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 연구팀 '플래시 메모리' 비밀 풀었다…"미세화 한계 극복 단초"

강태우 기자 2023. 12.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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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혁신센터 CSE팀 논문, 세계적 학술지 게재
논문에 참여한 혁신센터 CSE팀과 SAIT 연구진. (왼쪽부터) 양승열 SAIT 마스터, 오영택 님, 김대신 혁신센터 CSE팀 상무, 최운이 님, 손원준 파트장, 권의희 DE(Distinguished Engineer). (삼성전자 제공)

(서울=뉴스1) 강태우 기자 = 삼성전자 DS(반도체)부문이 세계 정상급 학술지인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Advanced Materials)'에 '플래시 메모리 저장원리'에 대한 논문을 게재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삼성전자의 메모리 혁신에 탄력이 붙을 것으로 기대된다.

14일 삼성전자(005930) 반도체 뉴스룸에 따르면 삼성전자 혁신센터 CSE(Computational Science and Engineering)팀은 플래시 메모리 정보 저장의 핵심 역할을 하는 '비정질 실리콘 질화물'에서 전자가 안정되게 저장되는 근본 원리를 밝히는 데 성공했다.

CSE팀은 슈퍼컴퓨터와 같은 고성능 컴퓨터를 활용해 반도체의 공정, 메모리를 비롯한 다양한 소자의 전기적 특성, 소재의 다양한 특성을 시뮬레이션 하는 부서다.

최근까지도 원자 수준에서 플래시 메모리의 근본적인 저장 메커니즘에 대해서는 논쟁과 연구가 지속되는 분야였다. 특히 비정질 실리콘 질화물에 전자를 안정적으로 잡아 두는 것이 저장원리인데 구체적인 내용에 대해서는 밝혀지지 않은 상태였다.

CSE팀은 기존과 다른 방식의 접근법을 통해 그동한 간과했던 원자 수준에서의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 V낸드가 세대를 거듭하는 가운데 원자 수준에서 일어나는 현상의 근본적인 이해는 향후 메모리 개발 혁신을 위해 필요한 과정이라는 설명이다.

이런 연구 내용이 담긴 CSE팀의 'Switchable Chemical-Bond Reorganization for the Stable Charge Trapping in Amorphous Silicon Nitride(비정질 실리콘 질화물에서 안정적인 전하 포획을 위한 전환 가능한 화학 결합 재구성)' 논문은 어드밴스드 머티리얼즈에 게재됐다.

연구의 핵심이 된 저장 메커니즘에 대해 제1저자인 CSE팀 최운이씨는 "실리콘 원자(Si)는 주변에 4개의 원자와 결합하고 있을 때, 질소 원자(N)는 3개의 원자와 결합하고 있을 때가 가장 안정된 상태"라며 "그런데 특이하게도 이 원자들에게 하나의 결합이 추가되었을 때(Si: 5개, N: 4개)도 안정한 상태를 이루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고 말했다.

실리콘 원자(Si)와 질소 원자(N)는 실리콘 질화물을 이루는 요소로 각각 마이너스(-)와 플러스(+) 전하를 갖는다. 여기에 수소 원자(H)를 붙이면 SiH4와 NH3는 전기적으로 중성을 띠며 안정된 상태다. 아울러 (SiH5)–와 (NH4)+ 역시 각각 –와 + 전하를 띠면서 안정적 상태라는 설명이다.

최씨는 "이처럼 SiH4와 (NH4)+가 인접한 상황에서 –를 띠는 두 개의 전자가 공급되면 (SiH5)–와 NH3로 구조를 바꾸면서 안정화된다"며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를 위해서는 초록색으로 표시한 수소 원자(H) 하나가 질소 원자(N)와의 결합을 끊고, 다시 실리콘 원자(Si)와의 결합을 생성하는 과정이 있어야 한다"고 설명했다.

이 현상은 '비정질 실리콘 질화물'에서도 그대로 나타난다. 그는 "수소 원자(H) 대신에 실리콘 원자(Si)가 질소 원자(N)와의 결합을 깨고 또 다른 실리콘 원자(Si)와 결합을 이룬다"며 "결국 새로 전자가 공급돼서 생긴 새로운 전하 상태가 이러한 구조적인 변화를 통해 안정화되는 것"이라고 덧붙였다.

무엇보다 이번 연구에서 밝혀낸 근본 원리가 선행 연구에서 밝혀내지 못했던 사실을 알아낸 것을 넘어 향후 메모리 산업에도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것이라는 관측이다.

최씨는 "(이번 연구는) 그동안 간과해 왔던 원자 수준에서의 작동 원리를 밝혀냈다는 의미가 있다"며 "이에 근거해 시뮬레이션을 업데이트하고 개발과 양산을 담당하는 엔지니어들이 기존의 데이터를 새로운 시각으로 바라보면서 다양한 경험을 쌓아 간다면 플래시 메모리 미세화의 한계를 극복할 수 있는 좋은 결과가 있을 것"이라고 밝혔다.

burning@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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