글로벌 불안 증폭과 대처법[뉴스와 시각]

조해동 기자 2023. 12. 14. 11:36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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올해 달력도 마지막 한 장 남았다.

부동산부터 주식까지, 해마다 연말이면 새해에 벌어질 일을 예측한다며 법석을 떠는 것은 동서양이 비슷한 것 같다.

그러나 새해를 앞두고 맞든, 틀리든 인간이 새해에 대한 나름의 전망을 내놓는 일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첫 단추는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이미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긴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키는 일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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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해동 경제부 부장

올해 달력도 마지막 한 장 남았다. 부동산부터 주식까지, 해마다 연말이면 새해에 벌어질 일을 예측한다며 법석을 떠는 것은 동서양이 비슷한 것 같다. 매년 연말연시에 나온 그 많은 전망과 예측 중에서 과연 맞은 것이 얼마나 되나 싶은 회의감이 드는 것도 사실이다. 그러나 새해를 앞두고 맞든, 틀리든 인간이 새해에 대한 나름의 전망을 내놓는 일을 그만두기는 쉽지 않을 것이다.

앞으로 20일쯤 후면, 우리나라 경제정책을 총괄하는 기획재정부가 ‘2024년 경제정책방향’을 내놓을 것이다. 개발연대부터 우리나라 정부가 해마다 발표한 경제정책방향은 내년 경제를 전망하고, 정부 대책을 제시하는 문서다. 돌이켜보면 한국 경제가 대외 변수 영향을 크게 받지 않은 해를 찾기는 어렵지만, 내년에는 특히 우리나라를 둘러싼 동북아 강대국인 중국과 일본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불어닥칠 가능성이 커서 각별한 주의가 요구된다는 목소리가 높아지고 있다. 우선 ‘세계 2대 경제 강국’ 중 하나인 중국 경제의 위축이 예상보다 심각하다. 중국 경제를 둘러싼 리스크(위험)를 가장 함축적으로 보여준 이벤트가 지난 5일 발표된 국제신용평가사 무디스의 중국 국가신용등급 전망 하향이다. 무디스는 중국의 국가신용등급 전망을 ‘안정적’에서 ‘부정적’으로 하향했다. “내년과 2025년 중국의 연간 국내총생산(GDP) 성장률이 4%에 머물 것”이라는 부정적인 전망도 내놨다. 세상일이 좋게 풀릴 때는 계속 긍정적으로 움직이지만, 부정적으로 돌아가기 시작하면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예측하기 어렵다. 1997∼1998년 외환위기 직전 우리나라도 마찬가지였다. 이미 중국 경제의 급변은 국제유가나 글로벌 금융시장 등에 큰 영향을 미치고 있다. 내년 한국 경제를 둘러싼 또 하나의 큰 외생 변수는 일본 경제의 급변 가능성이다. 최근 일본 경제는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날 조짐이 갈수록 뚜렷해지고 있다. 일본이 잃어버린 30년에서 벗어나고 있는지를 보여주는 한 가지 지표를 고르라면 마이너스 금리를 고수해왔던 통화정책의 궤도 수정 여부일 것이다. 일본이 마이너스 금리에서 벗어난다면, 일본 엔화 환율 급변동과 ‘엔 캐리 트레이드’ 청산 등을 통해 금융시장에 큰 파장을 불러올 수밖에 없다. 중국과 일본 경제에서 큰 변화의 바람이 불면 우리나라의 내년 계획도 큰 폭으로 빗나갈 가능성이 크다.

내년에는 미국 대선(11월 5일)을 비롯해 세계적으로 선거가 유난히 많다. 1월 13일 치러질 대만 총통선거 결과도 미·중 관계와 동북아 정세에 큰 영향을 미칠 것이다. 4월 10일에는 우리나라 제22대 국회의원 선거도 예정돼 있다. 이런 상황에서 러시아·우크라이나 전쟁과 이스라엘·하마스 전쟁은 현재진행형이다. 정치적 이벤트가 즐비한 상황에서 중국, 일본 등 우리나라를 둘러싼 강대국 경제에 큰 변화의 조짐이 나타나고 있다. 이런 때일수록 내부 응집력을 강화할 필요가 있다. 첫 단추는 여야가 정치력을 발휘해 이미 법정 시한(12월 2일)을 넘긴 내년 예산안을 국회에서 조속히 통과시키는 일일 것이다. 여야가 포퓰리즘 경쟁을 중지하고 경제정책을 조율하고 합의해나가는 것도 중요하다.

조해동 경제부 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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