력을 목격했다고 답한 학생은 비율은 4.6%(14만5000여명)로 작년보다 0.8%p 늘었다.
교육부는 지난 4월 발표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등을 내년 신학기부터 본격 이행한다. 학생부 학폭 기록 보존 기간을 최대 2년에서 4년으로 늘리고, 수능·논술전형 등 대입에도 일정 부분 반영하도록 하는 것이다. 또 ‘학폭 전담 조사관’ 제도를 신설해, 학폭 조사 업무를 연수를 받은 전직 경찰·교원 등에 전담시켜 조사 전문성을 높인다는 방침이다.
김연석 교육부 책임교육정책실장은 “실태조사 결과를 바탕으로 학교폭력 근절 종합대책 등 다양한 제도 개선 방안의 성과를 내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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