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데렐라 세터'의 부진과 6연패에 빠진 디펜딩챔피언...생각을 비워야 한다 [유진형의 현장 1mm]
[마이데일리 = 대전 유진형 기자] 어느덧 6연패다.
한국도로공사는 13일 대전 충무체육관에서 열린 '도드람 2023-2024 V리그' 여자부 3라운드, 정관장과의 경기에서 세트스코어 0-3(25-27, 21-25, 18-25)으로 완패하며 고개 숙였다. 2020-2021시즌 이후 3년 만에 6연패에 빠진 한국도로공사는 디펜딩챔피언의 위용을 잃고 있다.
올 시즌 한국도로공사는 박정아가 FA(자유계약선수)로 팀을 떠난 뒤 부키리치와 타나차 체계로 공격진을 꾸렸다. 하지만 최근 경기에서 타나차가 침묵하며 부키리치가 나 홀로 고군분투하고 있다. 미들블로커 배유나가 제 몫을 하긴 하지만 다른 공격수들의 활약이 절실한 한국도로공사다.
무엇보다 이윤정 세터의 불안한 경기력이 문제다. 이날 경기에서 이윤정의 세트 성공률은 28.95%였다. 반면 염혜선의 세트 성공률은 47.25%로 세터 싸움에서 완승을 거뒀다.
이윤정은 시즌 초 무릎 부상으로 1라운드 막바지에 복귀했다. 주전 세터의 부재로 한국도로공사는 시작부터 꼬였고 연패에 빠졌다. 이윤정 복귀 후 한국도로공사의 경기력 이전보다 좋아지긴 했지만, 아직까지 지난해의 모습은 아니다.
김종민 감독은 "이윤정은 다른 게 문제가 아니라 본인 스스로 생각이 많은 것 같다. 간단하게 생각했으면 좋겠다"라며 불안한 경기력에 아쉬움을 드러냈다. 지난 현대건설과의 경기에서는 중앙 공격수 활용도가 낮다며 김종민 감독이 질타하기도 했다.
이날 경기에서는 이윤정의 토스가 부키리치의 높이와 맞지 않는 모습이 종종 보였다. 부키리치로 향하는 공이 계속 뒤로 빠지며 내리꽂는 스파이크 보다 밀어서 때리는 공격이 자주 나왔다. 높이와 타이밍이 완벽하지 않아 부키리치는 블로킹을 보고 터치 아웃을 유도하는 공격을 시도했다.
그렇다고 이윤정을 대신해 2004년생 2년 차 세터 박은지를 투입하기는 무리가 있다. 지난 IBK기업은행과의 경기에서 이윤정 대신 박은지를 선발 세터로 투입했지만, 공격수들과의 호흡에 문제를 드러내며 완패했다.
결국 이윤정 스스로 위기를 극복해야 한다. 김종민 감독 말대로 생각을 비우고 자신 잘할 수 있는 플레이를 해야 한다. 이윤정의 가장 큰 장점은 백 C퀵 토스다. 상대 블로커가 따라오지 못할 만큼 빠르다. 이윤정은 토스 동작이 간결하기 때문에 공격수가 스텝만 맞출 수 있다면 더 빠르고 강력한 스파이크를 때릴 수 있다. 세터의 토스 동작 간결할수록 어프로치 범위를 늘릴 수 있기에 위력적이다.
'배구는 세터 놀음'이라는 말이 있듯이 배구는 공격을 진두지휘하는 세터의 역할이 큰 종목이다. 2016년 수원전산여고(현 한봄고)를 졸업하고 실업무대에서 5년을 뛴 뒤 뒤늦게 V리그 무대를 밟은 이윤정은 2021-2022시즌 신데델라처럼 나타난 세터였다. 당시 그녀가 보여줬던 백 C퀵은 일품이었다. 이윤정이 당시 보여줬던 폼을 되찾아야 디펜딩챔피언 한국도로공사가 살아난다.
[한국도로공사 주전 세터 이윤정 / KOVO(한국배구연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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