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번없는 호국영웅 73년 만에 가족 품으로…국민방위군 참전 18세 순직

국민방위군 전순돌 전사자, 지리산지구 공비토벌 작전 중 1950년 순직

이근원(왼쪽) 국방부 유해발굴감식단장이 지난 13일 서울 중랑구의 고(故) 전순돌 전사자 유가족 자택을 찾아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를 실시하고, 유가족들께 고인의 유해발굴 경과와 참전 과정을 설명하고 있다. 국방부 제공

6·25전쟁 당시 18세의 젊은 나이에 대한민국을 수호하기 위해 군번 없이 참전한 숨은 호국영웅이 73년 만에 가족의 품으로 돌아왔다.

국방부유해발굴감식단(국유단)은 2007년 3월 경상남도 함양 백연리 일대에서 발굴된 6·25전쟁 전사자 유해 신원을 국민방위군 고 전순돌 전사자로 확인했다고 밝혔다.국민방위군은 1950년 말 ‘국민방위군설치법’에 따라서 제2국민병역 해당자인 만 17세 이상 40세 미만으로 구성된 군사조직이다. 지금까지 국유단에서 국민방위군으로 신원이 확인된 전사자는 모두 8명이다.

□ 고인의 신원확인은 지역주민 제보를 시작으로 국군 장병들에 의한 유해발굴, 병적자료 검증, 유가족의 유전자 시료채취 등 다양한 노력으로 이뤄졌다. 유가족을 찾아가는 기동탐문을 통해 2021년 11월 고인의 남동생 전순복(73) 씨로부터 유전자 시료를 채취해 가족관계를 확인했다.

1932년 11월 태어난 고인은 6·25전쟁이 발발하자 고인은 가족과 조국 수호의 일념으로 입대해 국민방위군 14단 4지대에 배치됐다. 이후 ‘지리산 지구 공비토벌 작전’에 투입돼 북한군을 소탕하던 중 안타깝게도 1950년 12월 27일 18세의 젊은 나이에 전사했다. 산청군, 함양군 등 일대에서의 ‘지리산 지구 공비토벌 작전’은 1950년 10월 4일부터 다음 해 3월 30일까지 10여 회에 걸쳐 연 1750여 명의 공비들과 격전을 펼친 전투다.

□‘호국의 영웅 귀환 행사’는 지난 13일 서울 중랑구 유가족 자택에서 열렸다. 고인의 제수 김종희(71) 씨는 "마음이 한없이 찐하다. 얼굴을 본 적이 없지만 혈육이 살아온 것 같이 실감이 난다"며 "평소 전사자 형님이 좋은 데 갈 수 있도록 기도하는 마음으로 성실하게 살았는데 그 덕에 유해를 찾게 된 것 같다"고 소감을 말했다.

정충신 선임기자