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만 총통 선거 D-30…독립·친미→친중 정권 교체 가능성 배제 못해
민진당 '중국 위협론' vs 국민당 '긴장 관리'…양강 구도 뚜렷
(서울=뉴스1) 정윤영 기자 = 대만 총통 선거가 한달 앞으로 다가온 가운데 친미·독립 성향의 집권 민진당과 친중 노선의 국민당간 2파전 경쟁 구도가 뚜렷해지고 있다.
14일 대만 언론 타이완뉴스와 연합신문망 등 현지 매체를 종합하면 내년 1월13일 치러질 총통 선거를 앞두고 라이칭더 총통·샤오메이친 부총통 후보와 국민당 허우유이 총통·자오사오캉 부총통 후보가 막판까지 표심을 호소하며 치열한 선거전에 뛰어들고 있다.
이번 총통 선거는 대만 정권이 친미·독립 노선에서 친중 정권으로 교체되는지 여부가 결정된다는 점에서 국제사회가 주목하고 있는데, 제1 야당인 국민당이 집권 민진당을 바짝 추격함에 따라 누가 승기를 거머쥘지 모르는 박빙의 승부 펼쳐지고 있다.
현재 지지율을 살펴보면 민진당이 경쟁을 소폭으로 리드하고 있다. 대만 인터넷 매체 미려도전자보가 지난 8일과 11~12일 등 사흘간 실시한 제 88차 여론조사에 따르면 민진당의 라이칭더 후보의 지지율은 34.7%로 지지율이 하락세를 보인 반면 국민당의 허우유이 후보는 31.2%로 뒤쫓았다. 두 후보간 지지율 격차는 3.5%p차다.
불과 이달 초 실시한 동일한 여론조사에서 민진당-국민당간 격차가 9.7%에 달했던 점에서 표차가 좁혀지고 있는 양상이다. 이에 따라 중도를 표방하는 민중당 커원저 후보의 역할이 한 가지 변수로 언급된다.
◇ 라이칭더, 막판 젊은층·중도 표심 호소…"정권 교체시 중국 의존" 경고
라이칭더 후보는 젊은층과 중도 유권자들의 지지를 적극 호소하고 있다.
이번 대선의 최대 쟁점인 양안 관계와 관련해서 라이칭더 후보는 전날 화스신원에 출연해 "총통이나 국회가 야당에 넘어가면 권력 불균형 뿐만 아니라 '대만에 대한 신뢰'와 '중국 의존'이라는 두 노선의 갈등에 직면하게 될 것이라고 경고했다.
중국은 대만이 불가분의 일부라며 주권을 인정하지 않고 있는데, 시진핑 중국 국가주석은 인민해방군 건군 100주년을 맞이하는 2027년을 목표로 "전면적인 군사훈련과 대비태세를 강화해야한다"고 촉구한 바 있다. 중국이 대만을 무력으로 통일할 가능성이 언급되는 이유 역시 시 주석의 이같은 주문 탓이다.
라이칭더 후보는 "대만은 중국의 위협과 국제적 도전에 직면해 있다"면서 "중국의 대만 침공 의도는 어떤 정당의 특정 사상 때문에 나온 것이 아니다. 어떤 정당이 무릎을 꿇고 받아 들인다고 해서 중국이 대만 점령을 중단하거나 자제하지 않을 것"이라고 했다.
그러면서 "통일, 독립 또는 '전쟁과 평화' 문제는 모두 대만의 단결을 분열시키고 대만 사회에 갈등을 일으키며 전쟁과 기타 수단으로 목표를 달성하려는 중국의 선전이다. 경험이 풍부한 팀이 필요한 것 외에도 의회도 충분한 힘을 갖춰야 한다"고 호소했다.
경제 정책과 관련해 라이칭더 후보는 '임금인상, 감세, 부담경감' 3대 원칙을 내세우고 있다.
라이칭더 후보는 자신이 부총통으로 지낸 차이잉원 총통 임기 동안 기본급을 2만대만달러(약 83만원)에서 2만7470대만달러(약 114만원)로 인상했고, 시급도 120대만달러(약 5000원)에서 183대만달러(약 7600원)로 인상한 성과를 언급하며 앞으로도 산업 고도화와 경제 변혁을 통해 경제 발전을 촉진하겠다고 강조했다.
동시에 교육과 고용의 연계를 지원하고 청년들의 급여가 인상될 수 있도록 일자리와 좋은 고용 환경을 조성해 나가겠다고 라이칭더 후보는 다짐했다.
◇ '친중' 허우유이 "억제·대화·긴장 완화…對중국 3D 정책" 호소
라이칭더 후보를 바짝 추격하고 있는 국민당 허우유이는 양안관계에서 중국 헌법에 부합하는 '92공식'(九二共识·하나의 중국을 인정하되 각자 명칭을 사용하기로 한 합의)를 수용하고 '일국양제'(一國兩制·1국 2체제)에 반대하며 현상 유지를 옹호하자고 제안하고 있다.
그는 중국 본토와 교육, 종교, 문화, 경제 등 모든 분야에서 소통을 통해 위험을 줄이자는 '친중' 노선을 추구한다.
국민당 지지층은 고조되는 전쟁 가능성에 피로감을 느끼며 중국을 과도하게 자극해 경제·안보를 위협시키지 말자는 제안에 동요하고 있다.
이를 위해 허우유이 후보가 내세우고 있는 것은 이른바 억제(Deterrence), 대화(Dialogue), 긴장 완화(De-escalation) 등 '3D' 공약.
허우유이 후보는 전날 가오슝에서 열린 유세에서 "(민진당 집권) 8년이면 충분하지 않는가"라며 "정당 교체가 필요하다. 나는 확실히 두 후보(라이칭더, 커원저)보다 일을 더 잘할 수 있다"고 강조했다.
허우유이는 양안 공약 이외에도 지속가능성 있는 에너지 정책과 '재정세출법' 개정, 청년 주택 마련 대출법 등을 펼치겠다며 표심을 공략하고 있다.
◇ '중도' 커원저 "中 이해·존중·협력하자"
중도에 호소하며 지지율 16.8%를 기록 중인 있는 커원저 후보는 '캐스팅 보트'를 쥐고 있어 이번 대선의 최대 변수로 꼽히는 인물이다.
그는 양안 관계에 있어 중국과 "서로 알고, 이해하고, 양해하고, 존중하고, 협력하자"며 '5대 상호' 원칙을 제안하고 있다. 커원저는 기본적 외교 노선은 차이잉원 총통을 따를 것이지만, 양안 관계에 있어서는 더 우호적인 정책을 펼칠 것이라고 어필하고 있다.
그는 지난 7일 언론과의 인터뷰에서 "대만-미 관계는 어느 당이 집권하더라도 변하지 않을 것이다. 하지만 민진당은 (중국과) 전혀 접촉하지 않고 있고, 국민당처럼 너무 굴복하는 것도 잘못된 것"이라고 했다.
경제 측면에서는 앞으로 20년간 '인공지능' 산업 발전에 집중하겠다고 했고, 사회주택의 '강력한 건설', 조세제도의 '강력한 개혁', 임대료의 '강력한 지원' 등 '3대 강력' 정책을 추진하겠다고 호소했다.
한편 대선 후보들의 TV 생중계 연설은 오는 20일, 26일, 28일 등 총 3차례, 부총통 연설은 22일께 중앙선거관리위원회 홈페이지를 통해 생방송으로 진행된다. 선거위 규정에 따라 각 후보자는 자신의 정치 공약을 내걸고 10분씩 3라운드에 걸쳐 지지를 호소할 수 있다.
yoonge@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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