정치 테마주 전성시대[오후여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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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런 버핏이 한국 주식 투자자였다면 대성공을 거두었을까? 주식 커뮤니티 사이에는 "몇 번이나 깡통 찼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미국 증시는 실적을 따라가는데 한국 주가는 훨씬 복잡한 고차원 함수"라는 것이다.
해외에도 정치 테마주가 없는 게 아니다.
수많은 학습 효과 끝에 정치 테마주 종말이 처참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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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워런 버핏이 한국 주식 투자자였다면 대성공을 거두었을까? 주식 커뮤니티 사이에는 “몇 번이나 깡통 찼을 것”이란 분석이 대세다. “미국 증시는 실적을 따라가는데 한국 주가는 훨씬 복잡한 고차원 함수”라는 것이다. 대표적인 예가 ‘정치 테마주’다. 최근 배우 이정재가 한동훈 법무부 장관과 식사를 하고 찍은 사진 한 장으로 대상홀딩스 우선주는 7번 연속 상한가를 찍었다. 8거래일 동안 7670원에서 5만6900원까지 7.4배나 오르는 마법을 부렸다. 내년 총선 한 장관 출마 유력→배우 이 씨와 친한 고교 동창→이 씨가 사귀는 연인→그 아버지의 회사가 수혜를 본다는, 복잡한(?) 추론 결과였다.
정치 테마주의 단골은 안철수 국민의힘 의원이 대주주인 ‘안랩’이다. 2011년 3월 1만6500원이던 주가는 서울시장 보궐선거와 이듬해 대선 때까지 안 의원 몸값이 수직 상승하면서 딱 1년 만에 10배나 올라 16만7200원을 찍었다. 2017년 대선 때도 한 달 만에 2배 넘게 뛰었다. 지난해 3월 대선 후보 때도 6만 원대 주가가 사상 최고치인 21만8500원까지 치솟았다. 정치권에 “안 의원이 안랩 주가를 띄우려고 대선·총선 출마를 반복한다”는 터무니없는 소문까지 나돌 정도다.
해외에도 정치 테마주가 없는 게 아니다. 미국 대선 때 공화당 후보가 유력하면 담배, 총기, 군수업체 주가가 오른다. 민주당 버락 오바마 후보가 대세를 굳혔을 때는 의료보험 개혁 공약에 따라 의료·제약주가 뛰었다. 한국은 공약이 아니라 주로 학연·지연을 따지는 게 독특하다. 최고경영자뿐만 아니라 사외이사까지 옷깃만 스쳐도 정치 바람을 탄다. 수많은 학습 효과 끝에 정치 테마주 종말이 처참하다는 것은 널리 알려진 사실이다. 2017년 대선 후 문재인 테마주는 54.8%, 안철수 테마주는 60.7% 폭락했다. 2022년 대선 이후 윤석열 테마주는 60.2%, 이재명 테마주도 최고치 대비 73.3% 폭락했다. 그럼에도 내년 총선을 앞두고 다시 정치 테마주 전성시대다. 테마주로 돈을 버는 건 소수의 작전 세력과 대주주밖에 없는데도 불나방처럼 돈 놓고 돈 먹기에 뛰어든다. 이번에도 임창욱 대상그룹 명예회장이 5배 이상 오른 우선주를 전량 매도하면서 마지막 불꽃을 태웠다. 증시에 낡은 정경유착 유령이 배회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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