작년 병역기피자 355명 신상 공개… 前금융위원장 아들 포함(종합)

작년 7월 '병역법 위반' 고발된 은모씨… "아직 입국 안 해"
병무청 홈페이지에 이름 등 게시… 병역의무 이행시 '삭제'

(서울=뉴스1) 박응진 기자 = 작년 한 해 동안 적발된 병역의무 기피자 355명의 인적사항이 14일 공개됐다. 은성수 전 금융위원장의 아들 은모씨(31) 역시 병역기피에 따른 인적사항 공개 대상자 명단에 포함된 것으로 확인됐다.

병무청은 작년 1월1일~12월31일 기간 병역의무를 기피한 사실이 확인됐음에도 아직 이를 이행하지 않은 이들의 성명과 연령, 주소, 기피일자, 기피요지, 법 위반 조항 등 6개 항목을 이날 오전부터 홈페이지(www.mma.go.kr)를 통해 공개 중이다.

유형별로는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이 175명으로 가장 많고, △현역병 입영 기피 109명 △사회복무요원 소집 기피 46명 △병역판정검사 기피 23명 △대체복무 소집 기피 2명 순이다.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은 병무청이 허가한 기간이 지났음에도 불구하고 해외에서 아직 귀국하지 않은 경우를 말한다.

'병역의무 기피'는 병역판정검사 또는 현역병 입영 통지서를 받고도 이에 응하지 않는 것으로서 병역 기피·감면 목적으로 자신의 신체를 손상하거나 속임수를 쓰거나 신체검사를 대리 수검하는 등의 '병역 면탈'과는 그 성격이 다르다.

병역 면탈의 주요 유형엔 고의 체중조절, 정신질환 및 청력·시력장애 위장 등이 있다.

병무청은 이번에 적발된 병역의무 기피자들에게 올 3월 관련 사항을 사전 안내하고 6개월간 소명기회를 부여한 뒤 병역의무 기피 공개 심의위원회 심의를 거쳐 최종 공개대상자를 확정했다.

이날 공개된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엔 병무청이 작년 7월 '병역법' 위반 혐의로 경찰에 고발한 은 전 위원장 아들 은씨가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을 이유로 포함됐다.

은씨는 앞서 2021년 12월 미국 영주권을 취득한 뒤 2022년 1월 귀국했다가 '입영을 위한 가사정리'를 이유로 병무청으로부터 국외여행 기간 연장 허가를 받고 같은 달 다시 미국으로 간 뒤 현재까지 입국하지 않고 있다.

이후 은씨는 작년 3월 '해외이주' 목적을 이유로 병무청에 국외여행기간(3개월) 연장을 신청했으나, 병무청은 이를 불허하고 은씨에게 귀국을 명령했으나 불응했다.

병무청은 은씨와 같은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자들의 조속한 병역이행을 유도하기 위해 당사자뿐만 아니라 가족에게도 안내문을 보내는 등의 조치를 취하고 있다. 은씨는 현재도 대한민국 국적은 계속 유지하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다.

병역의무 기피자도 38세가 되면 병역의무가 소멸된다. 다만 38세 이후 국내에서의 취업이나 인·허가 등 활동엔 제한이 있을 수 있다. 또 은씨처럼 수사기관에 고발당하면 입국시 수사를 받게 된다.

이런 가운데 국외여행 허가 의무 위반으로 2015년 병역의무 기피자 명단에 오른 인물 들 가운데 15명은 올해까지 9년째 귀국하지 않고 있는 것으로 파악됐다.

병무청이 이날 공개한 명단 중엔 은씨 외엔 일반에 알려진 공인이나 그 자녀, 연예인 등은 없는 것으로 전해졌다.

병무청의 '병역의무 기피자의 인적사항 등 공개' 제도는 병역기피 예방과 성실한 병역이행을 유도하기 위한 목적에서 지난 2015년 7월1일 시행됐다. 병무청은 2016년 12월 병역기피자 237명을 시작으로 지금까지 총 2255명의 인적사항 등 명단을 공개했다.

단, 병무청이 인적사항을 공개한 병역기피자가 이후 입영 등을 통해 병역을 이행한 경우엔 해당 명단에서 삭제해준다. 그동안 이 같은 이유로 병역기피자 공개 대상에서 제외된 사람은 모두 1005명이다.

병무청 관계자는 "병역의무 기피자 인적사항 등의 공개를 통해 기피자 발생을 예방하고 병역을 성실히 이행하는 문화가 정착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며 "앞으로도 공정하고 정의로운, 병역이 자랑스러운 대한민국을 위해 최선을 다할 것"이라고 말했다.

이날 오전 현재 병무청 홈페이지에 인적사항이 공개돼 있는 병역기피자는 1250명이다.

pej86@news1.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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