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범석 루닛 "M&A로 美 진출·데이터 확보할 것"
(지디넷코리아=김양균 기자)서범석 루닛 대표가 전략적 인수합병을 통해 내년 본격적인 미국 진출 및 막대한 데이터 확보로 서비스 고도화를 추진하겠다고 밝혔다.
루닛은 14일 2억 달러 가량을 투입해 네덜란드계 의료 인공지능(AI) 기업 ‘볼파라 헬스 테크놀로지(Volpara Health Technologies)’를 인수를 결정했다. 이번 결정은 불과 3개월 여만에 진행됐다.
루닛은 8월 볼파라에 인수합병을 제안, 9월 본격적인 논의를 거쳐 11월까지 일부 실사가 진행됐다. 다시 이달까지 거래독점권 획득 후 광범위한 실사를 거쳐 14일 인수 계약이 체결됐다.
물론 볼파라 주주 및 뉴질랜드 정부의 승인이 남았지만, 사실상 인수 계약은 끝났다고 보는 분위기다. 인수합병 이후 미국 내 사업은 볼파라가 전담하고, 미국 외 사업은 루닛이 맡게 될 전망이다. 서 대표는 “볼파라 인수는 타사와 경쟁적으로 진행됐다”라며 “미국 내 탄탄한 매출 트렌드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고 밝혔다.
그러면서 “2년내 볼파라와의 매출을 합해 1천억 원 대를 돌파할 것으로 예상한다”라며 “내년 본격적인 미국 시장 진출 시점으로 잡고 있었다”라며 “탄탄한 매출 트렌드를 함께 가져갈 수 있다는 점도 긍정적으로 판단했다”고 전했다.
지난 2009년 설립돼 150여명이 재직 중인 볼파라의 최근 5년간 연평균 성장률(CACR)은 63%로, 전체 매출의 96.5%가 미국에서 발생하고 있다.
2021년 전년대비 57% 증가한 1천970만 뉴질랜드달러(약 158억 원)의 매출을 올렸다. 작년에도 전년대비 32% 늘어난 2천610만 뉴질랜드달러(약 210억 원)의 매출을 벌어들였다. 올해 회계연도가 종료된 3월말 기준 올해 매출은 전년대비 34% 증가한 3천500만 뉴질랜드달러(약 282억 원)다.
관련해 테리 토마스 볼파라 대표는 “볼파라는 현금 흐름이 우수하고, 안정적이고 마진 높은 서비스형 소프트웨어(SaaS) 모델을 운영하고 있다”라고 밝혔다.
궁금증도 적지 않다. 우선 인수자금 조달 계획이다. 루닛이 공시한 볼파라 지분 100%의 인수금액은 1억9천307만 달러(약 2천525억 원)다. 루닛은 인수자금을 외부 차입 등을 통해 충당한다는 입장이다.
루닛 관계자는 “현재 조달 상황의 공개는 어렵지만, 보유현금 및 투자 논의 등이 진행 중이다”라며 “앞선 2천억 원대의 유상증자에는 이번 인수 건이 반영되지 않는다”고 밝혔다.
또 볼파라의 영업손실도 살펴볼 필요가 있다. 볼파라는 작년 1천640만 뉴질랜드달러(약 132억 원)의 영업손실을, 올해는 980만 뉴질랜드달러(약 79억 원)를 기록했다. 관련해 루닛은 “내년은 개선될 것으로 기대한다”고 전했다.
이날 동석한 로저 앨렌 비상임이사 겸 시드니 공과대학 겸임교수는 “이번 인수건은 획기적인 거래”이라며 “AI를 잘 활용하려면 방대한 데이터가 핵심으로 볼파라는 전 세계에서 가장 많은 유방 촬영 이미지 데이터를 보유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루닛의 미국 외 전 세계 시장에서의 발자취와 역량, 볼파라의 데이터 보유와 미국 내 입지는 시너지로 두 회사는 최고의 파트너가 될 것”이라며 “기술을 활용해 많은 사람의 생명을 살리는 앞으로의 여정이 기대된다”고 전했다.
데이비드 메초프레트 볼파라 글로벌 사업개발 부사장도 “몇 년 전 루닛과 처음 만났을 때 기술력과 운영방식에 강한 인상을 받았다”라며 “두 회사의 강점을 활용해 협업해 시너지를 통해 미국 및 전 세계 시장 진출을 기대한다”고 밝혔다.
한편, 볼파라는 내년 2분기까지 주주총회를 열고 주주 75% 동의를 얻어 최종 절차를 마무리할 예정이다. 최종 합병 완료까지 약 3개월~6개월이 걸릴 것으로 보인다. 루닛은 인수 절차가 마무리되면 볼파라의 호주시장 상장을 폐지할 예정이다.
김양균 기자(angel@zdnet.co.kr)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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