동네서 아이 맡길 유일한 곳인데…서울시 ‘폐원 위기 어린이집’ 재정 지원해 운영 유지 돕는다

김보미 기자 2023. 12. 14. 11:15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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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 시내 한 어린이집에서 아이들이 우산을 가지고 놀고 있다. 서울시 제공

저출생에 따른 원아 감소로 폐원 위기인 서울 시내 어린이집을 공공이 지원해 운영 유지를 돕는다. 반경 200m 이내 대체 어린이집이 없는 지역이 지원 대상이다.

서울시는 내년 3월부터 지역에서 유일한 어린이집이 평균 정원 충족률 70% 아래로 떨어져 운영난을 겪는 경우 ‘동행어린이집’으로 지정해 재정·인력 지원을 하기로 했다고 14일 밝혔다.

인근 200m에 다른 어린이집이 없으나 원아 수가 적어 문 닫을 위기인 곳은 지난달 기준 서울 시내 276곳이다. 전체 어린이집의 6.2%를 차지한다.

동행어린이집으로 선정되면 보육교사 1명이 3명을 돌보는 0세반에 2명만 등록했을 경우 1명 보육료가 지원된다. 교사 1명이 10명을 보육하는 3세반은 5명 보육료를, 0세와 3세가 함께 지내는 반은 6명을 지원한다. 0세반은 월 51만원, 3세반은 140만원, 0·3세반은 191만원의 운영비가 지원되는 셈이다.

서울시 관계자는 “부족한 아동 숫자만큼 보육료를 지원하면 어린이집 수입 증대뿐 아니라 교사의 근무 환경도 개선되는 효과가 있다”고 설명했다.

최대 2회까지인 교육·컨설팅 기회도 확대하고, 국공립과 같은 교직원 인건비와 추가 운영·환경개선비를 지원하는 서울형 어린이집 전환도 도울 방침이다. 총사업비의 30%를 직접 부담해야 하는 어린이집 운영 요건도 완화해 경쟁력을 키울 수 있게 한다.

서울에서는 전국에서 처음으로 주말·야간 돌봄을 전담하는 어린이집이 지난 6월부터 도입돼 현재 10곳이 운영 중이다. 보호자가 간호사·경찰 등 교대근무를 하거나 자영업을 해 보육공백이 큰 가정에서 이용한다. 최근 수요가 급증한 ‘0세 전담반’도 100개반이 새로 생겨 생후 12개월 미만 영아를 돌보고 있다. 전문 교육을 이수한 교사가 전용 보육실에서 법정 기준(3명)보다 적은 2명의 아동을 맡는다.

6월 문을 연 서울아이발달지원센터에서는 마스크 착용으로 사회성·인지 발달에 어려움을 겪는 아이들을 대상으로 발달검사를 해 5개월간 3800여명이 무료로 검사를 받았다. 이 같은 활동으로 서울시는 올해 보건복지부 ‘2023년 보육 정책 관련 우수 지방자치단체’로 선정됐다.

김선순 서울시 여성가족정책실장은 “저출생에 대응해 공보육 확대와 보육 서비스 질 강화, 영유아 양육지원을 핵심으로 사업을 추진 중”이라고 말했다.

김보미 기자 bomi83@kyunghyang.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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